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를 만나는 밤
엄마, 내 생각에 엄마가 이거 읽으면
눈물 나고 너무 슬플 것 같은데.
아 그래?
그래도 엄마 읽어보고 싶은 책이라 읽을게.
생각해 줘서 고마워.
응 엄마. 슬퍼도 울지 마.
오케이.
1호는 내가 엄마 아빠를 보낸 슬픔을 아는지 책에 가족을 잃은 이야기가 나오면 엄마를 걱정한다.
내가 너무 슬픈 티를 많이 보였나 보다. 이제는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그래서 오늘 저녁에도 '오래된 선물'이라는 책을 읽어 주는데, 목이 메어도 오히려 큰 헛기침을 하며 목소리를 꾹꾹 눌러 읽어주었다.
도서관에서 '언니를 만나는 밤'이라는 책을 빌렸다.
표지만 봐서는 어떤 책일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대충 몇 장을 넘겨 보았는데, 그림이 상당히 따듯해 보이기도 하고 표지를 넘겨 첫 장면의 그림과 글을 보고 바로 읽고 싶어졌다.
이 책의 그림에는 색이 노랑과 검정으로만 표현되어 있다. 1호는 글과 그림이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했는데 나도 동의한다.
"작은언니, 저게 뭐야?"
"그것도 몰라? 별이잖아.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
근데 너 그거 알아? 사람이 죽으면 별이 된대."
-3p
첫 페이지에서 무엇인가 암시를 하는 것처럼, 작은 언니는 어느 날 갑자기 아프기 시작했다.
병원에서만 지내다가 아기처럼 작아진 작은 언니는 결국 밤하늘의 별이 되었다.
나는 언니가 없지만, 엄마아빠가 돌아가신 이후 문득 나의 동생들과 이별이 생각날 때면 너무 슬프다.
여기에 나오는 동생은 어떤 감정일까 생각을 해본다.
너무 어린 나이에 언니를 보낸 아이는 죽음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하늘나라에 갔다는 엄마의 말에 언제 오는지 묻는다.
하지만 언니가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을 아는 듯, 언니를 보내기 전 마지막으로 한번 안아주지 못한 걸 잠시 후회한다.
나는 무엇보다 여기에 나오는 엄마의 표정을 보며 너무 마음이 아팠다. 자식을 잃는 슬픔이 과연 표현이 가능할는지.
매일 앞마당에 모여 수다 떨던 이웃사촌들은 작은 언니가 아프고부터 한동안 모이지 않았다.
이런 슬픔 속에선 결국 가족이 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곧 명절을 앞두고 있다.
많은 가정이 깨지고 1인 가구도 많다.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미우나 고우나(?) 나의 가족인 사람들이라고 해야 하나.
쉽지는 않지만 나도 후회하지 않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