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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Sep 17. 2017

광대 보다 더 무서운 건 유년시절 속에서의 성장통

(노 스포일러) 영화 그것 (IT) 리뷰, 영화, 공포영화, 영화평

영화 그것, 광대 보다 더 무서운 건 유년시절 속에서의 성장통  (평점 9/10)


영화 그것 (IT)이 미국을 필두로 전세계적으로 메가힛트를 치고 있다.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만 반응이 애매모호하다. (확실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영화 취향은... 코리안스타일의 전형성이 있다) 아무튼 영화 그것이 신드롬에 가까울 정도로 왜 그렇게 열광하는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영화 그것(IT)은 21세기에 나온 가장 잔혹하고 쓰라린 공포영화이다. 잔인함의 강도나 자극적인 공포의 감도 때문이 아니다. 유년기의 처절하고 냉혹한 세계 속에서 생존하고 성장해나가야만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그 어떤 공포영화 보다도 잔인하다. 유년기 시절, 조금이라도 상처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다시 그 악몽을 생생히 되살아나게 만들어준다. 의외로 공포스러운 광대의 모습은 생각 보다는 많이 안나온다. 어렸을 적 가장 무서운 것은, 아니 성인들에게도 가장 무서운 것은 특정한 대상 보다는 각자 자기 내면에 가지고 있는 근원적인 공포이다. 그 공포는 자기가 겪고 있는 혹은 겪은 일로 인해서 갖게 된 것으로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다. 영화 그것에 나오는 '광대'는 그 근원적인 공포를 현실 세계로 가져오는 역할을 한다. 마치 공포영화의 마스터피스 시리즈인, 개인적으로 최고의 공포영화 시리즈라고 생각하는, 나이트메어의 프레디를 닮았다. 흥미로운 것은 영화 속에서 실제로 영화 나이트메어가 등장한다. (배경으로 지나가는 영화관에서 나이트메어를 상영한다)



특히 영화 속 주인공들은 주위사람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어린 소년들과 소녀이다. 학교에서 왕따나 괴롭힘을 당하는 것은 물론이요, 어른들 하물며 가족에게까지도 괴롭힘이나 학대를 당한다. 그들 스스로를 '루저클럽'이라고 부른다. 문제가 생겨도 주위에서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무서운 광대 보다도 더 무서운게 그들이 쳐해있는 잔인한 현실이다. 하루하루 순간순간이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투쟁에 가깝다. 광대가 공포와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만 보인다는 점이 그래서 영리한 설정이다. (이 부분도 나이트메어와 참 많이 닮아있다, 여기에 십대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도 말이다) 영화 그것은 '루저' 소년, 소녀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공포와 장애물을 스스로 극복하고 성장해서 어른이 되는 전형적인 성장드라마이다. 



영화 그것은 배경을 80년대 후반으로 하는데, 21세기의 세련된 기술력을 거둬내면 스토리와 감성은 80년대 영화이다. '스탠드 바이 미', '구니스' 뿐 아니라 앞서 말한 '나이트메어 시리즈', 그리고 'E.T'까지 느껴진다. 추억 속에서 아름답게 포장된 허울을 산산히 깨버리고 어른이 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잔혹한 성장 동화 스토리를 아이들의 감성을 최대한 살려 감성적으로 풀어냈다. 숨기고 싶은 어렸을 적 기억을 자극해서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성인용 호러영화로 말이다. 그 어떤 공포영화 보다도 심리적인 잔인함을 극한치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심의규정은 이해할 수가 없다. 영화 그것이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해외 대부분 나라에서는 성인등급을 받았는데 말이다. 우리나라는 직접적으로 화끈하게 벗지만 않으면 왠만한 잔인한 장면이나 설정에 대단히 관대하다. 그것은 성인등급이 맞다고 생각하는데, 그렇다고 많지는 않지만 몇번 나오는 잔인한 장면(그것도 아동에게 저지르는)과 근친상간을 암시하는 내용 때문은 아니다. 소년 소녀들이 겪는 일 자체가 비슷한 나이대에 비슷한 일을 겪은 친구들에게는 영화를 보는 자체가 그야말로 악몽이 될 것이며, 어렸을적에 가해자였거나 성인이 되어서 공감능력이 별로 없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정상적인 성인이라면 심리적, 감성적인 잔혹수위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 영화 그것은 쿠키영상은 없다. 다만 영화 중간중간 뿌려진 단서와 마지막 엔딩 및 제목이 쿠키역할을 하는데, 이번 영화는 챕터 1이다. 이들이 성인이 되어 다시 공포의 광대를 만나게 될 것이다.


그것 (It, 2017) 

감독 안드레스 무시에티 

출연 빌 스카스가드, 핀 울프하드, 하비에르 보텟, 소피아 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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