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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Jun 11. 2017

주성치와 서극의 잘못된 만남, 원래 손오공 돌려줘!

(노 스포일러) 영화 서유복요편, 주성치, 서극, 손오공, 영화

서유복요편, 주성치와 서극의 잘못된 만남, 원래 손오공 돌려줘!   (평점 4/10)


영화 서유복요편은 2013년 주성치가 감독한 서유기 : 모험의 시작의 후속편이다. 비슷비슷한 손오공 시리즈가 한창 쏟아져 나오는 중인데, 2013년 주성치가 기존 손오공 시리즈를 주성치스럽게 제대로 비틀어셔 일탈의 짜릿한 쾌감을 선사했었던 영화가 바로 그 영화였다. 황당하고 정신 없는 병맛을 추구하지만 색다르고 정상적이지 않은, 하지만 묵직하고 굵게 무언가가 영화를 단단히 잡아주면서, 웃음과 감동 거기에 액션까지 더해져 쿨하고 재미있었다. 주성치가 다시 한번 대중의 마음을 화끈하게 사로잡았었다. 중국에서 어마어마한 흥행을 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손오공이 워낙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보니 손오공 이야기가 여러개 나와서 뭐가 무슨 시리지인지 한창 헷갈릴 정도인데, 그 걸작 손오공 영화의 후속편이라니 기대를 안할 수가 없었다. 대신 주성치가 이번에는 각본과 제작을 맡고 감독은 서극이 맡았다. 다른 감독이라면 우려했겠지만 서극이라면 믿을 수 있었다. 



그런데 서유복요편은 주성치와 서극의 잘못된 만남이다. 1편도 정신 없고 정리 안된 것처럼 느껴지고 과도하고 어설픈 CG가 도배가 되어있던 점은 마찬가지였는데 그게 매력으로 느껴지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황당한 영화도 좋아하는편이라 요즘 중국영화들 스타일인(?) 어설프고 과도한 CG로 황당함을 더 황당하게 만드는 어이없음도 이해하거나 즐기는 편인데, 서유복요편은 모든게 삐걱거리다보니 CG가 심하게 눈에 거슬린다. 각본이나 스타일은 분명 주성치의 서유기가 맞는데, 아무래도 감독이 바뀐 것이 큰 것 같다. 서극이 연출을 했는데, 주성치 특유의 느낌을 겉으로만 쫓아한 느낌이랄까? 스스로도 어색해하면서 연출한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것을 흉내내려다 보니, 어설픈 CG 보다도 연출이 더 어설프다. 시끄럽고 요란하기만 하고, 정작 유머 타이밍이나 액션 쾌감, 감동이나 메세지는 완벽하게 완급조절에 실패했다. 다 담겨있기는 한데 무엇 하나 가슴에 와닿는게 없다. 쿨내 진동하는, 역대 가장 멋있는 손오공만 기억에 살짝 남고 나머지는...

아~ 정말 미안한데 이 영화 보는 건 시간낭비다.



서유복요편 (西游伏妖篇, Journey to the West: Demon Chapter, 2017) 

감독: 서극 

영화 시리즈: 서유기 시리즈 

제작자: 주성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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