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 업무의 숙명
공공기관 홍보 담당자로서, 매년 새로운(?) 홍보를 기획하고 파트너사를 공모하여 운영한다.
매년 새로운 SNS 와 홍보 기획을 하고
팀장님부터 대표님까지 보고하여 설득 후
과업지시서를 세세하게 작성한 뒤
입찰을 통해 투명하게 운영 용역사를 선발한다
짧게는 7개월, 길게는 10개월 함께 일하고
회계 년도가 바뀌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이다
우리는 세금으로 운영 되는 기관이기에 우리가 원하는 파트너사를 임의로 정할 수 없다. 공정하게 외부 심사를 통해서 선발 되는 것이다. 그렇게 만나게 되는 파트너사에게 언제나 최선을 다하려 노력한다. 내가 진심을 보여야 그들도 진심을 다 할 것이므로.
오늘, 작년에 만난 SNS 운영사 결과보고를 끝으로 홍보팀에서 네번째 파트너사와의 만남을 맺었다. 내가 발주하고 PM이 되었던 프로젝트로는 두번째 기업이었다.
많은 말이 떠오르고 많은 감상이 벅차오르지만-
우리 회사와 파트너사의 사람들 모두 포함이다
지지부진한걸 워낙 싫어하고 직관적인걸 좋아하는데, 빠르게 결정하고 진행하면서 피봇을 하는 업무 성향을 좋게 봐주셨던 파트너도 있으셨고,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를 함께 해결해준 파트너도 있었다
첫 PM이던 ‘24년 용역 발표 심사 날, 팀원들 다같이 스벅에 커피사러 가서 두손을 모아 기도하는 모습을 찍어주면서 호탕하게 웃던 순간도 기억나고-
대내외적으로 너무 많은 지시와 이해 갈등에 껴서 속이 까맣게 탄 채 시작한 25년 용역 심사에선 감사할만큼 쟁쟁한 제안들을 바라보며, 이런 사람들과 조금 더 홍보 업무를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기대를 갖게되기도 했다
물론 기관 홍보는 기획과 개인기만으로 할 수 있는게 아니다. 가져온 제안의 절반이라도 계약 기간 내 성공하면 그만한게 없을 정도다.
결국, 처음 홍보팀에 모인 4년전 멤버는 모두 떠나고 나 홀로 자리에 남아 한해 더 홍보를 하게 됐다
처음 홍보팀에 왔을 때 있던 원년 멤버를 보며, 이 친구들은 홍보가 그만큼 집중되는 일이 아닌데 정말 열심이네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제는 누군가에게 나를 보면 그 친구를 보는 것 같다는 말을 듣고 있다.(난 그걸 큰 칭찬으로 받아들이고 있음)
그만큼 진심이고, 절실한 마음이 크다.
이건 내가 가장 고민하는 내 일이니까.
누군가에게 나를 소개할 때 내 브런치를 같이 보내 드린다. 내 업무에 대해 내가 얼마나 진심인지, 내 깊이는 어떤지에 대해서 알려드리는 마음이다.
홍보만 해서 어쩌냐는 감사한 걱정은 몇번이고 들어도 괜찮다. 나 또한 그 고민과 두려움이 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나를 위해 시작할거면 이 일을 받아들이지 않았을테니.
그저 요즘에는. 다음 사람을 위해서, 뭔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싶다는 생각과 빚이 아닌 토대를 남겨주고 싶다는 생각을 조심스레 하고 있다.
어느 축구 선수의 인터뷰처럼, 나는 오늘 업무를 알려주며 후배님에게 이야기했다.
나는 너무 부담이 컸고, 두려움과 손가락질을 이겨내며 모든게 처음인 길을 걸어와서 즐겁지 않았어요.
여러분은 즐겁게 할 수 있으면 좋겠고, 여러분이 즐길 수 있는 판을 열어드리는게 목표예요.
올 한해도, 담대하게 한걸음씩 나가보자.
함께 하는 멋진 사람들이 여전히 있지 않나.
고개를 들고, 해보고 싶었던 경기를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