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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스 Jun 09. 2021

‘품앗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

우리는 서로를 돕고 싶어하고 또 도움 받고 싶어한다

해당 게시물을 읽기 전, ALIA 브런치에 게시한 글 ‘유기동물을 길거리에서 만난 우리. 딜레마에 빠지다(https://brunch.co.kr/@alia/2)’를 읽은 뒤 ‘동물 ‘개인 구조’라고 들어보셨나요?(https://brunch.co.kr/@alia/3)’를 읽으면 더 깊은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농경사회에서 공동체로써 일을 돕고 도움받는 문화인 ‘품앗이’처럼, 우리들이 개인구조를 진행하는 사람을 함께 도와주면 어떨까? 차가 있는 사람이라면 구조된 동물을 병원으로 혹은 임시보호처로 이동시켜주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동물을 원래 키우고 있는 사람도 구조된 동물을 돌봐주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런 우리들이 함께 도와주는 것을 효율적으로 도와주는 온라인 플랫폼이 있으면 어떨까? 이 속에서 금전적으로 후원해 주기도 하고, 온라인에 가상으로 ‘우리 동네 구조동물입양센터’ 같은 개념을 만들어 구조된 동물을 입양하고 싶은 사람은, ‘우리동네동물입양센터’에서 입양하면 어떨까? 실제로 동물을 보호소에 입소시키는 것이 아니라, 개인구조자가 혹은 시민단체가 구조된 동물을 돌보며 온라인에만 존재하는 입양센터에 해당 동물의 사진과 글을 올리는 것이다. 동물들이 각각 다른 공간에 있지만 온라인에서 보기에는 보호소에 입소되어있는 동물들처럼 한 플랫폼에서 어떤 동물을 입양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반려동물의 입양 문화를 바꿔 놓을, 더 나아가서 우리 사회의 ‘공동체’ 적 삶을 더욱 확장 시킬 플랫폼이 우리에게 시급하다.


그러나 논의가 이렇게 끝나서는 안 된다. 발생된 유기견이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구조되고 케어받고 입양가는 시스템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렇게 결론지어버리면 ‘평생 밑 빠진 독에 물을 붓자’는 소리다. 목표는 유기동물 보호소가 사라지는 것이다. 구조할 동물이 없다면 보호소도 존재할 필요가 없다. 개인 구조자 미영씨는 “한쪽에서는 구조하고, 한쪽에서는 계속 동물을 버리니까.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한 “펫샵에서 물건 사듯이 동물을 산다. 그러므로 기초 상식이 부재한 상태로 동물을 많이 입양한다. 이런 상식의 부족으로 동물에게 이상 행동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이상 행동은 유기로 이어진다”고 했다. 펫샵에 강아지를 ‘납품’하기 위해서 강아지 공장이라 불리는 종견장에서 수많은 개들은 평생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고 있다. 그들의 새끼는 마치 공장에서 생산되는 장난감처럼 계속 만들어지고, 그 새끼들은 펫샵으로 팔려 간다. 펫샵에서 안 팔리면 유통기간이 지난 야채처럼 폐기 처분되기 일쑤다. 캘리포니아에서는 2019년 1월 1일부터 적용된 ‘AB485’ 법안에 의해서 상업적 목적으로 동물을 번식하고 사육하는 펫샵 등에서 반려동물을 구매할 시 500$의 벌금이 부과된다. 10년 전인 2011년 캐나다 토론토 의회는 투표를 통해 펫샵을 금지했다. 당시 의원이었던 Glenn De Baeremaeke은 “당신들은 더 이상 펫샵에서 강아지를 구매할 수 없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지난 4년간 유기동물은 한 해에 10만 마리 이상 발생했다. 국가는 발생한 유기동물을 모두 책임질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펫샵을 체계적으로 규제하지 않는다. 펫샵이 규제되지 않는 한 유기동물 문제는 끝날 수 없다. 누군가는 쉽게 동물을 팔기 때문이다. 이 연결 고리를 끊어 내야 한다.


미영씨는 “거대한 문제가 있다. 내가 거대한 문제를 바꿀 수 없다고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 동물을 사람이랑 바꿔서 생각해봐야 한다. 사람들에게 있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계속 놔두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전진해 나가려고 한다. 여기저기서 노력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도 한 생명체를 구조하면 그 생명체의 삶은 달라진다. 동물 한 마리 한 마리의 행복을 보며, 나는 행복을 느낀다. 작은 것을 조금씩 바꾸는 행복이 있다.”고 했다.


나무만 보지도, 숲만 보지도 않는 세상을 꿈꾼다. 아직  아름다운 세상이  미래 같을지 모른다. 그래도 멀다고 포기해버리지 말자. 어떤 작은 공간, 어떤 온라인 공간, 혹은  마을 안에서 부터 시작해보는  어떨까? 작은 도토리들이  숲을 도토리나무 숲으로 바꿔버리는 것처럼 우리의 작은 공간들, 그리고 실천들이 우리세상 전체를 바꿔버릴지도 모른다.



글쓴이: 이권우

2012년 부터 동물과 관련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수 많은 유기동물 보호소에 가보았고, 동물과 관련된 행사를 여러차례 기획했습니다. 2017년 부터 2019년까지는 한 동물권 단체 직원으로 활동했습니다. 이후 호주에가서 초원 위 동물들을 만났습니다. 올해 1월 말 한국에 귀국하여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들며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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