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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Feb 15. 2018

블랙 팬서, 쿨하고 힙한 마블판 라이온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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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팬서, 쿨하고 힙한 마블판 라이온킹!  (평점 8/10)


블랙 팬서가 어떤 영화로 나올지 예고편이 나오기 전까지 전혀 예상도 못했고 기대도 없었다. 흑인이 주조연을 비롯해서 대부분의 캐스팅을 채운 블록버스터라니! 인종에 대해 편견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객관적으로 봤을때 특정배우나 특정장르를 제외하고 흑인이 대부분의 캐스팅을 채운 영화가 주류 상업영화에, 그것도 블록버스터로 나오는 경우도 적고 힛트 친 경우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예고편에서 감을 잡았지만, 그 우려를 기대 이상으로 산산히 부서버렸다.



영화 블랙 팬서는 아프리카, 그리고 흑인이라는 편견을 정면으로 돌파해서 역으로 그 장소와 인종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시켰다. 현세대가 가진 기술에서 수세기를 앞서 있는 듯한 과학이 고도로 발달된 국가가 아프리카의 와칸다라는 설정과(기술력으로만 따지면 아이언맨도 상대가 안될 듯) 아프리카라는 지역에 대해 사람들이 갖고 있는 판타지를 절묘하게 결합해서 근래 나온 영화 중 가장 스타일리쉬한 영상으로 펼쳐놓았다. 여기에 화려한 의상과 흑인이 가진 신체적 강점을 결합하고, 멋진 배경음악과 OST까지 더해 블랙 팬서는 쿨하고 힙하다! (집에 오자마자 영화에 나왔던 음악들과 OST를 찾아서 곧바로 아이폰에 채우고 즐겨듣는중! 아프리칸 스타일의 배경음악 앨범은 아직 안나와서 안타깝다. 파워 오브 원, 라이온킹에서 이어지는 아프리칸 스타일의 OST로 기억에 남을 수준인데 말이다) 농구 매니아나 힙합덕후 등 중심으로 흑형, 흑형 하면서 멋지다고 생각하고 리스펙트하는 부분을 일반 대중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풀어놓았다고 할까? 아프리카와 흑인을 가지고 뽑아낼 수 있는 가장 멋진 요소들을 모조리 뽑아냈다.



스토리라인과 영화 자체의 분위기는 마블 영화처럼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진지하다. 유머코드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시종일관 심각하게 2시간 넘는 런닝타임을 가득 채운다. (물론 한국관객들만 빵빵 터지는 어마어마한 개그가 들어있기는 하다. 오로지 한국관객들만 반응하는) 영화 진행도 대부분 와칸다 안에서 이루어 지고, 스토리의 규모 역시 와칸다 안에서만 이루어진다. 즉, 최근에 나온 다른 마블 영화들에 비해 소박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블랙 팬서라는 마블 캐릭터의 독립된 영화이자 첫편이니 캐릭터와 배경을 또렷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현명하고, 더구나 '라이온킹'처럼 왕자가 왕이 되는 성장스토리가 중심이니 당연하다. 이미 유명한 다른 마블 캐릭터들을 끌어들이지도 않는다. (물론 쿠키영상에는 한명이 나온다) 굳이 앞서 나온 마블 영화들과 비교하면, 캡틴 아메리카 첫편과 토르 첫편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직하게 오롯히 블랙 팬서 하나만 집중해서 심각한 분위기로 밀어붙인다. 마블 시네마 유니버스 상의 영화 중 하나로 독립된 영화를 어색하게 만드는, 이것저것 쓸데 없는 장치를 붙이는 우를 범하지도 않았다. (아이언맨2편은 영화흐름이 툭툭 끊길 정도로 붙여놓아서 짜증이 났었다) 화려하게 포장된 영상을 뽐내지만 액션이 어마어마하지는 않다. 액션쾌감은 있지만, 의외로 평범하다. 액션 자체 보다는 액션이 펼쳐지는 동안의 잔재미가 더 크다. 마치 007이나 미션 임파서블 보면서 신기한 무기에 더 시선이 가는 것처럼 말이다.



한눈 팔지 않고 독립된 영화로서, 한눈 팔지 않고 진지하게, 쿨하고 힙하고 화려하지만 그렇다고 그게 영화 전체를 흔들지 않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또한 인종차별과 편견을 넘어서서 정치적 메세지를 던지고 한명의 쥬니어가 리더가 되어 가는 성장스토리로서 영화 블랙 팬서는 그 우직함이 좋다. 하지만 기존 마블 영화들과 결이 많이 달라서 - 진중하고 심각한 분위기는 DC영화 수준이다 - 일반관객들이 얼마나 좋아할 지 솔직히 감이 안온다.



* 어벤져스 2편에서 우리나라가 나왔을때 신기하기도 했지만 서울을 그렇게까지 밖에 표현할 수 없었나 하는 아쉬움이 컸다. 여전히 아쉬움은 많이 남지만 이번 블랙 팬서에 나온 '부산'은 어벤져스 2편 때 보다는 훨씬 더 나아졌다. 부산 곳곳을 누비며 펼쳐지는 액션 장면이 영화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클 뿐만 아니라 부산의 화려함이 블랙 팬서의 화려함과 어울리며 스타일리쉬하게 뽑아져 나왔다. 물론 자세히 보면 한국처럼 안느껴지는 요소도 많지만 말이다. 그래도 이 정도면 많은 발전이다. 예전에 우리나라를 동남아 시골처럼 묘사했던 것에 비하면 말이다.



블랙 팬서 (Black Panther , 2018) 

감독 라이언 쿠글러 

출연 채드윅 보스만, 마이클 B. 조던, 루피타 니옹, 다나이 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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