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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May 21. 2017

스타일로 커버하기에는 너무나 빈곤한 이야기와 상상력

(노 스포일러) 영화 킹 아서 제왕의 검 리뷰, 영화, 영화평

킹 아서, 스타일로 커버하기에는 너무나 빈곤한 이야기와 상상력  (평점 5/10)

킹 아서 : 제왕의 검, CGV천호 스크린X 관람



영화 킹 아서는 어렸을적 많이 읽은 이야기이자 만화로도 친숙한 아서왕, 원탁의 기사 이야기이다. 영국의 역사인 것처럼 알고 있으나 영국의 신화 이야기로, 다들 상세한 이야기까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바위에 박힌 검을 뽑는 자가 왕이 된다는 설정만큼은 워낙 강렬해서 잊기 어렵다. 영화 킹 아서 제왕의 검은 바로 이 친숙하고 익숙한 이야기를 또다시 영화화한 것이다. 한두번 영화화된 것도 아니라서 영화버전만으로도 몇번째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영화 킹 아서는 새로운 관점으로 영화를 풀어나간다. 예전에는 신화가 아니라 역사인 것처럼 리얼리티를 살리는 방향의 영화가 대부분이었다면, 철저히 판타지로 접근한다. 마치 반지의 제왕의 영국 버전을 보는 느낌이랄까?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한 것은 참신하고 좋았다. 특히 어찌보면 아서왕 보다 더 유명한 전설의 검, 엑스칼리버가 판타지 장르로 입혀진 덕분에 제대로 매력을 발산한다. 이제까지 왜 엑스칼리버를 뽑은 주인이 왜 왕이 되는가에 대해 납득이 가지 않았지만, 이번 킹 아서에서는 엑스칼리버가 보여주는 존재감만으로도 설득이 될 정도이다. 엑스칼리버를 갖게 되면 얻게 되는 힘은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 배트맨과 슈퍼맨을 한순간에 찌질하게 만들면서 둘 다 배경으로 만들어버린 원더우먼에 비견된다. 엑스칼리버를 휘두르는 아서왕의 모습이 곧 개봉할 원더우먼과도 겹친다. 오히려 엑스칼리버의 아우라로 인해서 배우들이 잘 안보인다. 엑스칼리버가 주인공이라해도 무방할 정도다.



킹 아서 제왕의 검은 엑스칼리버를 빼면 남는게 없다. 단지 화려한 스타일과 재기발랄함만으로 커버하기에는 이야기와 상상력이 너무나 빈곤하다. 한 때 완전히 팬이었던 가이 리치 감독이 자신의 강점을 제대로 뽑낸다. 화려한 스타일의 영상, 재기발랄한 편집과 대사, 멋진 음악까지 그의 인증과도 같은 모든 것이 담겨있다. 하지만 허전하고 허무하다. 가이 리치 감독을 한 때 팬이었다고 이야기했던 이유도 같다. 스내치(2000년),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1998)까지만해도 열광적으로 좋아했었는데, 그 이후 그가 가진 스타일은 정형화되고 그 이상으로 전혀 발전하지 못했다. 특히나 스타일에 함몰되어 스토리나 시나리오의 맛은 앙상한 뼈대만 겨우 남아있었다. 이번 영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단지 겉을 꾸미는 것만으로 영화를 지탱하기에는 이야기와 상상력 자체가 가난하다. 스토리와 시나리오 자체가 심각한 문제가 있으니 아무리 양념을 강하게 넣어도 맛을 살릴 수가 없다. 영화 초반부 아서왕 아버지가 주도하는 전투장면을 시작으로 아서왕이 집창촌에서 거칠게 성장해나가는 장면을 빠르게 편집하며 보여주는 부분까지는 가이 리치 감독이 다시 전성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서 기대감을 한껏 올려놓지만, 이후 엑스칼리버를 다룰줄 알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지루하기 그지 없다. 중후반부 맥이 확 풀여버려서 엔딩으로 가도 좀처럼 분위기가 다시 살지 않는다. 주연인 찰리 헌냄과 악역인 주드 로의 연기가 나쁘지 않음에도 안타깝게도 그들의 호연은 세상 가볍게 소모되며 묻혀버린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며 왠만해서는 졸지 않는데, 오랜만에 중간에 졸았다.



멋진 엑스칼리버, 따로 OST를 구입하고 싶게 만드는 멋진 음악과 곳곳에 등장하는 멋진 영상 덕분에 가까스로 딱 중간점수를 줬다. 이 중 하나라도 모자랐으면 처참한 평점을 던질 뻔 했다.


※ OST가 정말 멋지다! 2시간짜리 뮤직비디오를 보는 기분이랄까? 영화가 아니라 음악만 듣고자 했다면 후하게 평가했을거다. 하지만 이건 영화다.


※ CGV천호에서 스크린X로 관람했다. 정중앙에서 보니 확실히 3면 스크린의 효과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엑스칼리버가 위력을 발휘하는 부분은 3면을 활용하는데 엑스칼리버의 매력을 극대화시키는 효과가 있더라. 3면이 몰입감을 느끼게 만들기는 하지만, 좌우측 영상은 스크린에 투사되는게 아니라 선명하지 않고 장면에 따라 갑자기 3면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역으로 몰입을 방해하기도 한다. 글쎄 스크린X를 선호하게 될 지는 잘 모르겠다. 차라리 사운드가 확연히 좋거나 아이맥스관이 아직은 더 좋다.


※ 사전정보를 최대한 안보고 봐서 전혀 예상 안하고 있다가 유명한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 닮은 사람이 나와서 긴가민가했다. 목소리를 듣고서 베컴임을 확신했다. 여전히 멋지긴 하지만 베컴도 외모가 많이 망가졌구나 싶더라. 거기에 목소리는... 베컴 목소리는 항상 적응이 안된다. 저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 그 목소리는... 흠....



킹 아서: 제왕의 검 (King Arthur: Legend of the Sword, 2017) 

감독 가이 리치  

출연 찰리 헌냄, 주드 로, 에릭 바나, 에이단 질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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