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재상 Alex May 29. 2016

엑스맨 아포칼립스, 마무리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

(엑스맨 아포칼립스 아이맥스3D 리뷰, 노 스포일러)

엑스맨 : 아포칼립스, CGV천호 아이맥스3D (노스포일러)


슈퍼히어로 영화 중 가장 좋아하는 시리즈인 엑스맨의 신작, 엑스맨 아포칼립스를 CGV천호에서 아이맥스3D로 봤다. 배트맨, 슈퍼맨,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 토르 등등 과거부터 지금까지 수없이 쏟아져나오는, 그리고 최근 몇년 그 정점을 달리고 있는 슈퍼히어로 장르지만, 성인이 되고서 제일 좋아하는 건 단연 엑스맨 시리즈이다. 다른 슈퍼히어로에 비하여 초능력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현실세계에서 무리가 없을 정도 수준으로 맞춰져있고 그 능력과 재능이 축복 보다는 저주에 가깝게 그려져 있어서 여러가지 감정이입과 공감을 할 요소들이 많을 뿐더러, 스스로 결핍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들이 각자 신조와 생각을 가지고 행동하는 다양성이 너무 좋다. 그래서 엑스맨 오리지널 시리즈부터 아포칼립스가 포함된 신작 3부작, 울버린 시리즈까지 모두 좋다! 이런 엑스맨 사랑 덕분에 이번 엑스맨 아포칼립스도 기대했었고 뭔가 맹숭맹숭하기는 했지만 정말 재밌게 봤다.




엑스맨 아포칼립스가 공개되고 나서 평이 너무 안좋아서 걱정을 했었다. 항상 기본은 하는 시리즈인데 뭐가 문제인지 궁금하기도 하더라. 보고 나니 그런 말이 왜 나왔는지, 그리고 왜 호불호가 갈리는지 잘 알 것 같다. 엑스맨 오리지널 3부작 및 새로운 시리즈의 앞 선 두 편에 비해서 (물론 오리지널 3부작의 3편도 엄청나게 욕을 먹었다) 밍숭밍숭하고 심심한 것도 사실이다. 새로운 삼부작의 대미를 장식할 마지막 편으로서 엑스맨 아포칼립스는 마무리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위한 영화이다. 앞서 나온 새로운 엑스맨 시리즈의 첫번째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와 두번째 엑스맨 데이 오브 퓨쳐 패스트가 이전 시리즈들을 모두 새로 정리하면서 리부트를 해놓았고, 특히 바로 아포칼립스 전에 개봉한 두번째 영화 데이 오브 퓨쳐 패스트가 시간여행을 통해 그동안 꼬여진 모든 엑스맨 시리즈를 혀를 내두르게 만들만큼 세련되고 정교하고 깔끔하게 정리해뒀다. 이런 바탕 위에 나온 엑스맨 아포칼립스는 그야말로 다 정리된 상황에서 완전히 새롭게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으니, 시리즈의 마지막이라기 보다는 각 주요 캐릭터들의 기원을 새로 그리는 동시에 오리지널 시리즈와의 새로 나온 삼부작의 중간 위치에서 최소한의 연결고리만을 그린다. 한마디로 완전히 다시 시작하다보니 이야기구조가 매우 단순해졌다. 여전히 수많은 캐릭터들이 나옴에도 골고루 잘 안배해서 각자 매력적으로 느끼게 만들고 개성적으로 보이면서도, 역대 최강의 적인 아포칼립스에 대항하는 엑스맨들을 잘 표현해냈다. 일반적인 블록버스터였거나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욕먹지 않고 오히려 잘만든 상업용 블록버스터라는 평이었을 것이다. 그 동안 너무 잘 만들어왔던 것이 이번에 기대치를 너무 올려놓아서 발목을 잡은게 아닐까 생각한다. 단순한 스토리라인 하에서 큰 무리 없이 그저 기대한대로 생각한대로 물흐르듯이 영화가 흘러가다 보니 많이들 실망한 것 같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엑스맨 데이 오브 퓨쳐 패스트로 상황을 모두 정리하고 마음 편하게 힘을 빼고 만든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 없이 밍밍하기도 하고. 하지만 신나게 엑스맨 세계를 즐기기에 모자람도 없다. 





오프닝은 최근에 나온 영화들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라는 느낌이 들만큼 강렬하고 (내가 이집트 문화 성애자라서 더더욱 그럴 수도), 캐릭터가 하나 둘 모이면서 이야기를 엮어가는 과정도 나쁘지 않으며, 각자 능력을 한껏 활용한 액션장면들도 쾌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전작과 연결되어 잠시 등장하는 울버린도 반갑다. 시리즈 중에서 가장 거창하고 묵직한 분위기에 화려한 규모감도 좋았다. 다만 거창한 등장에 비하여 생각보다 카리스마를 제대로 못보여준 아포칼립스가 조금 아쉬운 정도. 그래도 액션장면들의 수위를 보면 성인등급을 받을락 말락 자제해서 강렬함이 줄어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등급내에서 할 수 있는 건 위험수위에 이를때까지 다 했다.



특별히 기억에 남을 정도는 아니지만, 고퀄러티를 자랑하는 믿고 보는 엑스맨 시리즈로서 이 정도면 할 만큼 했다. 앞으로 이어질 새로운 이야기는 전혀 새로운 감각으로 새로운 사람들이 만들었으면 한다. 잘만들었지만 시리즈의 피로도와 식상함이 시리즈를 조금씩 잠식하고 있고 이는 동일한 감독이 계속 만들어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사랑하는 엑스맨 시리즈가 계속 되기를 바란다! 새롭게 시작할 판을 짜놓았으니 새로운 사람들이 엑스맨이라는 소재로 새롭게 신나게 즐겼으면 한다.


※ 아이맥스3D로 봤는데, 3D효과가 뛰어나지는 않지만 간만에 아이맥스3D로 즐길 만한 영화였다. 특히 세레브로 장면이나 퀵실버 장면 등은 공간감과 속도감을 느끼기에 아이맥스3D가 진가를 발휘한다. 참, 전편에 이어 퀵실버는 이번에도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다.


※ 엑스맨 아포칼립스는 영화 끝나고 쿠키영상이 하나가 있다. 크레딧 가장 끝에 나오는데, 울버린과 관련되어 있는 장면인데 코믹스를 안봐서인지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다. 차기 울버린 영화에 대한 힌트라는데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영화 곡성, 무서운건 이게 15세관람가라는 것 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