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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Aug 27. 2016

라이트 아웃, 오랜만에 만나는 진정 무섭고 깔끔한 공포

(노 스포일러) 영화 라이트 아웃 리뷰, 영화리뷰, 영화, 공포영화

라이트 아웃, 오랜만에 만나는 진정 무서운 깔끔한 공포영화! (평점 9/10)


각종 단편영화제에서 휩쓴 영화의 원작 단편영화 라이트 아웃을 보고 (제목이 동일함), 불이 꺼졌을 때만 보이는 귀신이라는 반짝이고 탁월한 아이디어와 심장 쫄깃쫄깃하게 만드는 연출에 홀딱 빠졌었다. 그런데 그 단편을 장편 영화 라이트 아웃으로 만든다고 해서 기대를 안할 수가 없었다. 불을 켜고 끌 때 두 가지 상황, 즉 빛이 있을 때와 없을 때 두 가지 상황에 따라 보였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귀신이라는 핵심 아이디어를 장편 라이트 아웃에도 그대로 가져와서 영화를 제작한 것! 



괜찮은 단편영화를 장편영화로 만들 때 대개 영화의 호흡이 길어져서 늘어질 수 밖에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장편영화는 아이디어만으로는 안되기 때문에 전체를 관통하는 주요스토리 기둥을 만들어야 하고 사이사이 구구절절 사연도 넣어야 하고 기승전결 긴 템포에 맞춰서 논리적으로 연결을 하다보면 거의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당연히 라이트 아웃도 그 운명은 피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만은 기대감을 낮췄었다. 아~ 그런데 장편으로 바뀐 라이트 아웃은 영악했다! 불과 3분도 안되는 단편영화의 아이디어 뿐만 아니라 그 쫄깃한 긴장감과 터질듯한 냉기를 장편영화에 그대로 이식한 동시에 마치 원작 단편영화 같은 리듬감까지 가졌다. 캐릭터들의 이야기는 꼭 필요한 정도로만 최소화해서 담았고,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귀신의 사연(?)은 대부분 이런 영화들이 그 사연을 쫓으며 시간을 때우는데 라이트 아웃은 과감하게 생략하고 단도직입적으로 몇번 보여주면서 끝내버린다. 그렇게 확보한 속도감과 시간을 주인공들과 등장인물들의 귀신과의 소름끼치는 대면과 접촉으로 채운다. 관객을 철저하게 캐릭터들로 이입시키고 장소와 상황에 빠뜨려서 함께 경험하는 듯 착각하게 만든다. 임팩트 있는 오프닝에 이어 초중반부 켜켜이 긴장감을 수시로 쌓으며 사람 신경을 팍팍 긁어놓다가, 모든 비밀을 일찍 풀고서 작은 반전까지 더하면서 이제 다 이야기했으니 본격적으로 놀아볼까 하는 심정으로 완전히 몰아친다! 보통 공포영화를 영화관에서 상영하면 일부 관객들이 비명소리를 지르거나 움찔움찔 움직이거나 각자 공포영화를 즐기는 별의별 소리들이 나기 마련인데, 영화 라이트 아웃은 숨소리조차 잘 안들렸다. 정말 무서우면 소리도 못지른다.



군더더기 하나 없이 깔끔하게 연출한 것도 정말 마음에 들었다. 그 무엇하나 설명이 길지 않고 필요한 정보만 주고 뭔가 더 보여주거나 숨기지도 않고 모든 것을 필요한만큼만 보여준다. 과하게 잔인한 장면도 없음에도 어떤 잔인한 영화보다도 무섭다. 오버하는 것 없이 선을 지키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라이트 아웃이 증명한다!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 된 공포영화를 만나서 기분이 너무 좋다! 몇년만에 제대로 심장 쫄깃쫄깃 터질 뻔했다!


※ 오프닝 장면에 비서 한명이 나와서 귀신을 먼저 경험하는데 얼굴이 익숙해서 누군가 계속 생각을 했었다. 딱 떠오른게 단편영화 라이트 아웃의 여자주인공 같았는데, 찾아보니 그녀가 맞다. 아~ 감독, 이 센스쟁이! 이 감독을 앞으로 주목해서 봐야겠다. 연출실력이 장난아니다.


※ 아~ 그리고 요즘 우리나라나 해외나 아역들이 왜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건지... 라이트 아웃의 남자아역의 공포에 질린 연기에 완전 현혹당했다!



라이트 아웃 (Lights Out, 2016) 


감독 데이비드 F. 샌드버그 

출연 테레사 팔머, 알리시아 벨라-베일리, 가브리엘 베이트먼, 알렉산더 디퍼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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