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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D Jul 01. 2021

마음이 아픈것 같다

밝아지고 싶다

평소보다 조금 일찍 깼다. 더 누워있기 싫어서 침대를 박차고 나왔다. 암막커튼과 블라인드를 걷었다. 표정없는 회색빛의 하늘이 보였다. 욕실로 가 양치와 세수만 하고 나왔다. 휴대폰으로 유튜브앱을 열어 '듣기만해도 기분좋아지는 노래' 플레이 리스트를 재생시켰다. 블루투스 스피커에서 랩인지 노래인지 모를 팝송이 흘러나왔다. 


글쓰기로 하루를 시작하고 싶었다. 노트북을 켰다. 무심코 책상위에 놓인 달력을 보았다. 6월. 아니다, 오늘은 7월이다. 달력을 한 장 넘겨 있던 자리에 살포시 놓았다. 어느새 2021년도의 중간에 와 있다. 원치도 않았는데 여기까지 떠 밀려온 기분이다. 이렇게 수동적으로 살아도 되는건가. 


요즘 내가 좀 이상하다. 모든 일에 감흥이 떨어지고 의욕이 없다. 무엇을 해야할 지 갈피를 못 잡겠다. 자꾸 열심히 살아서 뭐 하나, 아등바등 해 봤자 달라지는 게 뭐야 하는 부정적인 생각이 든다. 해야 할 일을 자꾸 미룬다. 유일하게 열심히 하는 것이라곤 휴일마다 빈둥대는 일뿐이다. 하루종일 침대밖을 벗어나지 않기도 하고, 배달음식을 주문하는 횟수가 늘었다. 휴대폰 쇼핑도 자주한다. 버튼 몇 번만 누르면 자동 결제가 되니 옷이나 먹을것, 생활용품을 큰 고민없이 산다. 


전처럼 일정 계획을 빼곡히 채우지 않고 가계부를 적지 않는다. 과거의 내가 봤다면 '어쩔려고 그렇게 대충 사냐'고 할 지도 모른다. 그러게. 어쩔려고 이러는 지 모르겠다. 자꾸 염세적이 되고 다 귀찮고 그렇다. 마음 한 구석에서 시간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드니까 미치겠다. 얼마전 지인이 너무 힘들어서 상담 받으러 간다고 했다. 그 아이의 표현을 빌리자면 "힘드니까 자꾸 주변 사람들에게 징징대게 되는데, 듣는 사람들도 힘들고 지치니까 돈을 내고 말을 한다"고 했다. 공감이 갔다. 


당분간 글을 쓰면서 내 마음을 좀 들여다 보기로 했다. 나 자신을 알아가면서 나와 좀 친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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