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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재 Sep 27. 2020

유럽 2차 대유행은 현재 진행형

코로나 19 포르투갈 현재 상황 정리

국가 긴급 상황


현재 포르투갈은 정부에서 '국가 비상사태' 보다 한 단계 아래인 '국가 긴급 상황'을 지난 9월 15일에 다시 선언한 상태입니다. 지난 5주간에 확진자가 크게 증가되어 왔기 때문인데, 향후 2주 동안의 추이를 지켜보고 재평가를 하겠지만 현 국가 긴급 상황은 10월 14일까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9월 25일까지 총 72,055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였고 1,936명이 사망하였는데, 그동안 다소 안정되고 있던 일일 확진자의 숫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매일 800-900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포르투갈의 일일 확인자 추이 (WorldOMeter 통계)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이웃 나라들이 워낙 높은 숫자의 일일 확진자를 기록하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관리가 되고 있는 듯한 착시현상을 일으키지만, 인구 1천만 명의 포르투갈이라 5천만 명의 우리나라로 환산한다면 일일 3,500명 수준의 상당히 심각한 상태입니다. 일부 지역에 이동제한령을 내려 도시 봉쇄와 동등한 수준의 중대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는, 인구 약 4천700만 스페인의 일일 확진자 4,122명에 비해서도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닙니다 (통계가 9월 중순까지 일일 1만 명대에서 갑자기 4 천명대로 떨어졌습니다만). 인구 6천5백만의 프랑스의 일일 확진자 15,797명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안전해 보일 뿐입니다. 일일 확진자 수로 보면 팬데믹이 선언된 지난 3월보다 더 심각한 수준입니다. 이 곳에서는 이미 2차 대유행이 현재 진행형이라 볼 수 있습니다.


스페인의 일일 확인자 추이 (WorldOMeter 통계)
프랑스의 일일 확인자 추이 (WorldOMeter 통계)


가까이하기엔 너무 위험한 당신


포르투갈은 코로나 19가 아주 심각한 프랑스와 스페인 두 나라와 붙어 있고, 현재 국경을 봉쇄하지 않고 자유롭게 왕래가 가능한 상태입니다. 전통적으로 여름휴가 기간인 7, 8, 9월에 프랑스와 스페인 관광객들이 포르투갈로 몰려오는데, 예년 같은 수준은 아니었지만 올 해도 8월부터 9월 중순까지 많은 수의 관광객들이 포르투갈을 다녀갔습니다. 현재 증가되고 있는 포르투갈내 확진자는 뜨거운 여름휴가의 후유증이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아직 늦게 휴가를 시작한 관광객들이 포르투갈의 주요 관광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라 10월 중순까지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현재 추가되거나 재확인된 포르투갈 내 코로나 19 수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 10인 이상의 모임 금지

- 상업시설 오전 10시 이전 개점 금지

- 상업시설 폐점 시간 오후 8시 - 11시 (지자체에서 결정)

- 쇼핑센터 내 식당 이용 단체 최대 4인 이내

- 알코올음료 8시 이후 판매 금지 (단, 음식과 같이 마실 때는 예외)

- 학교 300 미터 이내의 카페와 제과점 단체 4인 이내로 제한

- 학교 내 예방 수칙 및 장비 강화

- 운동 경기(장) - 무관중 유지

- 학교나 직장의 출퇴근 시간 조정을 통한 대중교통 혼잡 시간 분산

- 직장 내 순환 근무 권장 (교대 시간 간격 유지)


현재까지 공공 기관, 쇼핑센터, 슈퍼마켓, 식당 등 공공장소 및 실내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고, 나름대로 잘 지키고 있는 편입니다. 하지만, 실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비율은 (개인적인 관찰로 짐작해 보면) 30% 미만일 것 같습니다. 또 포르투갈 관광지의 식당들이 오래되고 공간이 좁아서 테이블 간격을 넓힌다고 하지만 한계가 있고, 관광객들이 몸과 마음을 풀어헤치고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하다 보니 코로나 19는 안중에 없는 것처럼 보여서 지켜보기가 아찔할 때가 많습니다. 그렇게 살을 맞대고 흥청망청 정겨운 모습이 원래 그 동네의  여름 풍경이었습니다만, 코로나 19가 세상을 참 많이 바꾸어 놓았습니다.


아~아~ 대한민국


유럽의 많은 국가들이 이제야 추적 앱을 개발해서 사용을 권장하니, 격리 조건을 위반하면 벌금을 높게 부과하니 등등의 뒷북을 치고 있습니다. 'EU로 하나'라는 유럽 국가 간에도 서로 14일 격리 대상 국가로 지정하는 등 감정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14일 격리 대상인 유럽 국가를 방문하고 영국 런던으로 돌아간 지인의 경험에 따르면, 런던 히드로 공항에 도착하여서도 온도 체크나 별도의 점검 절차 없이 공항을 통과하여 집으로 왔답니다. 지인이 2주간의 체류 일정으로 인접 유럽 국가에 있을 때, 영국이 해당 국가를 '격리 대상 국가'로 지정하는 바람에 영국에 입국하면서 까다로운 입국 절차가 진행될까 은근히 걱정을 했는데, 의외로 평소와 같은 절차로 이민국을 통과해서 집으로 오게 되어 오히려 당황스러웠답니다. 착륙했을 때 기내 방송으로 '런던에 도착했고, 여러분은 14일 격리 대상 국가에서 왔다'는 안내는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추가적인 안내나 검사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집으로 왔고, 혹시나 타고 온 항공편에 코로나 19 관련 이슈가 발생하면 연락을 받아야 할 것 같아서 집에 와서 본인이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온라인으로 인적사항 작성해서 제출하였다고 합니다. 이후에 자가격리에 대한 안내나 지원도 없었고, 현재 본인이 알아서 집에서 14일 자가격리 중입니다. 이 것이 유럽의 현실적인 코로나 19 방역 상황입니다. 한국에 비하면 많이 허술하죠?


일일 확진자 100명 미만의 한국에서 추석 이후에 코로나 재확산이 우려된다면서 걱정을 하는 신문 기사를 볼 때마다 딴 세상 뉴스처럼 들립니다. 당장 눈 앞에서 누군가가 쓰러져 나가지 않아서 나와는 상관없는 남의 일처럼 둔감해졌을 뿐, 안타깝게도 유럽에서는 이미 코로나 19의 두 번째 높은 파도가 휩쓸고 있는 중입니다. 코로나 2차 대유행이 한국에서는 가능성 있는 불길한 미래형이지만, 이 곳에서는 '살아야 한다'는 현재 진행형임을 보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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