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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재 Feb 11. 2021

한화큐셀, 포르투갈에 태양광 발전소

햇살 쨍한 알가브에도

유럽에서 가장 햇살이 쨍쨍한 곳, 알가브


우리나라 남해고속도로와 같이 알가브 지역을 동서로 이어주는 고속도로가 A22이다. A22를 서쪽으로 달리다 보면 알가브 지역 서쪽 끝에 위치한 도시 라고스(Lagos)가 있다. 라고스로 빠져나오기 직전에 경사가 완만한 산들이 이어져 있는데, 어느 날 산 전체를 불도저로 평탄화 작업을 하고 있었다. 간혹 하는 아파트 한 동 정도의 공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규모의 토목 사업이라고 본다면, 언덕 전체에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아주 이례적인 것이어서 '뭐 하는 거지?' 몹시 궁금했다.


그쪽을 지날 때마다 고속 운전 중에 스치는 짧은 순간에도 잊지 않고 고개를 돌려서 살펴보곤 하였는데, 어느 날 언덕 전체가 태양 전지판으로 뒤덮이고 있었다.  "아!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나 보구나." 사실, 연중 햇살이 쨍쨍하고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가 알가브 지역에 전 유럽인 사람들을 양 떼처럼 불러 모으는 이유이지만,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서 오염원이라고는 전혀 없는 청정한 공기를 뚫고 내려쬐는 순도 백 퍼센트의 태양을 오로지 살갗을 태우는데만 사용하는 것에 늘 아쉬움이 있었다. (알가브 기후에 대해서는 이전 글 '알가브, 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 참고)



궁금한 것은 못 참는 성격이라, 어느 하루, 목적지와는 정 반대에 있었지만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나 살피러 갔다. 공사가 한 창 진행 중이었고 자동차를 세워서 현장 사진을 찍을 상황이 되지 못하였는데, 붉은 원이 있는 넓은 산 (한국인의 눈에는 언덕으로 보아도 무방한) 전체를 태양광 패널로 덮고 있는 장면은 SF영화의 도입부를 보는 듯한 긴장감을 일으켰다. (아래에 대항해시대의 중심 도시였던 라고스가 있고, 오른쪽 원이 있는 도시가 최근에 이승우 선수가 임대 이적을 한 포르투갈 축구 1부 리그 Portimonense FC가 있는 포티마오가 위치해 있다.)


짜잔~ 한화큐셀


현재 포르투갈 내 태양광 발전소는 지금까지 스페인의 다국적 에너지 기업인 Iberdrola SA에서 주도하고 있었고, 작년에 획득한 알가브 지역 발전 용량 83 메가와트를 포함하여 포르투갈 전체 255 메가와트 생산 용량을 갖고 있고, 공급 안정화를 위해서 14 메가와트의 에너지 저장 용량도 갖추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 한화큐셀이 포르투갈 정부에서 진행한 태양광 발전소 운영권 경매에서 발주된 총 12개 사업 중 절반에 해당하는 6개 사업에 대한 계약에 성공했다고 한다. 한화큐셀이 중남부 알렌테주와 남부 알가브 지역에 발전용량 315 메가 와트 규모의 신규 태양광 발전소를 설립하고 향후 15년간 전력을 공급하는 권한을 획득하였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315메가 와트는 연간 약 45만 명이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라고 한다.


한화큐셀에 따르면, 이번에 한화큐셀이 획득한 사업은 포르투갈 최초로 태양광과 에너지 저장장치(ESS)를 결합한 형태로 진행되며, 태양광과 ESS가 결합된 발전 사업은 향후 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사업 유형이라고 한다. 한화큐셀에게도 ESS를 결합한 최초의 대규모 프로젝트이자 포르투갈에서 진행한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라고 한다. 와우~


한화큐셀은 그동안 태양광 모듈 사업에 집중해왔으나 ‘토털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비전을 수립하고 태양광과 ESS가 결합된 태양광 솔루션 사업, 태양광 발전소 개발 사업, 소비자들에게 직접 전기를 판매하는 전력 판매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포르투갈에서 좋은 결실을 맺기를 기대해 본다.


포르투갈의 재생 에너지 정책 방향


포르투갈 정부는 2030년까지 전체 발전원의 35%를 재생 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이고, 작년 7월 포르투갈 국영 전력회사 EDP(Energias De Portugal)는 올 해까지 1.2 기가와트 규모의 석탄 화력 발전소 운영을 종료하겠다고 선언했다.


포르투갈 환경 에너지부에 따르면, 2030년까지 재생 에너지를 이용한 전력 생산이 80%에 도달하고,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탄소 중립(carbon neutrality)은 개인이나 회사, 국가가 이산화탄소의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포르투갈 전력공사 EDP(Energias de Portugal)가 최근에 발표한 '2021-2025 전략계획'에 따르면, 2025 년까지 에너지 전환을 위해 240억 유로를 투자할 예정이며, 전체 투자액의 80%를 재생 에너지에 투자하여 탄소 중립을 당초 목표보다 20년 앞당긴 2030년에 달성하겠다고 목표를 수정하였습니다.)


한화큐셀의 승승장구를 기원한다!


너무나 먼 당신인 한국과 포르투갈이라, 포르투갈에서 한국 관련 뉴스를 접할 기회가 없고, 특히 포르투갈 남단의 관광지인 작은 알가브가 대한민국과 한국 기업과 관련되는 일이 전무한 사건이라 한화큐셀의 포르투갈 알가브 진출 소식은 개인적으로 아무런 소득이 없는 일임에도 그저 기쁘고 즐겁다.


발주된 12개의 사업 중 절반의 사업권을 획득한 한화큐셀에 대한 포르투갈 언론의 관심도 증가되고 있다.

위 포르투갈 현지 기사 링크: https://eco.sapo.pt/2020/08/25/quem-e-a-hanwah-q-cells-a-gigante-dos-paineis-solares-que-se-vai-instalar-no-sul-de-portugal/


(쓰고 보니 한화큐셀 홍보실에서 작성할 법한 글이 되었다. 한화큐셀은 위 로고를 다운로드하기 위해서 처음으로 검색해 보았다. 오랜 타향살이를 하다 보면 모든 한국 사람이 친구고 친척으로, 모든 한국 회사가 내 가족의 회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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