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 CT5시승기
미국 럭셔리카 하면 누구라도 쉽게 캐딜락을 떠올리실 겁니다.
근데 그 캐딜락 하면서 떠올리는 게 브랜드 일수도 있고 특정 차종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캐딜락도 CT4 , CT5 , XT4 , XT5 , XT6 , 에스컬레이드까지
소형 / 중형 세단 라인업 그리고 소형부터 대형까지의 SUV라인업을 다양하게 갖춘 브랜드인데
다들 몰라서 차를 구입할때 아예 머리속에 떠올리지도 못하시는것 같습니다.
길가면서 매장이 눈에 잘 안띄는 영향도 있다고 봅니다.
각설하고 저는 이번에 CT5 를 타고 밤에 한번 도시를 돌아다녀 보기로 했습니다.
넓고 낮아보이는 스탠스는 스스로도 상당히 스포티 하다고 과시를 하고 있는거 같아 보입니다.
예전 캐딜락들이 나이가 있는 분들이 타는차 같은 느낌이라면 지금은 매우 젊어진 디자인이고
주행질감 자체도 이제는 완전 젊은 취향이 되어버렸는데요, CT5가 가장 젊어진 주행질감과 디자인 입니다.
예리한 선으로 가득한 캐딜락 CT5의 라인은 도시의 밤거리와 참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2.0 터보 엔진은 엄청난 고출력은 아니지만 후륜구동과의 조합으로 상당히 재미난 드라이빙 필링을 선사합니다.
그리고 상당히 묵직한 반응을 발끝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젊어진 캐딜락이지만 이런 묵직한 맛은
예전 그대로 계속 가져가는것 같습니다. 묵직한 악셀 반응과는 반대로 매우 날렵한 헤드라이트 디자인은
미래 캐딜락 디자인의 비전을 담았습니다.
스포티함을 가지고 있는 차라면 모름지기 뒷모습이 멋져야 합니다. 경쟁자는 어차피 뒤에만 보며 따라올테니까요...물론 CT5의 성능이 좋다는 얘기는 아닙니다만 CT5에는 블랙윙 버전이 있기 때문에
이런 간지러운 멘트가 적어도 쌉소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여간 잘 정돈되고 한껏 멋을 부리고 수평으로 넓게 퍼져보이는 디자인이라 더 커보입니다.
밤거리를 흘러다니다보니 용산에 도착했습니다...CT5 뒤로 보이는 철거예정이라는 안내문이
어렸을때 제가 컴퓨터를 사거나 게임을 사려고 오던 그 전자상가 였던 용산의 흔적이 점점
사라져가는것 같아서 너무 아쉽습니다. 이렇게 추억의 한페이지가 또 사라지는건가? 싶네요
후륜구동의 완벽한 비율을 갖춘 CT5로 한적한 서울의 밤거리를 달려보다 문득 브레이크가 생각보다
반응이 좋고 성능이 좋은것 같아 내려서 확인해보니 4피스톤정도는 되어보이는 브렘도 캘리퍼가 장착되어 있고 V로고 까지 박혀있었습니다. 이차의 성능을 생각하면 조금 투머치한 사이즈인데요
제가 시승한 모델은 스포츠 트림이라서 좋은건 다 장착하고 있습니다.
잘 서는 만큼 잘 달리는 부분 특히 코너링이 상당히 민첩한 반응이였는데요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엄청 비싼 시스템인 마그네틱 라이드를 장착하고 있었습니다. 노면을 1/10000 단위로 읽으며 계속
댐핑의 압력을 바꿔주는 시스템인데요 이건 말로 설명하기 힘들어요..직접 느껴보면 뭔가 확실히
다르다! 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실내는 커다란 화면이 눈에 띄이는 정도, 그리고 확실히 미국차 답게 대부분의 기능을 물리버튼으로
빼놨습니다. 이게 요즘 트랜드에는 안맞을지 몰라도 실제 사용함에 있어서는 상당히 편합니다.
스포츠트림이라서 알칸테라 가죽으로 마감된 스티어링을 적용하였는데요, 이게 글러브를 착용하고 서킷에서
주행을 할때는 좋을지 몰라도 일반도로에서 주행할때는 좀 미끌거리는 감이 있어서 불편합니다.
물론 스포츠 트림에 걸맞는 아이코닉한 옵션인건 맞지만 일상적이진 않습니다.
반자율 주행 당연히 있죠..근데 차선 유지 보조 장치는 없기 때문에 안전을 위하여 스티어링에서 손을 놓고
주행을 하면 곤란합니다.
CUE로 불리는 계기판 화면은 이전보다 확실히 좀 깔끔해져서 시인성이 좋아졌습니다.
제가 작년인가? 재작년에 CT5로 눈이 왔을때 눈길/빙판길 모드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한번
영상을 찍었던 적이 있었는데요 확실히 이 모드에서는 눈이 도로에 많이 쌓여있어도 어느정도
차량 제어가 가능한 상태로 주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리 스포티하고 멋져도 2열공간이 좁다면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없는데
캐딜락 CT5는 훌륭한 2열공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요즘 다른 럭셔리 브랜드들은 굉장히 화려하고 요란한 앰비언트를 서로 겨루는듯 싶은데요
캐딜락의 앰비언트는 그냥 딱 존재감만 보여줄뿐 화려하지는 않은데요 어쩌면 이렇게 그냥 편한 고급스러움을 연출하는 것이 그들이 추구하는 럭셔리가 아닐까 생각도 했습니다.
변속기는 10단 변속기라서 초반에 너무 변속을 해대느라 가속 부분에서 약간 잃는게 있는것 같았습니다만
4단 이후부터는 쭉쭉 시원하게 치고 올라가고 변속도 빠릿빠릿하게 됩니다. 4단이라고 하니까 속도가
꽤 올라가야 되는게 아니구요 대략 30km정도면 4단쯤 들어가는것 같더라구요...
정말 고성능 모델에만 쓰는 리얼카본 장식입니다.. 사실 카본은 이제는 그 자체의 성능을 위하기 보다는
비싼소재이기 때문에 미적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모양새인데요 여튼 비싼 소재고 모터스포츠를 떠올리게하는 소재인만큼 스포츠 세단에는 꼭 들어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고급스러운 메탈 소재의 커버로 장식된 보스 오디오 시스템 입니다. 제가 캐딜락을 참 좋아하는건
이 오디오 시스템인데요, 지금은 판매가 없지만 CT6의 보스 파나레이 시스템이 제가 지금까지 들어봤던
카오디오중에서 제일 좋았던것 같습니다. CT5는 그 정도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훌륭한 사운드 입니다.
무선충전패드도 쓰기좋은 위치에 있습니다. 그리고 공간이 적당히 있어서 주행중 흔들리는 바람에
무선충전이 풀리거나 하지 않아서 좋아요.. 폰 배경화면속 첫째아들의 표정이 귀엽네요 *_*
변속레버 앞에는 드라이브모드와 오토스탑 등 기능버튼이 있는데 잘 만질일이 없습니다.
고급차라는건 이렇게 페달부위를 봐도 바로 알 수 있는거죠..마감이 완벽하죠? 보통 저부분까지는 그렇게
신경을 안써서 내부모습이 드러나있는 경우가 많은데 , 캐딜락은 그런거 없습니다.
정말 보이지 않는곳이라도 꼼꼼히 신경쓰는거..이런게 럭셔리 아닐까요?
HUD관련 버튼도 죄다 밖으로 빼놓아서 조작하기 편한데, 자차로 타고 다니면 HUD를 한번 만져놓으면
굳이 설정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생각이 되서 자리 낭비 같기도 하네요..
미국차 답게 트렁크도 포기하지 못했습니다. 아무리 세단이라고 해도 실용성을 강조하는 미국에서
트렁크에 짐을 얼마 싣지 못한다면 그건 판매를 하지 않겠다는 소리나 마찬가지라서 보통 이 사이즈의 유럽차 보다는 훨씬 쓰임새 좋은 트렁크 공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엔진룸 커버에도 이렇게 따로 엠블렘을 붙여주는 브랜드 요즘에 보기 힘듭니다.
물론 겉으로 다 티나야되고 화려해야 되는 분들에게도 굳이 캐딜락 한번 봐주세요 하고 싶진 않습니다.
어차피 안볼거니까요...하지만 잔잔하면서 존재감 있는 나만 아는 어른스러운 럭셔리의 취향이신 분들에게는
한번쯤은 캐딜락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