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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May 08. 2018

사무실의 싸이코 #5. 똑똑하지만 혼자 일하는 사람

슬직살롱, 인간관계, 조직생활, 직장생활, 사회생활, 스타트업, 직장

제가 만나봤던 직장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좀 나눠볼까 합니다. 
굉장히 잘 생긴 친구였습니다. 
키도 컸고, 성격도 싹싹했죠. 
사람들과의 관계도 원만했고 농담도 곧잘 했기 때문에 처음 그 친구가 왔을 때 부서 분위기가 아주 밝아졌습니다. 
경력 3년 정도에 이직해온 그는 머리도 나쁘지 않아 보였고,  
회의 등에서 자기 의견도 큰 어려움없이 제시했었기 때문에 초기에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좀 이상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건 입사 후 몇 주가 지나 OJT 및 인수인계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혼자 수행할 일을 맡기면서부터 였습니다. 
경력직 4년차니 일상적인 업무 이외의 프로젝트 성격으로 떨어지는 일들 중 작은 것들은 혼자서 처리해야 할 연차였죠. 
그 직원의 문제는 합의된 내용과 다른 내용이 결과물로 나온다는 것이었습니다. 업무 집중력도 좋았고, 야근도 자발적으로 할 정도로 의욕도 높았는데, 이상하게 가져오는 결과물은 애초에 논의된 사항과 다른 내용 혹은 다른 방법론을 적용한 보고서였습니다. 

처음엔 이 조직에 처음와서 그런가보다 싶어 대수럽지 않게 넘겼는데, 여러 차례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다보니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었고, 이유가 짐작이 가더군요. 

그 친구는 단위 업무를 정해진 시간내에 끝내야하고, 자기는 경력직이기 때문에 혼자서 어떻게든 답을 찾아서 완결된 보고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던 겁니다. 
일을 준 상사에게는 물론이고 옆 동료에게도 주어진 업무 관련해서 물어보고나 의견을 구하는건 무능한 증표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물어보고 확인하는 과정을 업무 시작전에 하지 않고, 일단 회의 때 업무가 분장되어 주어지면 자기의 방법으로 그냥 '열심히' 했던 거지요. 

일이 왜 진행되어야 하고, 일의 audience가 누구고, 어떤 이해도와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지 고민하지 않고 그저 일 자체에만 매달려서 달려버렸으니 일의 결과가 나올 쯤에는 이미 시간도 한참 지났고, 무엇보다 혼자만의 방법으로 진행해버려서 수정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재작업을 해야 하는 경우가 반복된 겁니다. 

성격은 원만한데, 업무와 관련해서는 고집도 쎄고, 주변의 피드백에 대한 수용도 (영어로 번역한다면 Acceptance라고 쓰는게 맞겠습니다만, 타인의 의견을 받아들여 자기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아이디어에 반영해 성장시키는 능력이라는 점에서 저는 accommodation 이라는 표현이 좀 더 낫지 않나 생각합니다.) 가 낮아서 차츰 마이크로 매니지먼트를 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가져오는 결과물이 팀 전체에 필요한 결과가 아닌 것이 반복되면, 결국 원하는 걸 아주 세부적으로 지시하고, 과정과정마다 진행을 계속 체크하게 되니까요. 

문제해결력은 일을 진행시켜 결과를 만들어내는 능력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해결력의 시작은 일에 착수하기 전에 
그 일이 왜 의미가 있고, 정확히 어떤 결과가 나와야 하고, 결과를 내는 방법을 어떠해야 하는가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Why ' What ' How) 
그리고 문제해결력의 마지막은 만들어낸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겸허히 수용하고, 새로운 도전을 위한 자양분으로 삼는거죠. 
열심히 하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았던 직원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글쓴이 : 다니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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