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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May 30. 2017

기대한 만큼의 기괴한 분위기는 만족스럽지만...

(노 스포일러) 영화 더 큐어 리뷰, 영화, 더큐어

더 큐어, 기대한 만큼의 기괴한 분위기는 만족스럽지만, 그 외에는...   (평점 7/10)



영화 더 큐어는 뱀장어 속 여인의 이미지를 가지고 만든 포스터 단 한장만으로 시선을 확 잡아끌면서 기대하는 영화가 되었다. 더구나 감독은 캐리비안의 해적 1~3편의 고어 버빈스키에, 존재 자체만으로도 묘한 분위기를 내뿜는 데인 드한이 주연을 맡았고, 예고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묘한 에너지는 기대를 더욱 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올초 개봉했을 당시 일이 너무 바빠서 영화관에서는 놓치고 - 그만큼 빨리 스크린에서 내리기도 했다 - 이제야 보게 되었다. 그리고 기대한 바는 완전히 충족되었다.



기괴한 분위기는 시종일관 영화 내내 지속된다. 오직 성공 밖에 모르고 아버지 자살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정신적으로 환자인 주인공이 회사 일로 스위스의 한 요양원을 방문하면서 시작하는 이야기는, 오프닝에 열차가 거울 속 포개진 듯한 두개의 이미지로 터널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일상적이지만 이상한 이미지를 필두로 엔딩까지 분위기를 이어간다. 영화 장면 하나하나, 캐릭터들 하나하나, 소품부터 설정 하나하나 영화 더 큐어는 21세기 현시대스럽지 않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듯한 판타지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그 판타지는 사람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기분 나쁜 악몽과도 같은 이미지이다. 기대했던 만큼, 아니 그 이상의 기괴한 분위기는 보는 이를 압도하면서 악몽 속으로 끌어들인다. 판타지 분위기이기는 하지만, 오버하지 않고 현실 속에서 볼 수 있는 이미지들로만 채워놓아 그 느낌은 더욱 강렬하게 다가온다. 어차피 영화 더 큐어에 기대한 바가 분위기였기 때문에 완전 만족한다.



하지만 분위기를 빼고 나면, 영화 더 큐어는 너무 막나간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어디까지가 환상이고 어디까지가 실제인지 모호하고, 왜 왜 왜 라는 질문이 연이어 나오게 만들며, 스토리 진행이나 캐릭터들의 행동도 이해가 안가는 구석이 많다. 또한 호러인지, 스릴러인지, 싸이코드라마인지부터 뒤죽박죽되어 있으며, 영화 시작부터 초중반부, 후반주, 엔딩까지 여러개의 영화를 동시에 이어서 보는 것처럼 뜬금없다 싶을 정도로 이야기진행이 완전 극에서 극으로 왔다갔다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느릿느릿 진행되는 기분이 들고 런닝타임도 만만치 않아서 기묘한 분위기에 취해서 보지 않으면 지루할 수도 있는 영화이다. 호불호가 엄청나게 갈릴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영화 포스터와 스틸들이 내뿜는 바로 그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강력추천하지만, 그 매력 이외의 것을 찾고 싶은 사람들은 추천이 조금 꺼려진다.


더 큐어 (A Cure for Wellness, 2017) 

감독 고어 버빈스키 

출연 데인 드한, 제이슨 아이삭스, 미아 고스, 셀리아 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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