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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Dec 03. 2017

신 고질라, 의외로 진중한 괴수 재난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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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고질라, 의외로 진중한 괴수 재난영화  (평점 7.5/10)


영화 신 고질라를 보게 되면 당황할 지도 모른다. 솔직히 나는 그랬다. 고질라가 나오는 괴수 액션영화를 생각했는데, 영화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 영화를 다 보고 왜 제목이 그냥 고질라가 아니라 '신' 고질라인지 이해가 되더라. 그동안 오락물로 소모된 고질라를 초심으로 돌아가 진지하게 성찰해보자는 의미였다.



신 고질라를 보면 영화 전반부 복창 터진다! 바로 앞에서 괴수가 난리를 치는 전대미문 상황인데, 공무원들, 정치인들과 각종 이해관계자들이 탁상공론으로 시간을 계속 잡아먹는다. 몇몇 등장인물을 빼고는 이미 그들이 생각하고 판단하는 기준에는 '사람'이 없다. 자신의 이해관계, 책임회피, 현상황과 이후 상황에서의 이득, 기준과 법에 얽매여 말만 하기 바쁘다. 그러는 사이 도시는 파괴되고 사람들은 죽거나 피해를 입는다. 보면서 제대로 화가 나고 갑갑한데, 이는 우리의 현실이 겹치기 때문이다. 신 고질라는 황당한 괴수영화가 아니라 현실을 세밀하게 보여주는 진중한 영화다. 이를 보여주기 위해 고질라는 수단이자 상황으로 활용된다. 그리고 고질라를 핵에 대한 공포를 담은 매개체로서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두었다. 한마디로 고질라가 주인공인 괴수액션영화가 아니라 괴수재난영화이다.



재미있냐고 물으면 한마디로 대답하기 어렵다. 황당한 소재가 진지하게 만난 아이러니한 설정에 대해 충분히 납득하고 재난에 대처하는 진지한 이야기를 보고 싶다면 신 고질라만한 영화가 없다. 그마저도 흔하디 흔한 영웅에 의지하는 구조도 아니고, 평범하지만 별난 사람들이 해결책을 이끌어가고 그 마저도 그들 만의 이야기로 만들지도 않는다. 영화라기 보다는 다큐멘터리 느낌이다. 이를 감안한다면 정말 재미있게 볼 수 있고, 그럴 각오가 없다면 피하는게 좋을 것이다.


신 고질라 (Shin Godzilla, 2017) 

감독 안노 히데아키, 히구치 신지 

출연 하세가와 히로키, 다케노우치 유타카, 이시하라 사토미, 코라 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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