캡틴아메리카 시빌워와 배트맨 대 슈퍼맨 영화스타일
거의 같은 소재로 만들어 한달 사이에 개봉한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와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을 비교해서 보면 재미있는 느낌이 든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는 이공대생이 만든 것 같고,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은 예술대생이 만든 것 같은 기분이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는 무엇하나 연결고리가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주 꼼꼼하고 세밀하게 실험을 설계해서 결과물로 화학반응이나 회로나 기계가 돌아가게 만들려고 모범적이고 논리적인 이공대 대학생이 앞서 나온 마블 영화들까지도 모두 쭉 펼쳐놓고 한땀한땀 이어서 만든 것 같다. 그런 까닭에 강렬한 에너지나 독특한 개성이 출중하지는 않지만, 애초부터 의도한 예상에 맞춘 딱 맞춰진 결과물을 보여준다.
반면에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은 화려한 감각을 가지고 있는 예술대 특히 미술대 대학생이 영화를 구성하는 각각의 장면을 떠올리면서 자유연상으로 떠오른 창의적인 발상을 옮겨놓고 그것들을 쭉 이어붙여놓은 것 같다. 상상 속에서 펼쳐진 인상적인 장면이나 음악, 호흡이 짧지만 강렬한 인상들을 그대로 스크린에 구현해놓고 전체적인 흐름이 아니라 순간순간에 집중한 결과물을 보여준다.
무엇이 더 좋은 것인지는 평가할 수 없지만, 두 영화 모두 그런 면에서 명확하게 가고자 하는 방향을 달리 하고 있고 각각이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과 일반 대중에게 소화 가능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배트맨 대 슈퍼맨 보다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의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없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앞서 말한 차이점 때문에 두 영화 모두 즐겁게 즐겼다.
두 영화의 공통점은, 막상 영화가 끝나고 기억에 남는 씬스틸러나 장면은 주인공들의 몫이 아니었다는 거다.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는 원더우먼,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에서는 앤트맨과 스파이더맨!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사람이 번다는 말이 떠오르는군. 흠... 이 생각을 하면 정작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의 또다른 주인공인 블랙팬서는 크게 빛을 보지 못한 비운의 사나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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