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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부디 MZ에게 관심을 끊어주시길

상사의 업무 외 무관심, 그들을 위한 최선의 배려다.

by 알렉스키드

과거 동방예의지국 소리를 듣고 살던

세대의 끝자락인 80년대 생 직장인으로써,

모든 세대가 으레 그랬듯이
우리도 낀세대의 삶을 산다


고달프지만, 다들 그래왔으니 그러려니하자


지금의 부장들은 X세대 신입사원으로 관리자들과 부딪혔을테고,

나는 딱히 이름 없는 세대의 신입사원으로 그 X세대가 성체가된 관리자로 만났고,

지금은 10여년이 지나 준 관리자로 MZ 세대 주니어들을 대하고 있다


MZ세대

몇년전만해도 그런게 있구나 싶었는데

요즘은 단어 자체가 하나의 현상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MZ세대가 아니면 다 “구세대“라는 인식도 생겼고,

그들의 세대를 문자 그대로 지칭하는 것 만으로도 되려 낡은 사람 취급을 당하기도 한다.


남들이 다 그리 부르는데도,

그렇게 막상 불리면 싫다는 그들


MZ를 MZ로 부르지 못한다는 되게 웃긴 사회 분위기가 있는 것도 사실 우습다


SNS 언론 학계 어디를 둘러봐도 MZ타령인데,

왜 회사에서 주니어들에게 MZ라고 지칭하면

왜 그렇게들 “꼰대”라며 수근댈까?


얘들아 삼촌도 그냥 “너는 너, 나는 나” 하고 싶다. 있는 그대로 대하고, 일하러 모였으니 일 얘기만 하다가 편하게 퇴근하자.

생물학적 나이와 조직의 위계 차원에서 오피셜리 꼰대가 된 사람 입장에서 이해는 간다. 대강 내가 생각하는 바는 이렇다.


1. 나도 내가 무슨 세대였는지 모른다.

근데 분명 있었을거다. 다만 나는 그 명칭을 몰랐을거다. 왜냐면 관심 없으니까. 어찌보면 나는 X세대처럼 사회 파장을 일으킨 세대(지금의 MZ급)가 아니라 체감을 못했을 수도 있고. 나는 L군이지 xx세대가 아닌 것처럼(쉽게 생각하면 나한테 꼰대라고 하면 기분 나쁘듯 MZ도 그리 싸잡아 불러주면 좋진 않을듯)


2. MZ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날로 커진다

부정적인 뉘앙스도 조금씩 내포하고 있고-


MZ오피스 같은 희화화 컨텐츠에서 보여주듯, 그들 세대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약간의 네거티브도 점차 커진다. 일례로,회 규범에 대한(수직적 조직 문화) 예외 행동을 하면

“MZ네 MZ”라고 읊는 으르신들도 많고
(이런 행동들은 별로다. 주니어들과
함께 하는 모든걸 포기하는 것 아닌가?)
그러다보니 모두가 같지 않은데 그런 프레임이 씌워진 것이 싫은 친구들도 많을테고.


3. 새로운 세대는 MZ라는 “편가르기”가 우스울 것이다. 이미 단절을 전제하는 관계.

늘 신세대가 그래왔듯이 본인들은 본인들을 그렇게 지칭하지 않는데 기성 세대들이 편하게 묶어서 부른다는 점에서 세대 간 공감대가 단절된다. 어차피 말도 안해본 사이에 “MZ”라고 부르며 이미 깔아둔 판에 본인들을 대하는데 아무리 회사라도 그걸 좋아할 사람 누가 있겠는가. 이미 정해진 평판(나는 아무 잘못도 없는데)을 굳이 뒤집고 싶지 않은 의욕제로랄까 그런 것이 있겠지.


MZ보다 어린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신세대와 동일하려 애쓰진 않는다만, 적어도 할일을 가르치고 매너는 공유하려 한다. “최대한” 매너있게. 같이 사무실에서 살아야하니까.


나도 공익근무할 때 그저 주거지가 강남구에 있다는 이유 하나로 별것도 아닌 내게 강남산다고 엄청 수근대던 공무원 아제들이 너무 싫었으니, 충분히 이해가 간다(내가 압구정 현대나 청담동 단독에 사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당시 그들이 놀린 내 주거 환경은, 사실 지금의 MZ를 포함한 젊은 세대들만이 가진 “기성세대가 절대 가질 수 없는 젊음”을 두고 부러워하는 그정도라고 생각한다. 딱 그거다.


젊음이라는 무기는 절대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부럽고, 또 그렇기에 존중한다. 존중하지 않을 때, 내가 그들에게 어떤 무시를 받을지 “내가 무시해봐서” 잘 아니까.


뿌린대로 정확히 거둔다. 젊은 척하면 추하다고 욕먹고, 늙게 굴어도 구리다고 욕먹는다. 그럼 어쩌냐고? 똑같이 대해주자. 동료들 대하듯이. 반듯하고 매너있게.

젊은 꼰대

예전에도 그런 표현은 당연히 있었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 “필요 이상” 노력해서, “후배가 정말 불편한” 지금의 내가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말 좀 듣는게 어떠냐 싶지만, 나는 당시엔 정말 '내가 힘들었던 후배로서의 고통'을 되물림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솔직히, 쉽지 않았다. 나도 인간일진데, 그런 배려에 대한 고마움을 기대하게 되고
어떠한 피드백도 없으니, 내가 '괜한 힘을 쓰고 있다'는 주변 선배들의 말에 귀가 솔깃해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술했듯이,

젊다고 인정받으며 “저 사람은 다르다” 이런 말 한마디 듣자고

관심도 없는 아이돌 노래 듣고 걔네들 노는 동네 가서 노는 추태는 부리고 싶지 않다.


나도 걔들이 관심없는 부동산 공부하기 바쁘고,
자녀 교육 고민, 내 일처리하기 바쁘다!


그렇다고 늘그수레한 모습으로 꼰꼰스럽게 지내는 것도 성향에 안맞고.


고독감을 잘 활용하자. 큰 에너지가 된다. 결국 나 자신에 대한 집중만큼 타인에게도 나라는 존재의 훌륭한 포지셔닝은 없다.


그래서 낸 결론은,

편하게 아무말도 걸지 말자는 것이다

그냥 일만 같이 하다가 집에 가자, 따로


나만해도 신입 때(지금도 좋아하지만), 제일 하고 싶은게 뭐였던가?


혼자 점심 맛있게 먹고

남는 시간 혼자 카페에서 책 읽고

제때 퇴근하고 산책하는 것

동기들과 하하호호 웃으며 티타임 갖기

이런 소소한 것 아니던가?

나도 당신도 모두 원하던 것 못한 건 이해한다

그렇다고 우리가 어릴때 하고싶던걸 못하게 하는 것은 좀 너무 유치한 것 아닌가..


알지

부장님이랑 매일 둘이 밥먹고,

맨날 천날 후배들이 지들만 편하려고 "빠져나가는 것처럼" 행동하면,

당신이 그렇게 느껴진다면 당연히 유쾌할 수 없다.

독박육아도 그런 독박이 없다.


그럼 지혜롭게 행동하자

차라리 애들이 얼굴 한번 붉히는거 보더라도, 내 생각을 말하자.

알아주길 바라지 말자.

이런건 내 의무는 아니니 분담하자는 식으로
“동등한 입장”에서 얘기하면 안되나?

애들도 다 알아듣는다.

당신이 지레 포기하고 말안하는거다


'다리 펼 곳 보고 펴는게' 아니고, '좋은 사람'과는 세대 막론하고 가까워지고 싶지 않나. 세대로 접근하지 말고 일하는 관계로 거리두고 천천히 알아가자.


그러니까 뭐랄까

내가 좋아하는 일드의 주인공들처럼,

이제 조금 DRY하게 지내보자


그들에게 주는 사생활에 대한 관심?


우리 세대에선 그걸 Small Talk라고 말하는데, 하지말자.

안해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친구들이다.


그럼 무슨 얘기를 하냐고?

그냥 일 얘기하자. 일로 만난 사이아닌가.
나에게 궁금해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얘기는 일 얘기 뿐이다.
어차피 관심사도 다른 '나이대' 아닌가. 받아들이자.

이 친구들이 얼마나 합리적이나면,

점심 같이 먹자고 해도 '진심으로' 밥 값 많이 나오는데 같이 내자고 이야기하는 합리적인 친구들이다.


정 없게 구는게 아니라,

우리에게 괜히 책 잡히고 아쉬운 소리 듣기 싫어서 그런게 아니라,

정말로 fair한 입장에서 각자의 몫을 내고, 상사(타인)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는

오히려 진짜 정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그런거라고 생각한다.


사소한 정보다는 업무에서 오는 관계와 신뢰, 이게 제일 중요하다.


더 말해봐야 입만 아프다.

요즘 애들도 똑같다. 우리도 똑같았고.

그러니까 받아들이자. 우리는 이제 '요즘 애들'이 다가가기엔 '제법 먼 사람들'이 됐다.

그러니 이해는 불가하고,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업무'의 영역에서 그들을 만나자.


그러면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으니까.

오늘도 우리는 일하고, 가정에 충실하고 두 가지만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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