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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Jun 03. 2018

눈 덮인 광활한 대자연이 폐쇄공포로 다가오는 스릴러

(노 스포일러) 영화 윈드리버 리뷰, 영화, 스릴러, 영화평

윈드리버, 눈 덮인 광활한 대자연이 폐쇄공포로 다가오는 웰메이드 스릴러  (평점 9.5/10)

어벤져스 시리즈의 두 영웅, 호크아이 '제레미 레너'와 스칼렛 위치 '엘리자베스 올슨'이 주연을 맡은 영화 윈드리버를 뒤늦게 봤다. 잘만든 스릴러라는 호평을 받은 작품인데, 타이밍을 놓쳐서 못보고 잊고 있다가 어젯밤 케이블TV에서 해준다는 것을 잽핑 중 우연히 알게 되어 볼 수 있었다. 호흡이 느린 영화인데도 도입부부터 확 붙잡더니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들면서 집중 시키더라. 역시 소문대로 윈드리버는 오랜만에 만나는 정말 잘만든 스릴러였다.



윈드리버는 두가지 버전이 있다고 하는데, 먼저 개봉한 것은 15세 등급에 런닝타임도 감독판 보다 길다고 하더라. 어제 본 버전은 윈드리버 감독판이라고 한다. 첫 개봉버전보다 오히려 런닝타임은 더 짧고 영화를 간결하게 만들었다고 하며 여러가지 새로운 장면들이 추가되었다고 한다. 감독판을 본 상황이라 원래 버전과의 비교는 어렵지만, 버릴 장면 없이 탄탄하게 엮어있어서 무슨 장면이 15세 버전에 없었는지 새삼 궁금하기는 하다. 일부 폭력과 섹스 장면이 더해진 것 같기는 한데 그것만은 아닌 듯 싶다.





영화 윈드리버를 보면 자꾸 영화 파고가 떠오른다. 새하얗게 쌓인 눈이 주요 배경이 되어서인데, 눈이 단순한 배경에 지나지 않고 주연배우와 같은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또다른 주연 역할을 해서이다. 눈 덮인 광활한 대자연 속에서 발견된 한 여인의 시체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단순한 강간 폭력 사건이 아니라 현재 미국 인디언들의 현실과 주요캐릭터들의 가정사까지 촘촘히 얽히면서 그 거대한 공간이 마치 꽉 막혀있는 듯 폐쇄공포로 느껴진다. 스토리 흐름상 작위적이고 자극적으로 일부러 굴곡을 만들지 않고 리얼하게 풀어낸 터라 'MSG 뿌려진 독한 스릴러'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심심할 수 있지만,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매장면 장면 촘촘히 심어놓은 디테일한 설정이 스토리와 치밀하게 붙어있는 것을 느끼면 왜 웰메이드 스릴러인지 이해하게 될 것이다. 주연인 제레미 레너와 엘리자베스 올슨의 호연은 어벤져스를 완벽하게 지워버릴 정도로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 영화 윈드리버의 엔딩이 너무 좋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가장 공평하다고 생각하는데 바로 그런 엔딩을 가지고 있어서 속이 뻥 뚫리는 듯 속시원한 쾌감을 준다. 나라도 그렇게 할 것 같다.



윈드 리버 감독판 (Wind River , 2017) 

감독 테일러 쉐리던 
출연 제레미 레너, 엘리자베스 올슨, 존 번달, 줄리아 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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