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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Jun 06. 2018

12주 교육 받은 예비창업가들의 최종결과를 좌우한 것은

스타트업, 스타트업 캠퍼스, 창업가, 사업

어제 하루종일 스타트업 캠퍼스 시그니쳐코스 4기 이노베이션랩 파이널PT가 진행되었다. 예비창업가들이 지난 12주 동안의 결과물을 발표하는 시간으로 이번에는 코치가 아니라 심사위원으로 참석... 지난 12주 동안 교육이나 코칭을 통해 옆에서 계속 봐주던 팀과 선수들을 이제는 평가해야 하는 '잔인한' 자리였다. 거의 30팀 가까이 되는 팀이 발표... 그 자리에서 든 생각의 단편들...


1. 12주 동안 교육하고 코칭하면서 선수들이 어떻게 얼마나 노력을 해왔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육성자'가 아니라 '평가자'로 위치를 바꿔야 하는 입장에서 감정이 섞이지 않도록 단속 또 단속했다. 나도 사람인지라 마음이 가서 잘했으면 하는 팀이나 선수들이 있다. 파이널PT라는 결과로 그 모든 것을 보여줘야만 하는데 잘 안풀리는 경우들을 보면 여러 심정이 교차한다.


2. 의지와 고집은 다른 것이다. 자신이 그 스타트업을, 창업을, 사업을 해야 하는 흔들림 없는 생각과 실제 추진하는 행동은 의지력이다. 고집은 자기 하고 싶은대로 하는데 남의 말을 듣지 않는 것이다. 예비창업가나 창업가들을 보면 이 둘을 혼동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항상 그렇듯 이번 결과를 봐도 명확하다. 사업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타인의 말에 귀기울여 깊게 고민하고 자기꺼로 다시 소화한 팀이나 선수들은 1-2주차시 하위권이었던 팀이나 선수들조차도 대부분 상위권으로 진입했다. 순위권에 못 든 팀들은 Best Improvement상이라도 주고 싶은 심정. 순위권 밖이라도 따로 챙겨줘야겠다.


3. 막판 2주 각 코치들이 파이널PT 발표 준비를 위해 팀들을 나눠서 맡았다. 원래 예정에 없던 집중밀착코칭을 진행했는데, 당연히 이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팀들과 아닌 팀들이 있었다. 절반 정도는 참여, 나머지는 알아서 하겠다고 미참. 결과는 당연히 집중코칭을 받고 하나하나 수용한 팀들은 파이널PT시 월등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보여줬다. 자기가 무슨 말을 할 지 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에게 무엇을 어떻게 전달할 지인데, 이 부분에 촛점을 맞춰서 발표자료구성부터 발표스킬과 연습을 한 팀들은 자신이 의도한대로 상대방의 호기심과 이해 그리고 설득을 가져왔다. 오히려 사업아이템과 비즈니스모델이 그 자체보다 더 포장되어 보일 정도라 심사하면서 공정성이 흔들리지 않도록 주의했을 정도. 하지만 육성자 입장에서는 정말 뿌듯했다. 역시나 Best Improvement상을 주고 싶었을 정도~


4. 언제나 그렇듯 심사는 쉬우면서도 어렵다. 최상위팀들은 1차 평가만으로도 워낙 명확해서 심사자들 간에 이견이 없다. 언제나 그렇듯 그 팀들을 빼고나면 순위권 자리가 여전히 남게 되고 그 자리는 차상위팀들 중에 선발하게 된다. 문제는 순위권 자리보다 차상위권들 수가 훨씬 많다. 심사자들이 모두 모여 열뜬 토론을 하는 2차 평가 시간 대부분은 차상위팀들 중에 순위권에 어느 팀을 올리느냐가 차지한다. 어차피 인생은 경쟁과 평가를 피할 수 없고 순위 역시 그렇다. 이 단계가 되면 사업아이템, 팀, 그리고 각 선수 등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해서 360도로 평가한다. 사업아이템과 모델 수준은 비슷하기 때문에 장점 보다는 단점, 즉 결격사유를 논의하게 된다.


5. 의지와 노력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물론 평가하면서 12주 동안 24시간 주 7일 붙어있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엄청나게 노력했음에도 결과가 안좋을 수 있다, 또한 그 반대의 경우도 생길 수는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인정하는 노력, 즉 혼자만의 생각으로 하는 시간과 에너지를 쓸데없는데 들이는 노력 말고 정말 필요하고 해야하는데 들이는 의미 있는 노력은 결과물에 반영되고 팀이나 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기본적인 조건이다. 그렇게 한다고 무조건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안하면 성공할 기회는 없다.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은 '의지'다. 아무리 괜찮아 보이는 아이템도 팀이나 선수의 의지가 약해보이면 아무도, 어디에서도 돕지 않는다. 의지와 노력은 필수다.


6. 팀웍은 속일 수 없다. 1인팀들도 있기는 하지만 1인팀조차도 절반 이상은 외부 팀원이라도 있다. 스타트업, 창업은 사실상 혼자할 수 없다. 당연히 1인팀과 다인팀의 추진력은 비교할 수 없다. 다인팀의 경우, 팀웍을 중요시 한다. 팀웍이 안좋으면 결과가 안좋다. 지금 당장은 결과가 좋아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문제가 생긴다. 팀웍, 정말 중요하다. 팀원끼리 친하고 끈끈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서로 믿고 일을 할 수 있는 조합과 호흡이다.


7. 인성과 태도, 자세가 중요하다. 당장 눈 앞의 파이널PT 시에도 대부분의 경우 티가 난다. 결과물이나 전달시 드러난다. 하지만 짧은 시간이다 보니 놓치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이 부분은 12주 간 어떻게 생활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인성과 태도, 자세가 엉망이라도 사업은 잘되고 성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단언컨데 명확한 것은 장기적으로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성장하지는 못한다. (간간히 예외는 분명히 있다는 것도 인정한다)


의지, 인성과 태도, 자세, 열린 마음, 그저 당연히 떠있는 좋은 소리지만, 생각 보다 이 부분이 반짝이는 아이디어나 똑똑함 보다 중요하다. 그런 사람들은 뭘해도 해낼 거라는 믿음을 주고 주위사람들이 도와주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못해낼 것이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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