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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스 Apr 21. 2023

민물가마우지의 잘못은 무엇일까?

기후 위기와 인간의 개발을 잊지 말기

민물가마우지를 ‘유해 동물’로 지정해 죽일 수 있게 해달라고 강원도는 민원이 빗발치자, 지난달 환경부에 요청했다. 가마우지는 원래 겨울 철새였다. 1999년 269마리가 한국에서 겨울을 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는 2만 1천 861마리로 약 100배 정도 개체수가 급증했으며 한국을 떠나지 않는 텃새가 되었다.



민물가마우지의 개체수가 급증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대한민국은 4대 강 사업 등으로 물을 계속 가두었는데, 수심 2~5m까지 잠수할 수 있는 가마우지가 사냥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또한 평균기온이 올라가면서 가마우지는 한반도를 떠나지 않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의 생태계가 초토화되면서 가마우지를 사냥할 천적도 딱히 없다.


기후 위기가 점점 심각해지면서 이와 같은 문제들은 더 심각하고 빠르게 자주 발생할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수많은 개발을 계속해서 통과시키면서 불난 집에 기름을 붓고 있다. 개발은 계속하고, 가마우지를 죽여서 과연 문제가 해결될까? 근본적 문제를 뜯어고칠 생각 없이 가마우지를 죽이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겠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


가마우지의 똥으로 작은 섬들의 나무가 백화되어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이 나무들이 죽어가는 이유는 가마우지 때문이 아니다. 인간이 가마우지를 불러왔을 뿐이다. 가마우지가 발생시키는 문제를 자각했다면, 지금 당장 수많은 나무를 베어버리고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 제주 2공항을 만든다는 이유로 파괴되는 자연을 생각해야 한다. 비자림을 가로지르는 도로를 확장할 것이 아니라, 도로를 뜯어내야 한다.



글쓴이: 누

2012년부터 동물과 관련된 활동을 시작했고 생명과학과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시민단체 직원으로 2년의 시간을 보냈고 호주에서 2년의 시간을 보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방랑하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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