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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로부터 완벽해지는 방법

by 김민영 Jan 19. 2025


실수가 반복되면 실력이다. 가장 진부하면서도 무서운 말이다. 


어느덧 4년 차 직장인이 되었지만, 아직도 가장 어려운 일은 바로 실수를 줄이는 것이다. 완벽하다고 믿고서 자료를 보내고 나면, 눈에 띄지도 않던 실수들이 꼭 적나라한 모습을 드러내곤 한다.      


예를 들어, ‘을’이 되었어야 할 조사 ‘를’이라던지, 파운드화를 달러화로 읽는다 던 지, 표 뒤에 숨어버린 메일 서명이라던지, 등등. 아마추어 티를 벗어나지 못한 초보 같은 실수들에 식은땀이 줄줄 흐르곤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실수가 잦은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를 추측해 볼 수 있겠다.
첫째, 마음이 너무 조급한 탓이다. 시간이 한정된 경우, 특히 타임어택처럼 갑자기 주어진 업무가 그런 경우다. 빠듯한 시간 안에 내용을 파악하고, 분석하고, 정리하는 모든 일들이 버겁게만 느껴지는 것이다. 그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빨리 때려치워 버리고 싶은 마음에 대충대충, 그러다가 어설픈 실수를 만들고야 마는 것이다.     


둘째, 하기 싫은 일이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자. 마음이 뜨겁게 달아오를 만큼 하고 싶은 일이었다면 실수를 하겠는가? 보고, 또 보고, 거듭해서 보고, 자꾸만 보다 보면 실수할 일이 없겠지. 그러나 대충 보고 때려치우고 싶은 일이기에 두 번 세 번 볼 일도 한번 보고 마는 것이다. 내키지 않은 일이니까. 생각해도 참 그럴듯한 이유인 것 같다.     


셋째, 체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수험생 시절 공부할 때만 해도 같은 문제집을 여러 번 봐도 어려울 게 없었다. 그때는 어렸기 때문이다. 오래 앉아있어도, 밤새 공부를 해도, 다음날이면 꽤나 거뜬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조금만 앉아있어도 잠이 쏟아지고, 허리고 좀 쑤시고, 시력이 점점 흐릿해진다. 몸이, 체력이, 뒷받침해주지 않는데 무엇을 잘 해낼 수 있겠는가. 모름지기 무슨 일을 해내기 위해서는 엉덩이가 무거워야 한다고 했다. 엉덩이가 무겁긴 한 것 같은데.. 단지 무겁기만 하다.     


나름대로 이유는 찾아보았다. 그러나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이유불문 실수를 줄이는 것이겠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나만의 오답노트를 만드는 것이다. 매사 잘 해낼 수 없으니, 지금부터라도 어디서 실수를 하고 무엇을 개선해야 할지 적어나가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그 많던 실수도 조금씩 줄어들지 않을까. 그러나 그 중요한 것을 왜 이제야 고민하고 있는지 한심스러운 마음도 갑자기 생긴다.     


무엇보다, 실수를 해프닝으로 흘려 넘기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 업무에서 뿐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삶에서도, 어설픈 나는 실수를 거듭할 테니까. 실수를 합리화하고, 그저 남들이 용서해 주기를 바란다면 나는 결국 그 누구에게도 용서받지 못한 채 그저 그런 사람이 되고 말 것이다.      


누구나 실수를 하곤 한다. 중요한 것은 실수로부터 무엇을 배우냐 하는 것이다. 실수가 실력이 되지 않도록,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꾸준히 방법을 찾아나갈 것이다.     


이 알량한 일기도 실은 그러기 위해 적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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