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왜 훈련을 덜 해도 된다고 믿게 될까
한 종목에서 충분한 경험이 쌓이고 베테랑의 수준이 될수록 왜 선수들은 많은 경우에 훈련을 덜 해도 된다고 믿게 될까?
"이제는 예전만큼 안 해도 된다."
이러한 믿음은 선수들의 게으름 때문일까?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경험에서 나온다. 그들은 어디서 힘을 써야 하는지 알고, 또 어떻게 그 힘을 아껴야 하는지 알고, 어떻게 분배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믿음이 어느 순간부터 그들에게 훈련을 축소할 명분을 준다는 것이다. 경험은 선수를 확실히 똑똑하게 만든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하는 사실은,
분배를 잘하는 것과 경기 상황에서 버틸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는 체력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는 것이다.
가진 힘을 분배하는 것은 경험에서 비롯되지만 생리적으로 견디는 체력은 훈련하지 않으면 경기력을 잃기 마련이다.
쇼트트랙 같은 스포츠는 경험에만 의존하는 스포츠이기 전에 '역치 스포츠'이다. 외려 전술적인 센스나 레이스 감각으로 승부하는 경기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젖산이 찬 상태에서도 기술이 유지되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좋은 작전은 정교하게 다져진 체력 위에서 유용하다.
다시 말해 선수는 예전과 같은 판단을 하지만 그 전과 같은 몸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간극이 레이스 후반의 붕괴로 이어진다.
이 논의는 "많이 하느냐 적게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핵심은
나이가 찰 수록 훈련의 패러다임은 바꿔야 하지만, 역치 경험의 총량은 소실되면 안 된다.
베테랑일수록 회복은 더 필요하다. 부상 위험이 커짐과 동시에 삶의 변수도 커진다. 하지만 역치노출에 대한 훈련만은 남겨야 한다. 과거에 한 번에 소화했던 고강도의 훈련을 쪼개는 것도 그중 한 방법이다. 하지만 그 총량을 줄이는 순간 후퇴하기 시작한다. 이 말은 즉슨 무조건적인 훈련량의 증가가 아닌 훈련에서 꼭 버텨야 할 것을 정하고 지켜야 하는 것이다.
베테랑은 주니어 선수들과는 달리 절대적 훈련의 양은 그들의 경험으로 대체한다. 어쩌면 전체적인 훈련의 볼륨을 줄어들 수 있다. 훈련의 패러다임은 선수생활 생애에 걸쳐 조금씩 수정되고 바꿔나가야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무엇을 줄일 수 있고, 무엇을 남겨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베테랑은 자신의 몸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훈련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동반하지 않으면 후퇴한다. 그 이해가 어긋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일뿐이다. 마치 주니어가 탄피가 많은 소총이라면 베테랑은 탄피가 적지만 강력한 스나이퍼와 같다. 따라서 더욱 심혈을 기울여 정확하게 목표물을 겨냥해야 하는 것이다.
다시 정리하자면, 베테랑의 전체적 훈련량은 주니어보다 적어질 수 있으나 역치 근처에서 버티는 훈련까지 줄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훈련의 질은 주니어 그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