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연히 백일장 포스터를 보게 되었다.
오 백일장?
분명 매년 있었을 텐데 그동안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백일장.
이번에 한번 참가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태어나 한 번도 해본 적 없는데 덜컥 사전등록을 하였다.
9월 첫째 주 토요일 오전.
8살 첫째와 4살 둘째, 그리고 신랑까지 네 식구가 백일장 장소로 향했다.
준비성 없는 엄마는 사전 등록만 해놓고 원고지 쓰는 법도 가르치지 않고 온 가족을 데리고 갔다.
출발하고 차에서 원고지가 뭔지 알려주었으니 참 INFP의 준비성 없음이란.
시작 시간에 출발했지만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많이 늦지는 않으리라. 떨리고 긴장되는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신랑은 현장 접수를 하여 꼬맹이 2호를 제외한 온 가족이 백일장에 참가한 것이다.
난생처음 백일장이라 어떤 분위기인지 몰라 떨렸는데 조용한 분위기에 생각보다 편안하고 좋았다.
주제는 4가지가 주어졌다.
첫째는 ‘사과’라는 주제로 시를 쓰고, 나는 에세이를 썼다. 원고지에 적는 것도 손글씨를 쓰는 것도 너무 오랜만이라 떨렸다.
주제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데, 꼬맹이 둘째가 징징거리기 시작했다. 배가 고팠던 것이다. 어느새 점심시간이 되어서 밖에 나가 밥을 먹고 나만 다시 돌아와 쓰기 시작했다.
글 주제를 가지고 충분히 생각을 하지 못했다. 둘째 때문에 나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마감 시간이 다가오니 더욱 손이 떨렸다. 그냥 마무리를 했다.
다음엔 첫째하고 둘이 와야겠다 다짐했다.
일주일 뒤 결과 발표가 있었는데, 초2 큰아이가 쓴 시가 우수상을 받았다!
우리 딸, 너무너무 축하해!
우리 집엔 꼬마작가님이 산다.
상장 오면 선물 사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