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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Jun 21. 2017

이제는 해도 너무하다, 만들기 싫으면 만들지 말지!

(노 스포일러) 영화 트랜스포머 5편 리뷰, 최후의 기사, 영화

트랜스포머 : 최후의 기사, 이제는 해도 너무하다, 만들기 싫으면 만들지 말지!   (평점 3/10)

트랜스포머 5편, 트랜스포머 : 최후의 기사 아이맥스3D 관람 (CGV천호)



정말 해도 너무 하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어차피 시리즈가 점점 산으로 가고 있어서 기대감은 바닥이었고, 특히나 이번 5편 예고편을 보고 엄청난 무리수를 두는구나 싶어서 바닥에 있던 기대감 마저 더욱 낮춰서 갔음에도 그 이하를 찍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다 필요 없고 그저 화려한 액션과 영상 몇번만 나와도 더운 여름에, 특히 오늘 하지에 이른 폭염이 되고 있는 상황에, 시원하게 잠시라도 즐기고 싶단 바램 하나였는데 말이다.

도가 지나친 것은 오버일 수도 있지만, 시나리오 작가들이나 감독이나 배우들 모두 이 영화를 별로 만들고 싶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성의 없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영화를 만들기 싫으면 만들지 말 것이지, 자기들도 만들기 싫은 거 티 팍팍 내면서 억지로 만들어서 이렇게 개봉하는 똥배짱과 무책임감에 경악스러웠다. 어차피 이번 편부터 새롭게 시작한다고 공언을 한만큼 차라리 하고 싶어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바톤을 넘기는게 맞았다.



영화이기를 포기한 영화가 트랜스포머 : 최후의 기사이다. 장면 하나하나 그저 맥락없이 짜집기만 해서 붙여놓고, 난데없는 스토리 진행은 말할 것도 없이 그저 아이디어 몇개를 떠올린 다음에 거기에 억지로 끼어맞춰서 줄줄이 붙여놓기만 했다. 영화의 흐름이나 각 캐릭터의 감정흐름 따위는 공중분해되었고... 그러면 액션장면이라도 제대로 찍었어야 하는데 별다른 감흥을 주지 않는 총질과 미사일질, 폭발이 무한반복된다. 정말 의외인 부분은 트랜스포머 시리즈에 기대하는 최소한 기대치가 변신로봇과 변신로봇의 액션장면인데 트랜스포머 5편은 사실상 제대로된 로봇 액션 장면 마저 거의 전무하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가 장기 시리즈가 되면서도 평이 오락가락하면서도 사람들이 보는 이유는, 최소한 '자동차 액션'이라는 본질을 잊지 않고 거기서 오는 카타르시스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트랜스포머에서 로봇 액션이 거의 없고 무성의하다는 것은 핵심 경쟁력마저 잊고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차라리 관객들에게도 평이 안좋았던 트랜스포머 4편이 이번 5편에 비하면 '걸작'처럼 보인다.



산으로 가다 못해, 안드로메다로 가버린 황당한 무리수 스토리에, 그저 소리만 지르고 인상만 쓰는 아침드라마 수준의 발연기를 하는 배우들에, 그냥 의미 없이 쏘고 터뜨리기만 하면서, 모든게 오버스럽기만 하다. 살면서 이렇게 산만하고 시끄럽기만 한 영화는 처음이다. 영화 보는 내내 졸기만 했다. 앉아서 보는내내 그 자체가 고문이었을 정도! 영화가 언제 끝나나만 생각하게 되는데 런닝타임도 만만치 않다. 이런 경험 십수년만인 것 같다. 그나마 시리즈의 매력을 버텨주던 옵티머스 프라임 캐릭터까지 엉뚱하게 망가뜨리면서 무덤을 제대로 팠다. 1편의 놀라움까지는 기대조차 안하지만, 이번 5편 엔딩에 다음에 이어질 시리즈에 대한 힌트를 박아놓은만큼 6편이 나오면 정말 제대로 다시 만들었으면 한다.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욕하면서도 본다는 애증의 영화라는 소리를 더이상 듣지 말기를 바란다.



※ CGV천호에서 아이맥스3D (IMAX3D)로 봤는데, 올해 나온 3D영화 중에서는 자연스럽게 3D를 잘 뽑아낸 편이다. 아무래도 캐릭터부터 배경까지 CG가 압도적으로 많은 분량을 차지하다 보니 가능했던 듯 싶다. 하지만 일단 영화가 너무 엉망진창이라 빛을 발했다.


※ 레녹스 중령으로 등장하는 조쉬 더하멜 (Josh Duhamel) 을 보고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지난 세월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라. 2007년 1편부터 2011년 3편까지 정의로운 군인으로 등장했던 캐릭터인데, 이번 5편에 나온다. 주인공과 조연들까지 지속적으로 배우들이 바뀌는 속에서 꾸준히 등장한 편이라 오히려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인증과도 같은 역할을 하는데, 쌩쌩하고 에너지 넘치는 젊은 군인이 옆머리 히끗히끗하고 중후하게 늙어있어서 처음에 보다가 당황했다. 트랜스포머가 나온지 벌써 10년이 되었다는 걸 느끼게 만들어주더군.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Transformers: The Last Knight, 2017  

감독 마이클 베이 

출연 마크 월버그, 안소니 홉킨스, 로라 하독, 조쉬 더하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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