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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Jun 13. 2017

악녀인 줄 알았는데 사랑꾼 선녀의 핏빛 액션이었다...

(노 스포일러) 영화 악녀 리뷰, 김옥빈, 김서형, 영화, 악녀

악녀,  악녀인 줄 알았는데 사랑꾼 선녀의 핏빛 액션이었다...   (평점 6.5/10)


영화 악녀는 제목부터 잘못 지은 것 같다. 영화를 보면 악녀 보다는 '선녀'가 정확하다. 왜 악녀라고 했는지는 평생 풀지 못할 전설적 미스테리로 남을 것 같다. 



악녀의 중심축은 단연 김옥빈이다. 한국액션영화들을 보면서 남자배우, 여자배우 할 것 없이 정말 제대로 액션연기를 하는 배우가 있는지 기억을 떠올려보지만 쉽지가 않다. 무술을 제대로 하면 총쏘는게 어색하고 (군대 안갔다왔나?), 총쏘는 폼이 제대로면 무술이 약하거나... 둘 다 제대로 해내는 배우들도 있기는 하지만 다른 연기가 모자라거나 배우로서의 아우라가 약하거나... 아무튼 남자배우들은 그나마 몇몇 얼굴이 떠오르기는 한데, 여자배우는... 전멸이다! 그런 점에서 김옥빈은 어디에 숨었다가 이제야 나왔는지 정말 보석처럼 느껴진다. 걸크러쉬 해외 여배우들의 폼나는 액션을 볼 때마다 한국에는 저런 배우가 없나 아쉬웠는데, 이제 대한민국도 김옥빈이 있다! 자랑스러울 정도다. 얼마전 개봉한 원더우먼에서 갤 '원더우먼' 가돗 자체가 영화 자체의 존재감이기도 했는데, 영화 악녀도 마찬가지로 '악녀' 김옥빈이 영화 그 자체이다. 예쁘고 섹시하면서도 연기도 잘하고 액션까지 완벽하고! 한국의 액션여성히어로의 탄생과 김옥빈을 보기 위해서라면 티켓값이 아깝지는 않다. 그러나...



영화 악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음을 미리 이야기하고 시작하겠다. 언제부터인가 찍어내듯 똑같은 패턴의 한국영화들이 쏟아져나오는 통에 솔직히 한국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적었었다. 그런 와중 여성액션히어로를 앞세워 제대로 된 한국액션영화가 나온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분되었었다. 2016년 류승완 감독의 액션걸작 '짝패' 이후 거의 전무하다시피한 한국액션영화가 영화 악녀를 통해 화려하게 부활하는 것 같은 착각도 느꼈었다. 예고편에서 보여준 과감하고 참신한 영상과 액션만으로도 기대감은 높아졌고, '짝패' 이후 오랜만에 한국액션영화를 통해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느껴보나 싶었다. 하지만 직접 본 영화 악녀는 기대와는 많이 달랐다. 오프닝의 압도적인 액션장면으로 그저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들어놓은후, 영화 초중반은 지루한 신파 스토리이다. 그저 영화는 예상한대로 흘러가며 혹시나 했던 것은 역시나이고, 완급조절이 전혀 안되어 있어 맥이 풀린채 시간이 가기만 바라게 된다. 김옥빈을 비롯, 서늘한 카리스마의 김서형과 신하균, 성준 등 주조연배우들이 호연을 펼침에도 스토리 자체가 별 볼일 없으니 영화가 구제가 안된다. 보는내내 언제 액션장면이 시작할 지만 기다리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다. 액션영화에 멋지고 완벽한 스토리까지 기대하진 않았다. 하지만 최소한의 기본은 갖춰져 있어야 영화에 집중을 할 수 있는데 스토리가 70년대이니 아무리 노력해도 집중할 수가 없다. 이런 상황에 런닝타임까지 기니 고문 수준이다.



결정적으로 아쉬운 부분은 따로 있다. 스토리에 문제가 있고 쓸데 없이 길다는 것과도 연관되는데, 의외로 액션장면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영화 악녀에 기대한 것은, 킬빌 시리즈와 레이드 시리즈였다. 신파 스토리로 겉멋 부리지 말고 담백하고 쫀쫀하게 스토리 확 압축해서 영화진행의 스피드를 높이고, 대신 액션을 더 꽉꽉 채워놓았으면 한국액션 걸작이 될 뻔했다. 물론 악녀 속 액션장면들은 정말 대단하다! 액션 쾌감부터 카타르시스까지 최고다! 단언컨데 당분간 한국에서 이 정도의 액션장면들을 만들어내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멋진 짧은 액션장면 몇몇만으로 영화 전체를 구원하기에는 턱없이 힘이 모자란다. 걸작이 될뻔한 범작... 너무 아쉽다.


악녀 (The Villainess, 2017) 

감독 정병길 

출연 김옥빈, 신하균, 성준, 김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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