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1일! <멍뭉이>라는 제목을 가진 영화가 개봉하였다. 주인공은 유연석과 차태현, 주견공은 골든 리트리버 루니다. 영화의 내용은 이러하다. 유연석 배우의 캐릭터 민수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반려견 골든 리트리버 루니와 함께 살고 있다. 영화가 시작하면 민수는 반려견 루니를 돌봐주기 위해 정시퇴근을 하지만 애인에게 프로프즈를 해야한다는 이유로 대형견 루니에게 산책을 시켜주지 않고 약속장소로 나가버린다. 문제는 프로프즈를 승낙한 민수의 애인이 개 침 알레르기 때문에 루니와 함께 살기 힘들다는 말을 한다. 민수의 선택은? 어머니를 잃은 트라우마에 고통스러워 하는 민수의 옆을 지켜주고 늘상 가족이라고 말을 하고 다녔던 11세된 노견 루니를 고민없이 다른 곳으로 보내버리겠다 말을 한다. 근데 그게 어디 쉬운 일이냐고요?!!!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 모든 나라에서 반려동물 유기는 아주 심각한 문제이다. 외롭다는 이유로 반려동물을 키우기 시작하지만 결혼, 출산, 해외 유학 등의 이유로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경우는 아주 많다. 개인의 신변 변화로 인한 반려동물 유기에 대한 문제의식은 지속적으로 기사화 되고 있다. 2022년 12월에는 인사이트에서는2030 청년이 반려동물을 키우다가 유기를 하게 되는 이유도 개인의 신변 변화라는 기사를 업데이트 하였으며, 2023년 3월 국민일보에서도 비슷한 내용으로 신종 유기동물 펫숍에 버려진 반려동물에 대한 기사가 업로드 되었다. 민수 또한 외롭다는 이유로 그리고 트라우마 극복이라는 핑계로 매일 산책조차 하기 힘든 1인가구지만 대형견인 골든리트리버 루니와 함께 살다가 결혼을 이유로 바로 '파양'이라는 말을 아주 쉽게 하였다. 민수는 '가족에게 루니를 부탁하겠다.'라고 말을 하였지만 루니의 입장에서는 '버려진' 것 그 이상의 것은 아니다. 게다가 아무리 찾아보아도 주변에 11살이 된 대형견 루니를 맡아줄 가족은 없어 인스타그램으로 '모르는 사람'에게 루니를 버릴 방법까지 모색하게 된다.
재미있는 부분은 반려견을 버릴 생각을 하고 있는 민수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동물을 키우겠다고 말을 하는 사람에서 독설을 내뱉는 장면이다. 민수는 루니를 대신 키워줄 3명의 사람을 사촌형 진국과 함께 만나게 된다.
첫 번째 인물은 갓난아기를 키우고 있는 여성이었는데, 반려동물과 아이를 함께 키우면 면역력이 좋아지고 감수성이 풍부해진다는 이유로 루니 입양을 희망하였다. 나는 이런 사람이 있다면 자녀의 감수성은 반려동물이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자녀의 감수성 발달을 위하여 노력해야만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부모가 못 하는 것을 반려동물이 해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면역력과 관련해서는 내가 의사나 생명공학 전공이 아니라서 조언을 하기 어렵지만, 면역력 발달을 위해서 꼭 반려동물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두 번째 인물은 사업적으로 성공한 돈이 많은 트레이너다. 이 트레이너는 미국에서 성공한 사람이 골든 리트리버와 함께 산책을 하는 것을 보고 나중에 성공을 하면 꼭! 골든 리트리버를 키워야겠다는 로망을 가진 남성이었다. 최대의 단점은 결벽증이 있었다는 것! 민수는 이 트레이너에게 털이 빠지지 않는 골든 리트리버는 없으며, 동물의 습성과 생태을 전혀 이해하지 못 하는 상황에서 개를 키우지 말라고 조언한다. 나는 민수에게 가족이라는 반려견을 버릴 생각을 하는 너가 할 말은 아니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세 번째 인물은 청소년과 함께 살고있는 아버지였다. 최근에 이 가족은 루니와 똑같이 생긴 골든 리트리버를 키우고 있었는데, 그 개가 노환으로 사망한 뒤에 청소년이 말을 하지 않고 침대에 누워서 슬퍼하자 아버지가 루니 입양을 희망하게 된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민수를 포함한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인간동물 캐릭터 중 이 청소년만이 진심으로 반려견을 자신의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청소년은 4살때부터 반려견과 함께 자라며 모든 인생을 공유하였고 반려견이 늙어서 죽을 때까지 책임졌으며 죽은 이후에는 애도의 시간을 가지며 반려견을 추모하고 있었다. 청소년처럼 늙어서 죽을 때까지 한 생명을 책임지고, 죽은 후에는 나름의 방법으로 추모를 해주는 것이 진정으로 반려동물을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마음이 아닐까?
많은 언론과 매체와 후기에서 영화 <멍뭉이>를 개따뜻하고 착한 영화라고 말을 한다. 물론 영화의 결말에서 민수는 결혼 후에도 루니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지만, 과연 이 영화가 루니 입장에서 개따뜻하고 착한 영화라고 말할 수 있을까? 반려견 루니 입장에서는 오히려 함께 살고 있는 반려인간에게 버려질 뻔 한 공포영화가 아니었을까? 나는 인간동물 민수의 이야기보다 개동물 루니의 입장에서 이 영화의 감상평을 들어보고 싶다.
글쓴이: 나윤
동물이 좋아 동물권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동물이 좋아 비건이 된 사람. 동물 중에서는 대동물을 좋아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