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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스 Feb 11. 2023

동물에게 감정이 있을까?

다윈의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 읽고

이 글은 시리즈로 제작되었습니다. 찰스 다윈(Charles Robert Darwin)의 저서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을 읽고 몇 화에 걸쳐 관련된 내용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동물에게 감정이 있을까요? 아마 반려동물을 키워본 사람이거나 동물에게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하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생각보다 정 반대의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많습니다.


다윈의 유명한 책 '종의 기원'은 진화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과 '자연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주 긴 '시간'의 관념으로 '자연선택'이라는 환경적 요소를 더해 우리의 역사를 살펴보면 '진화'라는 개념을 엿볼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한 가지를 더 꼽아 보자면 신중심주의의 세계관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이론들에게 '관점을 좀 바꿔보면 어때?'라고 말하고 있는 듯도 합니다. 물론 그것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당시 시대상을 생각하면 큰 논란이 불가피할 테니까요.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있습니다. 찰스 벨(Charles Bell)은 안면 근육의 움짐임 또는 이것의 목적이 '신이 인간을 창조했음을 보이는 증거'라고 이야기합니다. 다윈은 이에 대해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개'의 표현을 빌려 동물의 다양한 감정 표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사랑하는 주인을 만났을 때 귀를 납작하게 붙이고 입술을 늘어뜨리고 몸을 살랑대며 꼬리를 흔들어 대는 등의 방법으로 자신을 뚜렷하게 표현"... 중략... "만약 C. 벨 경에게 애정을 담은 개의 표정에 대해 질문을 했다면, 그는 분명 개가 인간과 가깝게 지낼 수 있도록 적응된 특별한 본능을 갖추어 창조되었다고 답했을 것" - p53.



현재는 다윈이 살던 19세기보다는 많은 것들이 달라졌습니다. 동물들이 가지고 있는 많은 표정과 표현에 대해서도 밝혀진 것들이 많고요. 그리고 조금만 찾아보면 우리가 '인간 같다', 혹은 '사람 같다'라고 말하는 행동을 하는 동물들을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10년 넘게 주인의 무덤 곁을 지키는 반려동물 같은 이야기 말이죠. 예전 같으면 개별 케이스라고 무시당했을 이야기들이 요즘 같은 정보화 시대에는 수십 수백 건씩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연구를 위한 자료로는 부족할 수 있겠죠. 하지만 마음먹고 다양한 케이스를 찾아보자면 동물이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조금 더 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밝혀지고 있는 과학적 진실 또한 그러한 방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인의 무덤에서 슬퍼하는 개

다만, 지금 시점에서 필자가 다윈 이야기를 하는 건 또 다른 목적이 있습니다. 이제는 인간중심주의에서 벗어나 그 너머를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 해서입니다. 다윈이 말하는 진화론은 그 당시 신중심주의 사회 너머를 이야기했습니다. '신'이라는 사고에 갇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되돌아보는 용기를, 사회가 가지고 있는 통념을 깨고 그 너머를 볼 수 있는 관념을 제시한 것이죠. 그리고 지금은 그때와 비교해 보면 전혀 다른 사회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의 사람들의 관념은 다른 세계로 채워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신중심보다는 인간중심에 가깝지요. 하지만 다윈의 이야기는 거기서 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중심을 너머 자연주의 혹은 생태주의까지도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러한 관념이 우리의 생각을 다른 방향으로 이끌어 이 세상을 더 살기 좋은 혹은 멋진 세상으로 바꿀 수 있지는 않을까 합니다. 어느 생태학자의 말처럼 지구라는 행성을 여행하는 우리는 모두 동료이고 같은 여행자이니까요.


앞으로 책에서 말하는 동물의 감정, 그리고 인간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또 최근에 밝혀진 다양한 사례들을 중심으로 동물의 감정, 조금 더 정확히는 동물의 마음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호랑이와 친구가 된 토끼처럼 서로 다른 종끼리 친구가 되는 사례나 죽음에 대한 인지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등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동물과 인간의 감정이 어떻게 다르고 또 얼마나 비슷한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쓴이: 빙봉

2007년부터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고 있다. 생태적지혜 연구소의 조합원이다. 다윈주의자라고 생각하고 살아왔지만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아 부끄럽다. 인공지능, 환경, 동물에 관한 글들을 조금씩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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