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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Jul 07. 2017

골고루 균형이 잘맞춰진 웰메이드 영화, 그런데 심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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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 골고루 균형이 잘맞춰진 웰메이드 영화, 그런데 심심하다...   (평점 8.5/10)


영화 옥자는 분명히 잘만든 영화이다. 봉준호 감독의 이전 영화들처럼 모든 면에서 균형이 잘맞춰진 영화다. 사회적 메세지와 풍자가 이해하기 쉽고 받아들이기 편하지만 강력하고, 봉준호 감독만의 독특한 스타일이 한껏 담겨있으며, 유머와 액션이 적절히 배합되어 있다. 배우들 역시 연기파 배우들을 주축으로 인기와 연기를 겸비한 초호화 캐스팅 답게 모두 호연을 펼친다. 한마디로 작품성과 재미 모두를 갇추고 있는 완성도 높은 영화가 바로 옥자이다. 지금까지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면서도 초기작을 제외하고는 대중성까지 겸비한 봉준호의, 봉준호에 의한, 봉준호를 위한 영화다.



...그런데 심심하다. 이것은 감독이나 영화 탓이 아니라, 봉준호 감독 영화와 나와의 궁합의 문제이다. 시간도 잘가고 재미있고 메세지도 몰입해서 보기는 하는데, 강렬한 한방이 없다. 모든 것이 물 흐르는대로 잘 가고 그게 잘만든 영화의 조건 중 하나지만, 머리나 가슴이 강하게 박히거나 남는 게 없다. 거기에 어느덧 봉준호 감독의 스타일과 스토리, 캐릭터들이 거의 변화 없이 레시피처럼 반복되면서 이제는 어떤 영화이던 충분히 예측이 되기 시작해서 더 그런 듯하다.



영화 옥자 이후 일시적으로라도 베지테리안들이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우리가 맛있게 먹는 동물 학대를 정면으로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더 나아가 옥자, 슈퍼돼지라는 모습으로 포장된 캐릭터에 개인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어떤 대상이라도 대입시킬 수 있는 확장성이 오히려 더 영화의 깊이와 폭을 더해주는게 아닐까 싶다.


* 참, 영화 중반부까지 이 영화가 헐리우드산이 맞나 싶을만큼 CG 옥자가 배우나 배경과 너무 떨어져 도드라진 느낌이 들어서 집중하기도 어려웠다. 내용에 몰입하고 후반부 되니 옥자가 자연스럽더라. CG 수준이 90년대로 돌아간 당혹스러움...


옥자 (Okja, 2017) 

감독 봉준호 

출연 틸다 스윈튼, 폴 다노, 안서현, 변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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