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심리학 교수 필리파 제인 랠리 교수의 실험에 따르면 습관을 형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66일이라고 한다. 그래서 요즘 66일 챌린지나 66일이라는 숫자를 많이 보았을 것이다. 습관을 만드는데 66일 정도면 나는 아주 괜찮은 기간이라 생각한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작심삼일이 정상 아니던가.
나는 두 가지 의문이 들었다. 첫 번째는 정말 66일이면 습관이 만들어질까? 과연 그럴까? 두 번째는 요즘 여기저기 챌린지가 많다. 혼자는 어렵지만 같이 으쌰으쌰 하면 성공한다고 한다. 정말로 같이 하면 동기부여가 돼서 성공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둘 다 아니었다.
나는 100일 챌린지나 꾸준히 400일 이상 미션 성공을 한 기록이 있다. 100일 동안 매일 원서 읽기를 했는데 1분 이상 녹음을 하고, 2 문장 필사를 해야 하루의 미션이 성공이었다. 주말 상관없이 100일을 꼬박 이어서 했다. 다른 챌린지는 하루에 영어원서책을 5분 이상 녹음하는데, 한 달에 20일 이상을 하면 성공이었다.
또 400일이 넘게 매일 영어 어플로 도전을 했다. 미드나 영화, 애니메이션 강의를 듣고 간단한 문제를 풀면 되는 것이었다. 모든 것이 하루 10분만 투자하면 가능한 일이었다. 앞의 두 경우는 여러 사람과 같이 소통하며 하는 것이었는데 나는 성격상 그러질 못했다. 마음은 소통을 잘하고 싶었으나 그러고 나면 나의 에너지가 너무 소진되는 걸 느껴 힘들었다. 혼자 하는 어플로도 400일 이상을 성공했으니 같이 한다고 성공한 게 아니었다. 물론 이외에 다른 도전도 했었지만 앞의 몇 가지를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이다.
바로 보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챌린지를 성공하면 반드시 보상이 있었다. 왜 그러는지 이유는 모르겠으나 나에겐 그렇게 보상이 중요했나 보다. 신기한 것은 그렇게 긴 기간 동안 꾸준히 했었는데 이후 습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챌린지가 끝나고 스스로 원서를 읽거나 영어공부를 하지 않고 있다. 사실 나같이 끈기 없고 금방 질리는 사람이 저런 챌린지를 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긴 하다. 이렇게 위안을 삼고 싶지만 나는 또 나에게 실망한다.
스픽이라는 영어 어플이 있다. 광고에서 '영어는 뭐다? 자신감이다.'라고 말한다. (참고로 스픽 어플도 사용했었다.) 영어는 정말 자신감일까. 내 생각은 아니다. 노력과 꾸준함 그 이후에 자신감이 더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그 꾸준함, 바로 습관은 과연 무엇인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보상이 있으면 챌린지 기간에는 하는데 이후엔 전혀 습관이 되지 않는 나를 보며 과연 무엇이 습관을 만드는지 생각해 보았다. 나의 결론은 정말 좋아하는 것이 아니고서야 인간에게 습관 만들기란 너무나 어렵다는 것이다.
요즘 나는 매일 글쓰기를 한다. 이것도 66일 챌린지로 글을 쓰고 있다. 매일 글쓰기를 하며 나름 글력이 붙고 있는가 하는 어설픈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나의 글을 읽고 칭찬해 주시는 분들의 응원을 보면 하늘을 날아갈듯한 기분에 자신감이 생긴다. 쉽게 써지는 날도 있고 어떤 날은 겨우 머리를 쥐어짜서 써보지만 정말 어설픈 내 글을 보면 숨고만 싶다. 좋은 글을 읽게 되면 '와 이렇게 쓴다고?' 하는 생각에 쭈구리가 된다. 나는 벼락치기를 잘한다. 흔히 말하는 메타인지가 조금 있는지 남은 기간을 생각해서 마지막에 벼락치기로 집중해서 하면 간당간당하게 뭔가를 해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우리나라 교육의 부작용인 것 같다. 하지만 국어는 집을 팔아도 안된다는 말이 맞다. 글을 잘 쓰고 싶은데 마음이 너무 앞서서 벼락치기가 통할 것이라 생각하는 어리석은 오류를 범하고 있다. (물론 글쓰기 능력은 나에겐 없는 타고난 재능도 있으리라.) 또한 나는 어느정도 노력해봐서 안될 것 같은 것은 빠르게 포기를 한다. 그런데 글쓰기를 도전하고 있다. 과연 될까 하는 의문이 매일 생긴다.
매일 글쓰기, 이 도전만큼은 평생 보상이 없더라도 꼭 해내고 싶다. 이로써 나의 습관 만들기가 성공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