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이직, 커리어, 직장인, 직장생활, 사회생활, 창업, 스타트업
어떤 이유로 퇴사를 결심하게 되었고 어떤 이유로 이직하게 되었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글쎄......
지금까지 다닌 회사를 세어보니 7개, 이직은 5번을 했다. 그래서 질문을 받으면 어떤 것을 이야기해야 할 지 잠시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 중 하나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시간 순서가 아니다. 그러면 내 커리어를 보고 어느 회사인지 바로 알 수 있기 때문에 시간순서와 상관없이 이야기를 풀어나갈 생각이다)
ㅇㅇ사에 다닐 때였는데, 일도 즐거웠고 열정적으로 일했다. 조금씩 조금씩 인정받아서 어느덧 직급이나 직책에 비해 더 큰 일, 중요한 일을 맡게 되었다. 회사일 어느 하나 크지 않고 중요하지 않은 일은 없겠지만, 일반적으로 볼때 해당 연차가 하는 일이 아니라 한참 상급자가 R&R을 가지고 하는 일을 하게 되다 보니 그렇게 느껴졌던 것 같다. '다른 부서를 보면 지금 내가 하는 일은 나보다 연차 5년 이상, 직급 2개는 차이나는 건데 왜 내가 이걸 하고 있지? 그렇다고 내 월급은 그들보다 훨씬 적은데!'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생각까지 드니 화도 났다.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어느 순간 위기감이 왔다. 누가 뭐라고 한 것도 아니었다. 부분부분 어려움은 있었지만 일은 익숙했고 결과물도 좋았다. 주위사람들에게 인정 받고 남들이 보기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그게 위기감으로 느껴졌다. 내가 가진 능력은 정체되어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 능력을 하나 둘 써먹으며 소모하는 기분이었다. 새롭게 능력이 쌓을만한 기회들은 일이 급하다는 이유로 항상 뒷전으로 밀려났다. 능력을 쌓아갈만한 교육이나 새로운 업무기회는 오히려 다른 사람들에게 갔고, 그 일을 잘한다는 이유로 계속 그 일에 묶여있었다.
그러다 덜컥 든 생각이 '꼬치에서 하나 둘 빼먹고 있는데 그 고기가 채워지지 않고 조만간 다먹어서 아무것도 없을 것 같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무서웠다. 이러게 가다간 모든걸 다 탈탈 털리고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좀비처럼 살 것 같았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구만리인데 불과 몇년만에 말이다. 이 솔직한 심정을 진심을 담아 상급자들과 회사에 이야기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너무 바쁘니 다음에 기회를 주겠다는 답변이었다. 그리고 하는 말은 원래 직장인이 사는게 그런거란다. 언제나 같은 말이었다. 1년 반은 들었던 것 같다. 하기야 과로로 대상포진에 걸렸었을때 병원가는 것도 눈치를 줬었는데, 이런 이야기를 제대로 들을 리 없었다. 정확히는 그 회사가 세상의 전부인양 그냥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이 말을 이해할리도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 때부터 퇴사와 이직을 결심하게 되었다. 여기를 벗어나면 크게 달라질 거라는 기대는 없었다. 단지 지금 보다는 조금 더 하고 싶은 일을 하거나 점점 비어가는 꼬치를 채워갈 수 있는 곳이면 만족했다. 그래서 계속 기회를 보고 여러개를 시도하다가 마침내 이직에 성공했다. 이직이 결정되고 다니던 회사에 이야기했는데 더 실망하게 되었다. 역시 이직하는 게 맞았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엄연히 회사와 나는 일을 중심으로 한 계약관계인데, 어르고 달래다 못해 협박하고 압박을 하더라. 밖에서 보면 그냥 동네 아저씨들인데, 군대에서 상급자가 하급자를 대하는 식으로 말이다. 힘으로 무서워하게 만드는 것도 같은 조직에 있을때나 가능한 법인데 말이다. 하지만 최대한 맞춰주면서 좋게 나왔다. 그렇지 않으면 남아있는 사람들이 더욱 힘들어지니 말이다.
7번의 직장, 5번의 이직 중 퇴사와 이직 이야기 첫번째다. 앞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작당모의나 기타 자리에서 더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풀어내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직장인들이 현명한 판단을 하고 보다 행복하게 살게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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