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요. 당신을 버리는게 아니라 어른의 대화를 배우는 거예요
이 이야기는 픽션입니다. 글을 읽으면서 누군가가 떠오르신다면 그건 우연의 일치입니다.
출근 시간 또는 근무 중,
A과장은 오늘도 회사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사온다
그런 그를 보며 누군가는 눈빛을 교환하며 웃고, 누군가는 끌끌 대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잠깐 커피 사오는게 어때서?
남자 후배랑 커피를 사마시는 일은 없냐고?
사람들 눈에는 그런 장면이 안 띈다. 신기하게.
그게 편견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걔는 왜 늘 어린 여직원들하고만 커피 마셔?
모니터 너머로 보이는 그와 그녀를 보며 A부장이 옆 자리 차장에게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을 걸었다
"어린 직원들하고 말이 잘 통한다고 생각하나봐요."
“쟤 맨날 남자 후배들 갈구는 애 아니냐?”
“네. 여직원들하곤 또 잘 지내던데요.“
그의 말에 대답하는 부장.
대수롭지 않다는 듯 고개를 돌리며.
참나. 남자 직원들이 말 안들어주니까,
어린 여직원들한테 저러고 있겠지.
자기가 아직도 20대인줄아나.
헉. 다시 생각해봐도 너무 무서운 발언.
너무 폭력적인 사고라고 생각하는 나지만,
이렇게 그를 평가하는 사람이 제법 됐다.
왜 이러는걸까?
상명하복의 군대 문화를 겪은 남자들은,
사회 연령이 늘어나며 한 가지를 뚜렷이 배운다.
경청할만하다는 기준. 여러가지가 있지만, 아마 이 정도의 범위 내에는 포함 되리라.
업무능력과 커리어가 좋아서 배울 점이 많거나
회사에서 굉장히 인맥이 좋아 내 평판을 좌우하거나
부동산, 주식 등 투자 지식과 경력이 풍부하거나
그냥 사람 자체가 좋아서 믿고 따르게되거나
사실 아무리 사회가 진화하고 인식이 발달해도,
수컷들의 야생 생태계는 변하지 않는다.
과거 직장인은 업무 능력외에 자랑할건 주량정도였다
10시까지 일하고 새벽까지 회식 자리에서 버티고,
다음날 6시에 기상하여 멀쩡한 컨디션으로
사무실에 앉아있는 “퍼펙트맨”이 되어야했다
이제는 자랑할 것들이 더 다양해졌다
쉽게 떠오르는 것들만 나열하자면,
커리어 관리와 이직 경력(전 직장 간판)
졸업한 고등학교
타는 차와 장착한 브랜드
재테크 노하우와 성과
소유한 아파트의 동네와 브랜드
기타 부동산 등 재산 여부
그렇다. 모든게 회사가 차지하던 포지션을, 이젠 “개인이 잘 살아남는 법”으로 대체됐다
물론 이 모든걸 상쇄할 수 있는 한가지는 있다
이런 사람을, 누가 싫어하겠는가?
시끄러운 빈수레 같은 40대 남자가
어리고 잘생긴 남자 직원들을 시기하고,
본인보다 경험적은 후배들을 무시하면서
유독 여직원들에게만 잘해주니까
더이상 우리는 20대랑 감성이 맞는 사람이 아니다.
복학생의 군대 얘기를 싫어하듯,
우리도 신입 시절 과차장님들의 라떼 스토리를 “참고 들어왔지“ 않나. 즐긴게 아니었다. 결코.
제일 좋은건 업무 이야기 외에
아무 이야기도 안하는거다. 진짜다.
만에 하나, 일이든 사적인 질문이든 후배가 먼저 물어보면 담백하게 1절만 대답하자.
본인이 자신있는 부동산 재테크라도 해도, 더 들어줘야지 더 말해주지는 말자. 그게 좋다.
딱 다섯번만 이렇게 해보자.
질문 받고 한줄로 대답하고
대답하고 5초만 다른 말 참고
또 물어보면 또 한 줄로 대답하고
그리고나면 감사하다고 말하고 돌아서 간다
거기다데고 첨언하지말고 인사하고 고개 돌려라
뭐 이렇게까지 하냐고? 20대 때 좋아하는 여학생에게 고백하려고,
말도 안되는 인터넷 게시글 뒤져가고 책 보면서 밀당하던 노력의 10분의 1만 투자해보자.
이것 또한 무시할게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이다.
“스몰토크 강박“으로 고생하는 분들, 애쓰지 않아도
회사는 잘 돌아간다는 위로를 받고 싶다면 아래 글을 추천 드립니다.
https://brunch.co.kr/@alexkidd/232
얘기가 잘 통하는게 아니다. 나이가 많고 선배니까 들어주는거다.
당신과 내가 20대 신입 시절 했듯이, 관심있는 것처럼 사회 에너지를 쓰는거다
아직도 본인이 20대 감성을 가지고 있어서,
동년배의 사람들에게서 얻지 못하는
공감이 필요하다고 착각하는건 아닌가?
아니다.
당신이 가진 적은 20대 감성이 아니라,
“당신의 얘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공허함"이다.
근데 한번 더 생각해보면 어떨까?
회사 사람들하고 사담 하는게 좋으면 동기들이나 선배들이 있는데,
굳이 왜 10살 넘게 어린 친구들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눠야하는가?
(일하다가 한두마디 더 하는게 아니면 말이다)
같은 공간에 있다고 같은 생각을, 감성을 갖고 있는게 아니라는 말이다.
일하러 온 회사에서, 우리가 업무적으로 관계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딱 하나다.
물어보는 후배들에게 업무를 알려주고, 거기서 더 나가지 않는 일.
몇 년 더 살았다고 굳이 조언 같은 것 주지 말자.
진짜 필요하면 알아서, 따로, 깊이 물어보더라.
요즘 내가 되뇌이는 말이 하나 있다.
나이가 들수록, 더 깊은 관계를 만들기보다
실수를 하나라도 하지 않으려 노력해야 한다.
Mind the gap. 좋은 말이다.
유유히 너와 나의 갭을 가져가며, 우리가 지킬 것을 지키자.
이제 그 힘든 면류관을 벗고, 당신의 길을 가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