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괜찮아요.
날이 흐리다. 비 소식은 없었는데 버스정류장에 서 있는데 미스트 같은 빗방울이 날렸다. 우산을 안 가지고 나왔다. 이만큼만 하자 비야. 어제부터 공유오피스 체험을 하고 있다. 일주일간 특정브랜드 공유 오피스의 어느 지점이든 이용할 수 있다. 어제는 삼성동에 갔고 오늘은 을지로에 왔다. 서울 곳곳에 위치한 공유오피스의 여러 지점을 이용할 수 있다는 건 꽤 매력적이다. 오후에 서울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하나를 예약해 뒀다. 나의 스케줄과 동선에 따라 어느 곳에서든 일할 수 있다. 참 좋은 세상임을 새삼 느낀다.
을지로지점은 집에서 꽤 멀어서 어떻게 올 지 고민했는데 한 번에 올 수 있는 좌석버스가 있었다. 카카오버스 어플로 버스 도착시간을 확인하고 나갔는데 글쎄 버스에 자리가 없어서 타질 못했다. 한 대를 떠내 보내고 나서 15분을 더 기다려 다음 버스를 탔다. 한 시간가량을 예상하고 타자마자 잤는데 정말 꼬박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 기다린 시간을 합하면 출근에 1시간 40분을 썼다. 갈아타더라도 전철을 탈걸하고 후회해 보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다. 최대한 집중해 해야할 일을 하나씩 하기로 한다. 오늘은 나름 스케줄이 빡빡하다. 11시에 점심약속이 있고 오후에 전시에 들렀다가 저녁약속도 있다. 혼자 일 하기를 선택하면서 한 가지 다짐한 것이 있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누군가와 함께 밥을 먹는 것이다. 혼자도 식당에 갈 가고 밥도 잘 먹지만 고립되기는 싫다.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고 새로운 생각을 꾸준히 하고 싶다.
어제 웹에서 꽤 마음에 드는 업무일지 양식을 다운로드하였다. 브런치에서 '핕빈수'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계신 분인데, 일면식도 없지만 자신이 만든 소중한 자료를 무료로 배포해 주셔서 감사하다. 따뜻한 세상이다. 하루의 일상을 꼼꼼히 기록하고 아깝지 않고 부끄럽지 않은 시간을 보내야겠다. 오늘도 햅삐한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