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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Mar 26. 2018

불안과 친해지는 법 : 스타트업 대표들을 위한 조언

스타트업, 창업, 커리어, 사업, 패스파인더넷, 작당모의

불안과 친해지는 법 : 스타트업 대표들을 위한 몇 가지 조언 


스타트업은 혁신을 추구합니다. 

남이 하지 않았던 일이거나, 남과 다른 방법으로 하는 일을 찾는 일이니 당연합니다. 

그러다보니 제일 친한 친구가 불안이 됩니다. 거기다 돈도 없고, 사람도 없습니다. 

간당간당하는 현금과 허덕허덕한 인력으로 불명확한 미래를 그려야하니 불안지수가 높은게 당연합니다. 


문제는 그저 약간 불안한 수준이 아니라, 불안 때문에 일에 집중을 못하거나, 감정기복이 심해져서 가까운 사람에게 화를 내거나, 안될 것 같다는 절망감에 휩싸일 때입니다. 


이 글에선 이 높은 불안지수를 조금이나마 가라앉힐 수 있는 방안을 좀 생각해보겠습니다. 


1. 스스로 불안해 하고 있다는 걸 인지하자. 

- 맨날 입에 불안하다는 말을 달고 사는데 뭘 또 인지하라는 거냐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길게도 필요 없으니 하루 5분만 내 감정상태가 어떤지 생각해주세요. 지금 내 마음이 어떠한지, 평소의 나에 비해 내가 어떻게 지내는지를 생각해보세요. (밤엔 잠못드는 수가 있으니 가능하다면 아침 출근길에 조용히 생각해보시길 권장합니다.) 내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늘상 어깨에 있는 매출, 현금, 직원처럼 큰 문제가 아닌 어떤 특정 문제가 나의 불안을 촉발했고, 그 불안 때문에 다른 모든 사안이 다같이 불안해져서 힘들다는 걸 알게됩니다. 촉발한 문제를 제외한 나머지 근심, 불안, 걱정은 사실 처음 불안이 자기증식을 해서 만든 허상입니다. 

 

2. 스타트업은 멀리만 보면 망한다. 당신의 불안도 멀리만 봐서다. 

- 스타트업은 살얼음판이자 천길 낭떠러지입니다. 이런 길에선 멀리 봐봐야 갈 길 멀어보이고, 답도 별로 안보입니다. 물론 아주, 아주 가끔 멀리봐야할 때가 있습니다. 한 호흡 쉬면서 땀을 닦거나, 주변 경치를 구경할 때죠. 고맙게도 정부지원사업이나 투자자 IR이 강제로 먼 길을 보게 만들죠. 그 때 빼고는 그저 머리숙이고, 바로 앞의 일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폭발적 매출 성장이 일어나고 있다면 몰라도 아니라면 3개월 미래에 대한 고민도 불필요합니다. 당장 1주일, 아무리 길어도 한 달 이상은 고민하지 마세요. 계획은 3개월 이상 세울 필요가 있지만, 관심은 그저 이번 주 한주, 이번 달 한달이면 충분합니다. 이렇게 시야를 최대로 좁히면, 막상 고민할 꺼리가 별로 없기도 합니다. 다음 달 직원 월급은 다음 달에 고민해도 충분합니다. 왜냐구요? 계획 이외에 추가적으로 고민한다고 없는 돈이 하늘에서 떨어지는게 아니거든요. 당장 눈앞의 난관만 생각합시다. 


3. CEO면 CEO 답게 하자. 안달복달해봐야 직원만 나간다. 

- 일의 진행이 불안하기 때문에 스타트업 CEO 중에선 소위 말하는 만기친람, micro management를 하는 사람이 아주 많죠. 그럴 수 밖에 없기도 합니다. 경험 빈약한 직원들 투성이인 스타트업에서 대표이사 이외에 의사 결정을 할 사람이 별로 없고, 의사결정 하나에 회사가 휘청거리는 일 투성이니까요.. 당연히 이거저거 세세한거 보다보니 걱정이 늘어납니다. 불안이 엄습하죠. 그런데 다시 한번 생각해보세요. 여러분이 손 안대면 정말 일 안되던가요? 스타트업 CEO 들이 많이 하는 착각이 하나 있습니다. 혁신적인 제품은 완벽한 제품이라는 믿음이죠. 불행히도 완전히 착각입니다. 혁신은 그 자체로 불완전합니다. 특히나 자금없고, 사람없고, 시간없는 스타트업이 만든 제품이 완벽하면 대기업은 모두 망해야죠. 스타트업은 그 제품/서비스의 혁신성으로 승부하는 겁니다. 흔히 하는 말로 일단 승객을 태워서 하늘에 띄우고, 그 뒤에 하늘에서 날개와 엔진을 조립하는게 스타트업이라고 하죠. CEO는 혁신성의 몸통만 쥐고 있으면 됩니다. 아무리 꼼꼼히 들여다보고, 관리해봐야, 어차피 여러분과 팀의 역량 이상의 결과물 안나옵니다. 열심히 세부관리하는 걸로 따지면 우리나라나 일본이 전세계 스타트업 세상을 쓸어버려야 하는데, 실제로는 아니지 않나요? 급한 건 이해하지만, 세세히 봐봐야 직원들 동기부여만 낮아지고, 여러분 스트레스 지수만 올라갑니다. 


4. 애초 불안지수가 높은 사람은 창업을 안하는게 맞다. 

- 환자 수준은 아니지만, 창업 전부터 불안도가 높은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불안장애까지 가지 않더라도 그런 경향성이 높거나,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일 때 심각한 불안이 있었던 분들은 창업을 최대한 피하세요. 창업은 낭떠러지의 길을 안개속에서 걸어가는 겁니다. 뭐가 나올지 모르고, 익숙한 상황 따위는 절대 없습니다. 매순간이 다르고, 결과는 도무지 짐작도 안갑니다. 평소 회사생활에서도 불안도가 크게 높았다면, 창업의 스트레스는 견딜 수 없는 수준일 겁니다. 창업 아이템만 생각하지 마시고, 자기 자신의 정신적 특징 정도는 창업 전에 한번 살펴보세요. 성공하겠다는 창업이 사실은 인생이 망가지는 선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창업하는 순간부터 불안은 못피합니다. 

지긋지긋한 뱃살보다 훨씬 끈끈하게 여러분에게 붙어 있는게 불안입니다. 

괜히 눈을 들어 멀리보면서 나보다 앞서나가는 사람들 등을 보다가 맘 상하고, 갈 곳이 너무 멀어보여서 낙담하지 마시고, 눈앞의 문제들만 하나씩 하나씩 해결해가세요. 

그 과정에 불안은 그냥 내 배에 붙은 뱃살이라고 생각하세요. 

없애야겠다고 맘먹어봐야 어디 안갑니다. 


그저 내가 또 불안해하고 있구나, 잠시 쉬었다가 다시 눈앞의 일만 처리하자 정도로 생각하시면서 걸어가세요. 

스타트업 CEO는 불안거리 말고도 생각할 거 많습니다.



[글쓴이 : 다니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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