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각자 다른 세상에 살아간다.
종양이 있는지, 코로나19에 감염되었는지 우리는 검사를 해야지만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강아지는 종양이 있거나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의 땀 냄새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뿐만 아니다. Queen’s University Belfast의 연구진은 [‘Dogs can discriminate between human baseline and psychological stress condition odours] 연구를 통해 놀라운 사실을 알아냈다. 인간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때의 땀 냄새나 숨 냄새가 평소와는 다르다는 것을 강아지가 알아챌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때로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듯하지만 다른 세상에 살아간다. 생명체의 감각기관은 놀랍다. 새들은 자외선을 볼 수 있고 돌고래는 초음파로 소통한다. 인간의 귀에 들리지 않는다고 해서 혹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때론 내가 만든 규칙에 갇혀서 숨통이 조여올 때가 있다. 다른 세상을 보는 내 옆의 존재들은 다른 측면을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렇기에 다른 세상을 보고, 듣고, 맛보고, 냄새 맡고, 느끼고 있는 존재들이 옆에 있는 것은 중요하다. 내가 인지하지 못 한 것을 알려줄 수 있기에 우리의 세상을 더욱 확장 시켜 숨통을 트이게 해 준다.
어쩌면 우리의 세상이 이렇게 복잡한 것도, 각자가 다양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유도, 서로가 서로의 다른 측면을 보여주기 위함이 아닐까?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것은 다른 세상을 보는 존재들을 환영하는 자세다. 그리고 그들의 세상을 여행할 용기를 가지는 것이다. 우리가 스트레스 상황에 놓여있을 때 다른 냄새를 맡는 강아지의 세상으로 오늘 여행해 보는 것은 어떨까?
글쓴이: 이권우
2012년부터 동물과 관련된 활동을 시작했고 생명과학과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시민단체 직원으로 2년의 시간을 보냈고 호주에서 2년의 시간을 보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방랑하며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