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집착, 고독에 대한 이야기... NOT 우주영화

(노 스포일러) 영화 퍼스트맨 리뷰, 우주, 영화평, 라라랜드, 위플래쉬

by 강재상 Alex

퍼스트맨, 불안과 집착, 고독에 대한 이야기... NOT 우주영화 (평점 9.5/10)

- 영화 퍼스트맨 CGV천호 아이맥스2D 관람 -



영화 퍼스트맨은

주제 도전, 소재 우주, 감독과 배우 최애 감독과 배우,
감독은 위플래쉬와 라라랜드, 배우는 드라이버, 라라랜드, 블레이드러너 2049 주인공...
모든게 완벽하게 내 취향이라 도저히 안볼 수가 없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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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정말 묵직하고 멋진 영화였다. 감독이 앞서 위플래쉬와 라라랜드를 만든 이유가 궁극적으로 영화 퍼스트맨을 만들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 두편이 보여줬던 인상깊은 요소들이 이 영화 하나에 다 담겨있다. 주인공과 조연들의 감정선을 그대로 공감하며 쓸쓸한 여행에 동참한 기분이다. 영화가 영화스럽지 않게 인간보다도 더욱 인간적인 면을 갖고 있어서 그 점이 오히려 멋지게 느껴졌다. 그냥 사람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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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화 퍼스트맨은 흥행에서는 절대 성공하지 못할 것 같다.

철저히 관객을 배신하기 때문이다.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온갖 고난을 겪으며 마침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에 발을 딪는 영웅스토리에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기대한다면 철저히 피해간다. 영화 퍼스트맨 속 우주는 대부분 주인공의 시선으로 우주선 안에서 바라보는 것이 대부분이며, 주인공 시야를 벗어난 우주는 영화 클라이막스인 달착륙 후에야 잠시 나오지만 그 우주는 착륙지점 지명처럼 그저 '고요한 바다'이다. 우주선은 우주로 나가 달에 가는 동경과 희망의 대상이 아니라 극복해야 하는 빌런처럼 나오며, 우주선 역시 주인공의 시선 아니면 매우 근접촬영한 것이 대부분이다. 시야가 철저히 주인공 관점이라 숨막히게 갑갑하다. 액션과 어드벤쳐 요소로 즐길거리 혹은 볼거리로 우주와 우주선은 단 1%도 허락되지 않는다. 철저히 주인공을 중심으로 '배경' 들러리로만 활용된다. 심하게 말하면 배경인 우주를 다른 것으로 대체해도 영화진행에 전혀 무리가 없을 정도다. 영화 그래비티, 인터스텔라, 스페이스 오딧세이, 하물며 이제까지 나온 우주 소재 영화들 중 가장 리얼리티를 살렸다는 평을 받는 아폴로13, 마션 보다도 더 무미건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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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역시 영웅과 거리가 멀다. 피폐한 정신에 불안과 집착, 광기가 도전과 열정을 넘어선다. 그가 우주인이 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고 고생을 하지만, 그게 극복해서 승리할 목표 때문이라기 보다 현실의 고통을 잊기 위해 '달'이란 존재에 매달리기 위함이다. 오히려 그로 인해 주위사람, 특히 부인과 가족이 고통을 받는다. 주인공에게 공감을 하게 되지만, 그의 광기어린 집착은 병적으로 느껴진다. 보고 있으면 함께 우울해질 정도로 말이다. 또한 미국과 소련의 우주 경쟁 속에서 희생되어 가는 우주인들과 그 당시 사회를 객관적으로 바라본 시선까지 더하면 영화는 더 가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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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엔딩 드디어 달에 도착해서 첫발을 내딪을 때, 처음으로 화면비가 아이맥스용으로 바뀌며 화면을 꽉 채우고 영화가 정점에 오르는 순간조차도 기대만큼 아주 극적이지는 않다. 주인공의 온갖 고생과 수많은 희생자가 깔려있기는 하지만 그렇게해서 얻은게 무언인지에 대해 차가운 시선이 함께 하고 주인공이 달에 간 목적은 '다른 것'에 있었기 때문인 듯하다. 오히려 달에 발을 내딪는 장면 보다 다른 목적을 위해 하는 다른 행동에 방점을 찍는다. 그 이후에도 이제 주인공의 고독과 불안감이 사라질까 그 마저도 확실하게 마무리 짓지 않는다.


한 상처받은 영혼의 집착을 차갑고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만들어

관객을 우울하고 불안하고 갑갑하게 만드는 영화가 퍼스트맨이다. 그 분위기에 동참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만족을, 아니면 당황할 것이다. 런닝타임도 길고 진행도 느려서 당황한 사람은 더욱 난감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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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적 워낙 우주를 좋아해서 집에 우주도전사를 다룬 'LIFE IN SPACE'라는 양장본책도 있는데 다시 꺼내봐야할 것 같다. 그 책에 담긴 사진들 그대로 그 질감까지 영화가 녹여냈다.



※ 아이맥스의 위력은 오히려 스크린 보다 사운드 때문이다. 주인공이 시험비행체나 우주선에서 느끼는 두려움과 공포를 섬세하고 강력한 사운드가 생생하게 체험하도록 만들어준다. 반면에 앞서 이야기한대로 주인공 시선으로 묶여있는 장면들이 대부분이라 우주를 거대한 스크린으로 간접체험할 거라는 기대는 아예 접어야 한다. 엔딩에 딱 한번 화면비가 바뀌며 아이맥스 비율로 화면을 꽉 채운다, 주인공이 달에 착륙해서 밖으로 나가면서부터 잠시... 하지만 우주의 경이로움 보다는 고요와 정적을 위함이다. 즉, 아이맥스로 인한 시각적 쾌감은 아예 없다고 생각하는게 마음 편하다.




퍼스트맨 (First Man , 2018)

감독 데미안 셔젤
출연 라이언 고슬링, 클레어 포이, 제이슨 클락, 카일 챈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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