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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Mar 18. 2018

분위기 잘 잡아놓고 중반이후 산으로 가는건 뭐람?

(노 스포일러) 영화 플랫라이너 리뷰, 영화, 리메이크, 스릴러

플랫라이너, 분위기 잘 잡아놓고 중반이후 산으로 가는건 뭐람?   (평점 5.5/10)

영화 플랫라이너 이야기를 하면서 원작 영화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다. 사실 작년에 이 영화가 나온다고 했을때 관심을 갖게 된 이유도 원작 영화 때문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원작 영화가 없었어도 관심이 가기는 했을 것이다. 소재 자체가 구미를 확 끌기 때문이다. 그래서 같은 이유로 어렸을 때 원작 영화도 찾아서 봤었던 기억이 난다. 원작 영화의 원제는 2017년판이나 원작 1990년판이나 똑같지만, 국내 개봉명은 다르다. 우리나라에서는 '유혹의 선'으로 제목이 바뀌어서 개봉했는데, 개인적으로 이 제목이 훨씬 더 잘 지었다. 얼핏 애로영화 필이 나는 제목이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이 제목만큼 매혹적이기도 힘들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하단은 원작 영화 포스터인데, 그 당시 핫한 젊은 배우들이 총출동했다는게 이슈였는데, 28년이 지난 지금 보니 이후 다들 한자리를 했다. 줄리아 로버츠, 키퍼 셔널랜드, 케빈 베이컨, 윌리암 볼드윈 등 이 영화 이후 다들 유명한 배우가 되었다. 저들이 10년 뒤에 찍었더라면 출연료가 어마어마했을 듯. 2017년 플랫라이너에 키퍼 셔널랜드가 의대교수로 나오는데, 원작에서 주연을 맡은 그가 출연하는 그 설정도 잔재미가 있다.



몇년전부터 80-90년대 과거 힛트영화들을 줄줄이 리메이크 중인데 대부분 결과도 안좋고 실망스러워서, 영화 플랫라이너도 솔직히 기대는 한참 접고 새로운 마음으로 보았다. 원작 '유혹의 선'을 20여년전 정말 재미있게 보기는 했는데 워낙 예전 일이라 재밌게 보았다는 느낌과 설정만 기억이 나고 상세한 내용도 기억이 안나기도 했다. 그런데 영화 플랫라이너는 보면서 '도대체 이건 뭐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가 않더라. 원작과 비교해서 누를 끼치는 건 모르겠고, 일단 영화 자체가 엉망이다.




재미가 없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곳곳에 긴장감을 유발시키는 장치들이 연이어 있어서 정말 머릿속을 완전히 비우고 아무생각을 하지 않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면 의외로 시간 잘 보내며 재미있게 볼 수 있다. 특히 영화의 시작부터 절반까지는 잘만든 상업스릴러 영화로서 모자람이 전혀 없다. 원작의 소재와 설정을 세련되게 잘 재현해놓았다고 해야 할까? 의대생들이 사후세계를 경험하기 위해 잠시 죽었다가 살아나는 실험을 한다는 소재와 설정 자체가 갖는 힘이 2017년 리메이크판에서도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문제는 딱 거기까지라는 점이다.




중반이 넘어가면 영화는 점차 산으로 가기 시작한다. 스포일러라 말할 수는 없지만, 사후세계 경험 이후 벌어지는 일들이 정말 뜬금없고 난감하다. 인간이 갖고 있는 죄의식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지만, 논리적으로도 설명이 안되고 맥락도 엉망진창이다. 그저 깜짝쇼 어떻게 하면 더 해볼까 하는 조바심만 남아서 영화 구조가 와르르 무너져버린다. 그마저도 가해자들의 죄의식을 다루는 방법이 그저 웃고 넘기기에는 너무 악의적이어서 일말의 공감도 생기지 않는다. 죄의식이라는 중심선도 뚜렷하다기 보다는 놀라게 만들기 위한 깜짝쇼를 하기 위해 얼기설기 엮다가 어거지로 만들어넣은 기분이고. 영화의 딱 절반까지 이제 제대로 만든, 더구나 성공적인 리메이크작이 나올 것 같다는 기대감이 처절하게 배신 당한다.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엉망으로 리메이크할 바에는 제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플랫라이너 (Flatliners , 2017) 

감독 닐스 아르덴 오플레브 
출연 엘렌 페이지, 디에고 루나, 니나 도브레브, 제임스 노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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