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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앨리스쥬디 아름쌤 Sep 13. 2024

제철 대하로 쉽게 홈파티 성공!!


제철 음식


요즘 꽃게와 대하철이다.

시장에 살아있는 새우가 싱싱하게 바둥거리는 것을 보니 아이들에게 맛있는 대하를 해주고 싶었다.

나는 요리를 못하기 때문에 자연 그대로의 재료를 그대로 해주는 것을 좋아한다. 당연히 새우도 요리라고 할 수 없는 구이나 찜을 할 것이다.


대하구이를 먹으러 세 번 정도 직판장이나 현지 식당에 가보았는데, 우리 가족은 새우만 질리도록 먹는 그런 스타일은 아님을 확실히 깨달아 다시는 안 간다고 했었다. 그런 곳엔 오직 새우와 라면밖에 먹을 게 없다.


그래서 몇 년 전 집에서 대하소금구이를 한답시고 야심 차게 한 적이 있었다.

왕소금을 깔고 새우를 맛있게 구워 먹었다.

다 먹고 소금을 버리고 냄비를 보니

아예 쓸 수 없을 정도로 다 망가져

버려야만 했던 충격이 있었기에,

그것도 다시는 안 하겠다 생각했었다.

오늘 갑자기 얼마 전 산 찜기가 생각이 났다.

오 그래!

찜기에 쪄서 주면 되겠다 생각하고 시장에 갔다.



시장

오늘 시장엔 정말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 동네에 있는 시장은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매우 활성화가 잘 되어있어

명절이면 정말 정말 많은 사람과 차들이 온다.

그래서 명절 앞엔 늘 좁은 도로가 막히고,

경찰이 와서 교통정리를 해준다.

오늘도 명절 전이라 사람이 엄청 많았다.


이럴 때 나는 늘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많은 사람들이 명절만 되면 대체

다 어디서 나타나는 걸까.

엄마가 살아있을 땐 나도 저 무리들처럼

하루종일 장보고 음식하고 했었는데,

이제 나와는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들처럼 보인다.


안녕하세요. 대하 얼마예요?

1킬로에 27000원이에요.

네 주세요.^^

이거 그냥 냉장고에 두었다가 저녁에 해 먹어도 되는 거죠?

네 저녁에 먹을 거면 그렇게 하면 돼요.

네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


대하 1kg 몇 마리지? 다른 가게에서 27마리?라고 쓰여있던 것 같다. 계산을 하고 새우가 든 검정봉지를 받아 들고 몇 걸음 가지 않아서 잠시 후회했다.

새우가 너무 살아있어서 파닥거리는데 검정봉지를 뚫고 튀어나올 것 같았다.


아. 그냥 저녁에 먹기 전에 사 올걸 그랬나.

신랑한테 시킬걸 그랬나.

아 아니다. 그럼 내가 살아있는 새우를 손질해야 하는 거네. 윽.

신랑은 그런 건 절대로 안 해주는 걸 알기에

이대로 냉장고에 넣고 죽으면 씻어야겠다 생각했다.

살아있는 대하를 먹으려고 산 건데 죽기를 기다리다니 참.


한 손엔 우산 다른 손엔 검정봉지를 들고 걸어가는데,

새우들이 파닥거릴 때마다 내 손에 느낌과

징그러움 때문에 발걸음이 빨라졌다.

검정봉지를 든 손은 가만히 내리지 못하고

팔이 아팠지만 몸에서 최대한 멀리 뻗어

들고 가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머릿속에 문득 궁금한 것이

살아있는 새우 얘네들을

갑자기 뜨겁게 익히는 것이 더 맛있을까,

죽은 새우를 익히는 것이 맛있을까 하는

잔인하고 쓸데없는 의문이 들었다.

아무래도 살아있는 새우들과 함께 집으로 가는

그 길이 너무 힘들었나 보다.

살아있는 새우가 갑자기 죽어서 스트레스를 받아

안 좋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나와서

맛이 없을 수도 있을까,

혹시 그럴 수도 있을까 하는

하지 않아도 될 생각들을 하며 집으로 왔다.



이따가 맛있는 새우를 먹으며 좋아할 아이들을 생각하니 그래도 기분이 좋았다.

냉장고에서 3시간 정도 있던 새우를 찜기에 올리려는데 새우 몇 마리가 아직도 살아있었다!!!

우와!!!!

찜기에 넣고 뚜껑 덮고 인덕션에서 예쁘게 익는 것을 보았다

오 성공이다.

잘 쪄진 새우로 홈파티(?)를 했다^^



다음에 한 번 더 해야겠다.

찜기가 있으니 너무 편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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