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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Aug 07. 2016

수어사이드 스쿼드, 알고 보니 결국엔 착한 애들이었어!

(노 스포일러) 수어사이드 스쿼드 영화 리뷰, 영화, DC, 할리퀸

수어사이드 스쿼드, 알고 보니 결국엔 착한 애들이었어! (평점 7.5/10)


올해 초기대작 중 하나가 수어사이드 스쿼드였는데, 연초 엄청난 분량의 재촬영 소식과 시사 및 개봉 직후 혹평으로 기대감을 한껏 낮추고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보게 되었다. (동대문 메가박스 M관) 빌런(악당)들이 한팀이 되어 또다른 악과 싸운다는 설정에 대해 관객이 기대했던 부분을 철저하게 배신한다는 점에서 실망스러운 건 사실이었다. 올해 메가힛트를 친 데드풀의 쿨함을 기대했지만, 생각보다 영화는 쿨하지 않고, 아니 쿨한 척을 하고자 했고, 결국에는 이 녀석들이 악당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꽤나 인간적이었다. 알고 보니 결국엔 착한 애들이었다?!??? 하지만 기대를 낮추고 봐서인지 영화 자체는 재미있었다. 어벤져스와 같은 전형적인 단체 히어로물 정도로 생각하면 기본적인 재미는 갖추고 있다.


수어사이드 스쿼드, 영화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간단히 각 캐릭터를 소개하고 한 팀으로 모이는 과정까지는 기대한대로 쿨하고 이런 악한들이나 미친X들을 효과적으로 보여줘서 기대치를 한껏 올려놓는다. 문제는 모아놓고 나니, 주요 캐릭터들 각자가 가지고 있는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구구절절한 사연을 바탕으로 한팀을 이루게 해서 또다른 악당과 대적하게 만드는데 그 바람에 앞서 쌓아놓은 멋진 분위기를 순식간에 사라져버린다. 그리고 중간중간 듬성듬성 빠진 이야기나 장면이 확연히 티가 나거나 캐릭터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까지 맞닥뜨리게 되면, 처음 시나리오도 그렇지만 그 보다는 재촬영을 하면서 영화를 완전히 새로 만들어 억지로 붙여놓은게 아닐까 의심이 된다. 하물여 할리퀸 마저도 영화 후반부부터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된 정도이니 말 다했다. 영화 앞부분과 뒷부분 다른 사람처럼 느껴진다. 몇년 전에 한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 역시 악당들을 모아서 사건을 해결한다는 똑같은 소재를 다뤘었던만큼 비교할 수 밖에 없다. 관객이 원했던 것은 나쁜 녀석들에 더 가깝지 않았을까 한다. 각 악당들의 약점을 빌미로 각자의 이해관계를 교묘하게 이용해서 악당들을 다루는 방식이 훨씬 더 쿨했을거다. 또한 중후반부 시도때도 없이 끼여드는 각 캐릭터의 사연이 흐름을 자꾸 끊어놓고, 개성적인 캐릭터들을 모아놓았음에도 캐릭터들의 매력을 한껏 살리지도 못한다. 수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해도 각각을 또렷하게 살리면서 이야기를 풀어간 어벤져스는 역시 대단한 영화였음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된다.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윌 스미스 주연 영화처럼 느껴지고, '할리퀸' 마고 로비의 강력한 존재감과 매력이 영화를 지탱한다. DC의 전작 '배트맨 대 슈퍼맨'과 똑같은 전철을 밟은게 수어사이드 스쿼드이다.


하지만 악당들이 모여서 악당스럽게 사건을 해결하는 쿨함을 포기하고, 즉 데드풀이나 킥에스 같은 기대감을 버리면, 화려한 캐릭터들과 생각보다 굴곡이 있는 스토리(악당의 악당이 조금 의외로 시작한다, 물론 악당의 존재감이 강하지 않고 끝에 너무 벌려놓아 당혹스럽기는 하지만), 의외의 규모감과 액션으로 여름 블록버스터로서의 기본 이상의 재미는 보장한다. 어쩌면 그냥 아무 것도 모르는 일반관객들은 편안하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지만, 그렇게 무난하게 다듬어서 개성이 사라졌으니 일반관객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까도 싶다.



캐릭터의 매력으로는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 원더우먼 만 기억이 나듯이,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는 할리퀸만이 독보적 매력과 아우라로 영화 전체를 잡아먹었다. 윌 스미스는 보는내내 악당이 맞나 싶으나, 도무지 나이를 전혀 먹지 않는 듯한 방부제 외모와 근육만 보이고, 조커는 의외로 분량도 적고 기대보다는 카리스마가 약해서 쿨한 분장과 나쁘지 않은 연기력이었지만 잭 니콜슨 조커와 히스 레저 조커가 그리웠다.



* 영화 전반을 장식하는 각종 다양한 음악들은 정말 최고다. 영화라기 보다는 화려하고 긴 뮤직비디오를 본 기분이 들 정도이다.


* 영화 끝나고 엔딩크레딧 중간에 쿠키 하나가 삽입되어 있는데, 예상할만한 쿠키이기는 하지만 다음 DC작품들을 위해 의미있는 쿠키가 있으니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뭐~ 그렇다고 안봐도 크게 손해 볼만한 쿠키는 아니다.



수어사이드 스쿼드 (Suicide Squad, 2016)

감독 데이비드 에이어

출연 윌 스미스, 자레드 레토, 마고 로비, 스콧 이스트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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