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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Aug 16. 2017

부활한 혹성탈출 시리즈의 완벽한 엔딩

(노 스포일러) 영화 혹성탈출 : 종의 전쟁 리뷰, 영화, 혹성탈출 

혹성탈출 : 종의 전쟁, 부활한 혹성탈출 시리즈의 완벽한 엔딩   (평점 9/10)


혹성탈출 : 종의 전쟁은 21세기 부활한 혹성탈출 시리즈 3부작의 마지막 편이다. (참고로 팀버튼 감독의 혹성탈출은 별개의 작품이다) 일단 한마디로 평하면, 이번 3편은 혹성탈출 3부작의 완벽한 엔딩이다. 미국개봉을 시작으로 해외에서 국내까지 쏟아진 호평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니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3부작과 반지의 제왕 3부작에 비견될 정도로 최고라는 평가 그대로 혹성탈출 : 종의 전쟁은 이 이상의 스토리가 나올 수 없을 거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21세기 혹성탈출 시리즈 최고의 강점은 스토리이다. 스토리가 워낙 탄탄하니 기본 이상을 할 수 밖에 없는 조건이다. 여기에 평범한 듯 하면서도 그리고 익숙한 듯하면서도 빈틈 없이 꼼꼼하고 치밀한 감독의 연출력과 배우들의 역대급 호연, 매력적인 캐릭터까지 합쳐지면서, 3부작 전체를 흔들림 없이 관통하는 딱딱 맞는 스토리가 더해졌다. 특히 이번 3편은 혹성탈출 시리즈 3부작의 마지막을 장식하는만큼 기승전결의 전과 결에 해당하니 드라마틱한 요소가 더욱 강해졌다. 1편에서 인류가 지능이 높은 유인원을 만들고 동시에 인류멸망을 초래하는 바이러스 역시 만들게 되어 새로운 유인원의 탄생과 인류 종말의 시작을 알렸다. 그리고 2편은 인류가 점차 멸망하는 과정에서 인류와 유인원 사이의 대립을 본격적으로 다뤘다. 이번 3편, 혹성탈출 : 종의 전쟁은 1편과 2편에서 이어져 유인원과 인류의 피할 수 없는 전쟁을 소재로 삼았다. 2편을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 3편 시작에서 1편과 2편의 대략 스토리를 언급해주니 스포일러는 아니다 - 혹성탈출 시리즈의 주인공인 최초로 지능와 언어능력을 갖춘 유인원 시저는 인류와의 공존을 꿈꾸지만 다른 유인원에 의해 좌절된다. 3편에서 유인원과 인류의 전쟁은 시저가 초래한 것이 아니지만, 시저는 어쩔 수 없이 말려들 수 밖에 없다. 그 과정과 전개가 너무 현실적이고 공감할 수 밖에 없어서 보는내내 관객은 몰입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3편의 악역으로 나오는 강렬한 카리스마의 우디 해럴슨부터 각 조연들까지 그들의 생각과 행동에는 모두 명확하고 공감할만한 '이유'가 있다. 그러다 보니 단순히 이분법으로 판단할 수 없는 갈등과 각 캐릭터들의 충돌을 그저 쉽게 판단할 수도 없고 어떻게 마무리될 지 숨 죽이면서 볼 수 밖에 없다. 마지막 장면은 울컥할 정도로 가슴에 와닿는 강한 감동도 있다.



혹성탈출 : 종의 전쟁은 앞서 나온 1,2편처럼 유인원 주인공인 '시저'의 이야기이다. 영화의 관점을 유인원을 중심으로 했다는 점만으로도 색다른데, 인간 캐릭터도 아니고 현실 속에서 접할 수 있는 동물이라 쉽게 감정이입할 수 없는 유인원을 영화 사상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로 만든 점이 최고 강점 중 하나다. 놀라운 CG기술로 인해 전혀 이질감없이 리얼하게 느껴지는 유인원들이 영화의 볼거리지만, 너무 리얼해서 캐릭터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으면 그저 동물의 왕국처럼 느껴졌을거다. 시저의 이야기와 시저의 연기력은 내년도 아카데미 주연상감으로 다가온다. 배우 앤디 서키스가 연기를 하고 그 위에 CG를 덮었는데 이걸 연기로 볼 수 있느냐로 말이 나올 수도 있지만, 영화를 보고나면 앞으로 CG를 입혀도 배우의 연기력으로 봐야하는게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다만, 아쉽다고 말하기에 적절하지는 않지만, 오락성이 조금 떨어진다. 사실 지금 스토리에는 군더더기 없이 지금 나온 결과물이 최선이다. 여기에 무엇인가를 더할 필요가 전혀없다. 하지만 순수하게 혹은 그저 가볍게 즐기기에는 영화가 많이 무거운 편이다. 그렇다고 배트맨 시리즈처럼 인지도나 선호도가 높은 영화, 캐릭터도 아니고, 유인원을 주인공으로 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도 쉽지 않다. 더구나 액션이나 유머도 많지 않다. 한마디로 SF액션이 아니라 SF드라마가 적절한 장르이다. 그래서인지 영화의 완성도가 그렇게 높음에도 해외에서 흥행은 잘 안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만만치는 않아 보인다.



이 시대가 원하는 바로 그 '리더'인 '시저'를 만나고 시저가 만들어낸 '완벽한 스토리' 대서사시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화 혹성탈출 : 종의 전쟁은 올해 최고의 영화 중 하나임에 충분하다. '인간의 희노애락'과 '인간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유인원을 통해 성찰할 수 있다. 더이상 시저를 만날 수 없다는게 슬프지만 이제 그를 놓아줘야만 한다. 굿바이, 시저!


※ 21세기 혹성탈출 시리즈는 지금까지도 반전영화의 최고 중 하나로 회자되는 1960년대 찰톤 해스톤의 혹성탈출과 연결된다. 이 영화의 프리퀼이라 할 수 있다.


※ 참고로 쿠키영상은 없다.


혹성탈출 : 종의 전쟁 (War for the Planet of the Apes, 2017) 

감독 매트 리브스 

출연 앤디 서키스, 우디 해럴슨, 스티브 잔, 아미아 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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