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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May 24. 2017

특유의 재미는 여전하지만 이제는 짜내는 느낌이 드는..

(노 스포일러)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5편 죽은 자는 말이 없다 리뷰

캐리비안의 해적 : 죽은 자는 말이 없다, 특유의 재미는 여전하지만 이제는 짜내는 느낌이 드는...  (평점 7.5/10)


캐리비안의 해적 : 죽은 자는 말이 없다, CGV천호 IMAX2D (아이맥스2D) 관람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5편,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2003년도에 등장해서 바다 배경의 영화, 해적영화는 망한다는 영화계 편견을 깨고 신선하고 놀라운 경험과 재미를 선사했던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의 다섯번째 이야기이다. 2003년 1편, 2006년 2편, 2007년 3편, 2011년 4편이 나오고 6년만에 등장한 5편이다. 1~3편까지는 삼부작으로 하나로 묶이면서 대서사시가 마무리 되는 느낌이었는데, 갑작스러운 4편의 등장으로 당시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물론 유쾌하고 신나고 흥겹고 짜릿한 어드벤쳐물로서의 가치는 여전했지만, 이미 기둥 스토리가 완결된 상황에서 4편은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가 아니라 마치 잭 스패로우 선장(조니뎁)이 나오는 외전처럼 느껴졌다. 캐리비안의 해적 5편,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역시 4편까지의 이질감은 아니지만 시리즈의 부연설명과도 같은 느낌을 주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캐리비안의 해적 :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4편을 의식했는지, 기존 1~3편의 캐릭터와 설정을 많이 가지고 와서 5편은 제대로 된 시리즈물임을 스스로 증명하고 싶었던 것 같다. 5편을 보기 전에 4편은 건너뛰더라도 1~3편을 복습하고 봐야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던 것이 조금 아쉽다. 그렇게 했다면 이해가 보다 편했고 더 재미있었을 것이다. 물론 앞선 시리즈를 보지 않고 보더라도,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특유의 재미는 여전하다.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각자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으며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서 서로 도왔다 배신했다를 반복하는 난장판이 마지막에 수습되는 구조도 동일하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의 정통성은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서로 충돌하는 맛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단지 이번 5편은 1~3편에 비해서 스토리 진행이나 캐릭터들의 매력 혹은 부대낌이 확실히 약하지만, 시리즈의 정통성은 유지했다. 후반부에 힘이 붙이기는 하지만, 액션과 이야기, 볼거리도 써머블록버스터로서의 기본 이상은 한다. 요즘 어드벤쳐물 찾기가 어려운데, 유머와 액션, 어드벤쳐가 생생히 살아있는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만하다.



가장 아쉬운 것은 캐릭터들이다. 원래 이런 영화들은 황당한 맛에 보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최소한 잘연결되고 납득은 될만한 스토리가 필요한데 이번 5편은 스토리 면에서 치밀하지 못해도 너무 못하다. 오히려 스토리는 외전이지만 4편이 더 나은 것 같다. 그러나 확실히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는 캐릭터들이 확실히 먹고 들어가는 시리즈이니 캐릭터들만 좋다면 충분히 눈감아 줄만하다. 더구나 시원시원한 볼거리와 액션을 이렇게 화려하게 보여주는 시리즈도 쉽지 않기도 하다. 그런데 캐릭터들의 매력이 너무 떨어진다. 영화 역사상 역대급 캐릭터인 잭 스패로우 선장(조니뎁)은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신비하고도 황당하면서도 희안하게 선장으로서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세상에 없던 매력을 가진 캐릭터였는데 이번 5편에서는 그저 술주정뱅이에 웃기는 캐릭터로 소모되고, 새로 등장한 캐릭터들은 거의 존재감이 없다. 악역을 맡은 하비에르 바르뎀은 영화 초반 보여준 어마어마한 카리스마와 연기력을 제대로 보여줄 사이도 없이 영화 중반부 이후부터는 점차 약해진다. 다른 캐릭터들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그나마 예전 시리즈에 등장했던 캐릭터들이 그때의 아우라로 존재감을 겨우 드러내는 정도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최고 강점인 매력적인 캐릭터 구축에 실패하고 나니 영화는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시간은 잘가는데, 확실한 임팩트가 없다.



한마디로 여전히 캐리비안의 해적만이 줄 수 있는 기본 이상의 재미와 볼거리는 여전하지만, 이제는 캐릭터나 스토리를 억지로 짜내며 생명을 연장하는 느낌을 주는 것이 아쉽다. 시리즈를 제대로 예전의 궤도로 올려놓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싶다.


※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의 또다른 주인공은 영화음악이다.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그 웅장하고 멋진 OST가 나오면 화면에 상관없이 몸이 먼저 반응하고 흥분하게 된다. 정말 멋진 음악이다!


※ 잭 스패로우 선장 역의 조니뎁은 1편 이후 14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1편 때와 같은 외모이다. 너무 신기해서 혹시나 뱀파이어가 아닐까 의심이 될 정도다. 톰 크루즈나 휴 잭맨이 같은 캐릭터를 오랫동안 연기하면서 나이 드는 것이 확연히 보여 안타까운데 말이다.


※ 아이맥스2D로 관람했는데, 볼거리로 가득찬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를 보기에 역시나 최고의 선택이다! 거대한 바다와 화려한 볼거리가 화면을 꽉 채우고 OST와 함선 대포 소리의 박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아이맥스 화면비 분량이 매우 많은 것 같다. (전체 다 인가?) 보통 화면비가 수시로 바뀌기 마련인데 보는 동안 풀 아이맥스 화면으로 밖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 스크린이 빈틈 없이 아이맥스, 눈을 꽉꽉 채운다.


※ 엔딩크레딧 모두 올라가고 쿠키영상이 하나 있다.



캐리비안의 해적 : 죽은 자는 말이 없다 (Pirates of the Caribbean: Dead Men Tell No Tales, 2017)

감독 요아킴 뢰닝, 에스펜 샌버그 

출연 조니 뎁, 하비에르 바르뎀, 브렌튼 스웨이츠, 카야 스코델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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