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재상 Alex Aug 30. 2017

샤를리즈 테론의 매력은 터지는데 무언가 난해하다

(노 스포일러) 영화 아토믹 블론드 리뷰, 영화, 리뷰, 영화평

아토믹 블론드, 샤를리즈 테론의 매력은 터지는데 무언가 난해하다  (평점 7.5/10)


영화 아토믹 블론드를 선택하는 첫번째 이유는 대부분 샤를리즈 테론 때문이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에서 퓨리오사로 폭발적인 걸크러쉬 매력을 보여준 그녀가 섹시함까지 더해 액션영화 주인공을 연기한다고 하는데 거부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아토믹 블론드는 샤를리즈 테론 이외에 제임스맥어보이, 소피아 부텔라 등 핫한 배우들과 연기파 배우들까지 포진되어 있는 캐스팅 속에서도 당당히 샤를리즈 테론을 전면에 내세운다. 관객이 요구하는 기대에는 충분히 부합한다. 화려한 색감의 영상미와 클래시컬하지만 트랜디하게 느껴지는 사운드트랙으로 중무장해서 바탕을 깔고, 그 위에 샤를리즈 테론이 다양한 모습으로 다양한 액션을 펼치고, 특유의 섹시함을 극대화시켜, 그녀가 가진 매력의 종합선물세트 같은 느낌이 든다. 일단 이것 만으로도 티켓값이 아깝지는 않다.



하지만 영화 아토믹 블론드는 무언가 난해하다. 영화내용이 어렵다는 의미가 아니다. 너무 많은 것을 담고 보여주려고 하다가 제대로 소화를 못하고, 얼기설기 붙여있는 기분이 든다. 화려한 영상과 음악으로 곳곳의 장면들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인데, 어떤 장면들은 지극히 현실적인 분위기를 띄고, 또 어떤 부분들은 드라마처럼 안정적인 톤이다. 영화 한편이 아니라 샤를리즈 테론이 나오는 여러가지 영화를 본 기분이 들 정도이다. 여기에 스토리가 스파이영화임에도 맥락없이 툭툭 던져지듯이 진행되니, 앞서 말한 영화 분위기까지 더해져서 전체적으로 복잡하게 느껴지지만 별 것도 없이 중간중간 살짝 지루할 정도가 된다. 이것저것 좋은 건 다 붙여놓았는데 정리가 안되서 난잡해지고 결정적으로 영화의 리듬이 완전히 깨졌다. 후반부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조차 전중반부에 힘이 너무 빠져서 강렬한 쾌감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결국에는 느와르 영화도 아니고 스파이 영화도 아니고 반전 영화도 아니고 액션 영화도 아닌 '난해'한 영화가 되어 버렸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독일 베를린을 주요 배경으로 하고, 그 시간과 공간이 주는 특별함을 각국의 스파이들이 선악구분 없이 얽히고 꼬이며 부딪히는 멋진 소재를 갖고 있다. 그런데 이 역시 분위기와 스토리가 모두 각각 따로 놀듯이 이 역시 영화 속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겉돌기만 한다. 그러니 뭔가 많은 걸 하고 있고 담고 있는데 뭐가 뭔지 모르겠는 '더욱 더' 난해한 영화가 된다. 역시 중요한 것은 벌리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잘 조합하고 모으는 것이라는 점을 영화 아토믹 블론드가 증명한다. 이 난잡함과 난해함을 샤를리즈 테론의 매력으로 다 덮으려고 하지만, 영화 전체를 구원해주지는 못한다. 



잘만들면 엄청난 작품이 나올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걸 제대로 해내지 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가 아토믹 블론드이다. 하지만 샤를리즈 테론만을 위해 영화를 본다면, 그녀의 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일 것이다.


※ 샤를리즈 테론의 카리스마와 아우라 때문에 에로틱 스릴러의 걸작 '원초적 본능'을 21세기에 리메이크해서 그녀를 주인공으로 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이야기도 했었는데, 아토믹 블론드를 보고 역시나 내 그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이 들었다. 희대의 매력을 보여준 샤론 스톤을 대신해서 해낼 수 있는 건 그녀 뿐이다.


아토믹 블론드 (Atomic Blonde, 2017) 

감독 데이빗 레이치 

출연 샤를리즈 테론, 제임스 맥어보이, 소피아 부텔라, 존 굿맨



매거진의 이전글 샤말란 감독의 부활을 알린 빈틈없는 명품 스릴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