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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Jul 29. 2018

도저히 이건 영화라고 인정할 수 없는 수준의 망작

(노 스포일러) 영화 인랑 리뷰, 인랑, 강동원, 한효주, 정우성

인랑, 도저히 이건 영화라고 인정할 수 없는 수준의 망작   (평점 2/10)

영화 인랑이 제작되고 개봉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아예 기대감이 없었다. 일본 애니메이션 원작 인랑을 보지는 못했기 때문에 원작과 비교할 일도 없고 영화 자체의 완성도만 높으면 영화 자체만으로 느끼고 평가하게 될 것이라 기대할 만도 했다. 더구나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몇몇 이미지컷의 기억도 선명했는데 포스터나 스틸컷은 그 이미지를 제대로 실사로 표현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 나랑 김지운 감독 작품은 캐미가 잘 안맞아왔기 때문에 기대를 하지 않았다. 김지운 감독 영화 중에 그나마 '밀정' 정도만 그럭저럭 볼 만 했고, 나머지는 그저 이미지만 둥둥 떠다니는 분위기에 도저히 영화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지운 감독 영화들이 평가도 좋고 흥행도 성공했었으니 이건 김지운 감독의 문제라기 보다는 철저히 나와 캐미가 안맞았을 뿐이다. 여기에 포스터나 스틸컷들과 달리 예고편을 봐도 전혀 감흥이 안생겼으니 기대를 할 이유가 없었다. 믿고 보는 강동원과 한효주, 김무열이 나온다는 정도만이 기대할 포인트였다.



그러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영화 인랑을 봤다. 영화가 공개된 이후 정식 개봉까지 더해서 최악의 평가가 돌고 있었지만, 어차피 다른 사람들의 평가는 그들의 평가일 뿐 좋아하는 배우들과 인상적인 몇몇 이미지컷들이 호기심에 불을 지폈고 다 필요없고 인상적인 액션장면 한 두개라도 있으면 성공이라는 심정으로 영화관에 갔다. 며칠전에 본 영화 마녀도 라스트 장면들 때문에, 영화 악녀 역시 몇몇 액션장면 때문에 다 엉망이고 지루하지만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영화 인랑도 그럴거라는 기대를 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영화 인랑을 보고 경악했다. 스토리는 좀처럼 촘촘히 연결되지 않고 어수선하게 펼쳐져서 정돈이 하나도 되지 않았고, 캐릭터들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영화의 모든 지점에서 "왜? (Why?)"라는 질문은 빠지고 '그냥' 이야기가 전개되고 행동한다. 영화를 보는내내 "왜?"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으니 집중이 안되는게 당연하다. 논리적인 전개도 엉망이니, 당연히 캐릭터들의 감정선은 애초에 날아가버렸고, 캐릭터들 간의 시너지와 캐미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 김지운 감독 영화와 내가 안맞는 지점이 캐릭터들과의 감정적 공감대 형성이나 이야기 몰입이 안된다는 점이었는데 이번에는 그 극점에 달했다. 그냥 정성들여 만든 예쁜 화면들 이어서 보는 기분이랄까? 스토리라인은 특히 아쉬웠는데, 스토리 자체가 엉망이 아니라 좋은 소재를 제대로 스토리로 풀어내지 못했다는 점 때문이다. 각 집단의 이해관계가 부딪히고, 각 캐릭터들이 끊임없이 충돌하는 훌륭한 이야기를 이야기 보다 '이미지'가 앞서다 보니 전혀 살리지 못하고 겉돌고 난데없기만 당혹스런 반전(?)만 이어진다. 영화를 만들 때 이야기를 신경쓰지 않고 원작 인랑의 인상적인 몇몇 장면이나 컷을 어떻게 하면 실사로 재현할 수 있을까만 신경 쓴 느낌이다. 정작 미리 설명하거나 미리 분위기를 잡거나 미리 밑밥을 충분히 깔았어야 하는 것들은 하나도 하지 않았다. SF 이전에 액션스릴러라는 장르적 이해가 전혀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갑자기 '인랑'을 이야기하면서 강동원 솔로 액션이 펼쳐지는 후반부 액션이 나오기 시작하면 당혹스러움이 극한이 된다. 천하무적 강동원을 보고 있자면 특히나 더 드는 생각이... 희대의 괴작이자 망작인 로보캅 3편에 비견할 만하다. 아니 최소한 로보캅 3편은 유치하지만 이야기가 말은 되었고 캐릭터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이해는 되었다.



멋진 강동원과 예쁜 한효주를 스크린에 보여준다는 것만으로는 아무 소용 없다. 그마저도 강동원이랑 한효주가 못생겨 보일 때도 있다. 여기에 정우성, 김무열, 한예리, 최민호, 허준호 등 미친 캐스팅을 동원하고도 영화 인랑은 배우들을 쓸데 없이 소모해버리기만 했다. 어떤 캐릭터도 기억에 남지 않을 정도다. 이런 미친 캐스팅을 가지고도 영화가 성공할 수 없다는게 더 신기할 따름이다.



유일한 장점이라면, 한국 사람들에게 특히 서울 사람들에게 익숙한 장소들이 액션장면의 배경이 되었다는 정도다. 잘 알고 있는 곳에서 펼쳐지는 액션 장면은 현실과 판타지를 깨는 효과를 발휘한다. 하지만 그 액션장면들조차도 연출이 뛰어나지 않아서 인상적이지는 않다.

보는내내 지루하고 당혹스럽고 언제 끝나나 잡념만 드는 영화가 인랑이다. 쿨하게 패스하길! 그나마 평점 2점은 익숙한 서울 배경이라는 점과 멋지거나 연기잘하는 배우들을(그렇다고 여기서 연기를 한 건 아니지만) 실컷 봤다는 걸로 고민해서 2점이나 줬다.



※ 영화를 보면서 엉뚱한 생각을 했는데, 영화에 나오는 배우 허준호가 강동원 보다 '인랑'에 훨씬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허준호가 젊었다면, 그가 정돈된 스토리의 인랑에 주인공이었다면 인랑의 입체적 감정선을 제대로 표현했지 않았을까? 강동원과 정우성, 김무열까지 영화 인랑에서 한 두가지 표정이랑 연기로만 런닝타임 내내 나왔는데 말이다, 멋지게 인상쓰거나 소리 지르거나.
 


인랑 (人狼 , 2018) 

감독 김지운 
출연 강동원, 한효주, 정우성, 김무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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