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창업, 코칭
오늘 스타트업 창업 2년차인 한 업체 요청으로 코칭을 했다가 꽤나 큰 충격을 받았다. 유명한 스타트업 창업기관 출신에 인큐베이팅은 물론 엑셀러레이팅에 큰 투자까지 유치하고, 실리콘밸리까지 가서 인정 받고 온 스타트업이었는데, 다른 코치님 부탁으로 그 회사가 지금 방향을 제대로 못잡고 있다고 해서 코칭을 하게 되었다. 그 정도 되면 코칭이나 교육도 지긋지긋하게 받았고 (찾아온 그 회사 대표 역시 그렇게 이야기하더라), 서비스 런칭까지 한 스타트업이 왜 나를 찾을까 싶었었다.
그렇게 화려한 이력을 쌓고 투자와 엑셀러레이팅까지 받으며 서비스 런칭을 했는데 시장과 고객 반응이 싸늘해서 찾아왔다고 하더라. 그래서 한땀한땀 상황을 짚어봤는데...
충격 받은 건, 그 서비스가 들어갈 시장도 추상적이고, 타겟은 붕 떠있고, 당연히 고객의 Needs와 고객에게 제공할 가치 정의 조차 되어 있지 않았다. 설마 싶어서 앞선 교육이나 코칭 단계에서 이걸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이제까지 겪은 코치와 투자자, 인큐베이터와 엑셀러레이터도 원래 그 사업이 들어가려는 시장과 고객은 명확하게 나누고 정의할 수 없으니 그냥 그렇게 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건 뭔 dog소리야???? 그거 없이 어떻게 사업을 해???) 그러니 이 스타트업은 그저 그 서비스를 만들어서 내놓기에만 집중하다 보니 좋은 아이템임에도 철저히 공급자 마인드로만 만들어져있더라... 그러니 시장 진입도 어렵고 고객은 외면하는 것이 인지상정! 그래서 다시 사업모델과 서비스를 피봇팅하고 있고 그래서 나를 찾아왔다더라...
대신 각종 기술과 알고리즘, 사업모델 등에 대한 특허와 기술보호만 잔뜩 걸어놓았는데, 딱 봐도 그들을 지원하고 있는 곳들에서는 이 스타트업을 자기들 포트폴리오의 하나로 삼아서 유사한 서비스가 나오거나 유사한 서비스 시장이 저절로 열리면 그때 활용하려는 목적이 더 크지 않나 의심스럽더라.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시간내에서 최대한 많이 해주긴 했는데, 참 안타깝더라... 일단 이런 코칭은 처음 받아봤다면서 망치로 뒷통수 세게 맞은 기분이 든다면서 가기는 했는데, 잘 고민해서 잘 풀어나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