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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앨리스쥬디 아름쌤 Sep 04. 2024

몸과 마음의 관계

아침


"따르르르르르릉!"


존재감 높은 알람소리는 온 동네 사람들까지 모조리 깨울 수 있을 듯하다.

소음을 듣자마자 나는 인상이 구겨지고 본능적으로 탁 꺼버린다.

똑똑한 스마트폰은 내 행동을 예상하고 비웃기라도 하듯 다시 한번 더 크게 울려댄다.

영화 같은 아침을 맞이하고 싶어 선율이 좋은 악기 연주곡을 설정한 적도 있었다.

쿨쿨 더 잘 잤고 꿈에서 알람소리가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오는걸 몇 번 겪은 후 다시 가장 공격적인 알람 소리로 바꿨다.



아침이다.

하루의 시작이구나.

가장 먼저 시계를 본다.

1호가 학교에 늦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정말 8시에 일어난 적이 몇 번 있어서 늘 일어나자마자 시간을 확인한다.



중력의 힘을 힘겹게 이기고 겨우 몸을 가누어 침대에 잠시 앉아 있는다.

너무 오래 있으면 더 일어날 힘이 없기에 마음을 다잡고 벌떡 일어나 주방으로 향한다.



많이 잔 것 같은데

내 몸은 아침마다 땅속으로 들어간다.

이게 중력의 힘인지 노화의 힘인지.

이 느낌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우울해진다.

몸이 힘들어 우울해지는 것인지,

우울해서 몸이 힘들어지는 것인지.




몸 vs 마음


몸과 마음의 병에 대해 생각하니 얼마 전 읽은 두 책이 생각났다.

몸과 마음은 아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몸이 아프면 마음이 아프고, 마음이 아프면 몸이 아프다.

뭐가 시작일까.



'인생의 태도'라는 책에선 생각을 강조하는 것 같다.

68p - 그래서 우리는 영혼을 가진 육체가 아니라 육체를 가진 영혼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늙어가는 신체적 형태는 나의 일부일 뿐 내가 늙어가고 있는 건 아닙니다. 그건 그저 삶에서 겉으로 보이는 모습일 뿐입니다.

95p - 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외부로, 신체로 확장됩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생각은 우리의 인간다움에 있으며, 이미 여기에 있습니다.



'내면소통'이라는 책에서는 정신은 몸의 기능에 불과하며 몸이 최우선 가치라고 한다.

415p -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감정은 몸의 문제이고 일종의 신체 현상이다.

471p - 감정의 원인은 생각이나 기억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몸에 있다.




나라는 인간은


어릴 땐 늘 마음이 먼저 시작했었다.

그러다 결국 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

늘 몸이 먼저 시작이다.

이게 정말 노화로 인한 힘듦인지 모르겠다만

요즘은 늘 피곤하다.

낮잠도 자주 자야 한다.



자고 나도 개운한 것이 아니라

몸이 정말 천근만근이고 땅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그렇게 몸이 힘든 게 지속되면 마음이 무너질 때가 자주 있다.



내 주변에서도 마음의 병을 이기지 못하고

몸까지 많이 아프거나

혹은 갑작스레 큰 병이 찾아와

마음의 병까지 얻는 사람들을 본다.



뭐가 먼저든 내가 멀쩡할 땐 주변을 돌아보고

관심을 가지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그래야 그들을 살릴 수 있고 나도 살 수 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인생이 되기를.

나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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