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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Sep 24. 2017

의혹

(노 스포일러) 영화, 영화 리뷰, 의혹, 해리슨 포드, 스릴러

어제 EBS에서 방송한다는 것을 보고 기다렸다가 챙겨서 본 영화, 해리스 포드 주연의 의혹!
20살인가 어렸을 적에 본 기억이 있는데 자세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전혀 생각 못했던 반전 즉 범인이 누구인지를 알고서 놀랐던 기억이 남아있었다. 법정 장면이 많아서 중간에 지루했지만, 그 반전 덕분에 재미있던 영화로 기억하고 있었다. (지금 보면 별 감흥이 없지만, 어린 마음에 꽤나 자극적으로 보였던 포스터 때문에 봤었고... ^^) 그 당시는 몰랐는데 알란 파큘라 감독이라는 스릴러 장인이 만들었고 평가도 정말 좋아서 다시 봐야지 마음 먹었다.

다시 보니 이 영화, 의혹 (Presumed Innocent,  1990)가 왜 명품 스릴러로 들어가는지 알겠더라. 어려서 보지 못했던 부분들이 모두 보이기 시작하니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당시 찾기 힘든 런닝타임인 2시간 넘는 시간을 정말 꼼꼼하고 치밀하게 활용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쓸데없는 장면 하나 없는데 말이다. 범인만 생각하면 정말 단순한 스토리라인일 수도 있는데 - 어렸을 적에는 그 부분만 집중했던 것 같다 -, 주인공인 해리슨 포드를 둘러싼 모든 환경부터 정말 누가 범인이고 왜 그렇게 했을지에 대한 장치들이 매우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퍼져있었다. 거기에 사회와 정치에 대한 냉혹한 현실까지 무엇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완벽하다는 말이 나오더라. 파면 팔수록 드러나는 새로운 사실들과 이로인해 스토리의 흐름이 바뀌면서 층층이 쌓여가는 구조는 정통 명품 스릴러로서의 위엄을 보여준다. 감독의 완벽한 연출과 배우들의 호연, 무엇보다 대단하다는 말 밖에 안나오는 시나리오의 삼박자가 최고였다. 

제대로 된 스릴러는 90년대 이후에 거의 멸종된 것 같다. 어느 순간 제대로된 스토리는 날아가버리고 당혹스러운 반전 깜짝쇼나 자극적인 설정과 화면, 혹은 화려한 영상과 음악, 편집에만 의존하는 영화들이 판을 치는 듯하다. 의혹, 원초적 본능, 세븐, 식스센스... 스릴러는 역시나 스토리가 기본적으로 탄탄하고, 관객을 단순히 속이는게 아니라 관객과 정정당당히 두뇌게임을 하는 것임을 다시 한번 느낀다.



의혹 (Presumed Innocent,  1990) 

감독 알란 파큘라 
주연 해리슨 포드, 브라이언 데니히, 라울 줄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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