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협할 수 없는 것
전반적으로 거의 모든 스포츠, 팀스포츠 개인스포츠를 불문하고 과거에 비해 엘리트 주니어 선수들의 훈련볼륨에 대한 하향은 거스를 수 없는 현대스포츠의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설령 무조건 적으로 훈련을 많이 할 필요성이 명백히 줄어드는 야구나 축구종목 안에서도 전문가들은 "더 많이 해야 한다"는 의견과 "적게, 그러나 더 효율적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공존한다.
대한민국 엘리트 스포츠의 맥락에서 보면 선수들의 전체적 훈련볼륨이 저하되는 것은 불가피한 현상이다. 내가 생각하는 이러한 흐름의 몇 가지 요인들은 다음과 같다.
학업량, 학부모 개입의 증가
부상, 심리적 번아웃에 대한 리스크
조기 전문화에 대한 비판적 인식
스포츠 과학의 개입으로 인한 효율중시 담론
이러한 흐름 안에서 무조건 적이고 강제적인 옛날 방식을 고수하는 코치는 시대와 싸우는 구시대적 지도자가 될 뿐이다. 따라서 현장에 있는 코치나 선수 그리고 선수들의 지지자인 부모나 가족이 질문해야 할 것은 훈련량을 늘릴지 줄일지에 대한 대칭적인 물음보다는 "어떤 훈련은 반드시 남겨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어야 한다.
그럼 절대적 훈련볼륨의 감소를 쇼트트랙과 같은 역치스포츠를 하는 코치는 이 같은 현대적 훈련 트렌드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먼저 팀스포츠에서 선수에게 요구하는 핵심 능력은 순간 파워, 타이밍 그리고 감각이기 때문에 경기 구조 자체는 고강도 움직임 후 휴식의 반복으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해당 스포츠 선수를 훈련시킬 때 강조되는 목표는 선수가 얼마나 힘을 단번에 뽑아내느냐가 중요하다. 따라서 이 같은 팀스포츠 종목에서의 전반적 훈련 볼륨 감소에 따른 효율적 훈련 접근은 현대 스포츠 담론과 그 결을 같이한다.
반면 역치 스포츠에서의 핵심 능력은 발현한 파워를 유지하는 능력이고 경기의 구조 또한 고강도 상태의 지속이다. 따라서 이 운동의 목표는 젖산 역치를 넘기는 환경을 얼마나 익숙하게 배치했는가가 중요하다.
즉 같은 훈련 볼륨의 감소라 해도 종목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전체 훈련 시간은 위에 설명한 바와 같은 몇 가지의 요인으로 인해서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코치가 타협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역치에 대한 노출 시간이다. 그것 만큼은 절대 줄이면 안 된다.
"짧고 굵게만 해도 충분하다."는 식의 논리, "무엇보다 회복이 우선."이라는 논리, "양보다는 질."이라는 논리를 무조건 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종목에 따라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스포츠냐에 따라 절대 줄여서는 안 되는 볼륨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고로 시대정신에 맞는 코치와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무조건적으로 훈련을 늘리는 것이 아닌, 줄여서는 안 되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