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남동생이 결혼했다. 설 명절엔 신혼여행을 가서 엊그제 추석이 결혼하고 처음 제대로 맞이하는 명절이었다. 점심엔 우리 가족과 남동생과 올케랑 소고기 무한리필 맛집에서 점심을 사 먹었다. 올케를 처음 만났을 때 너무 떨려 밥을 제대로 못 먹었던 그때와는 달리 나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고기를 엄청나게 먹었다.
올케는 남동생보다 한 살 어린 예쁜 아가씨였다. 올케를 처음 만난 날 서로 밥을 제대로 먹지 못했다. 너무 떨려서 말이다. 지금은 같은 동네에 살아서 길에서 자주 마주치곤 하는데, 안면인식장애가 있을 정도로 사람을 못 알아보는 나는 처음에 올케를 못 알아봤다. 누가 들으면 거짓말이라고 할 정도이다. 그런데 항상 “언니~”하면서 먼저 불러주고 인사해 주는 올케가 고맙다.
내가 “어떻게 나를 그렇게 잘 찾아.”라고 했더니, “언니 머리색이 안 보일 수가 없어요.” 라며 웃으며 말한다. 아하하. 맞다. 나는 현재 탈색을 3번 한 머리다. 안보일 수가 없다.
내가 먼저 챙겨야 하는데 미안하게도 올케는 항상 무엇을 사면 우리 것도 사서 문고리에 걸어두곤 한다. 정말 미안하다. 누군가를 세심하게 챙기지 못하기에 나는 자주 깜박하고 지나가버린다. 이제는 잘 챙겨주고 싶다.
나는 동생이 둘인데 올케는 동생이 넷이다. 나는 동생들을 제대로 못 봐줬는데 올케는 동생들을 거의 다 키웠다고 한다.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럽다.
처음 나에게 카톡으로 안부인사를 할 때 형님이라는 어색한 호칭을 불러서 그냥 언니라고 하라고 했다.
이 호칭 또한 대한민국 사람들은 다 의견이 다르고 엄청난 논쟁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형님보다 언니가 좋다. 사실 나도 올케라고 부르지 않고 이름을 부른다. 나는 이름이 사라지는 게 싫어서 신랑에게도 호칭 말고 이름을 부르라고 한다.
올해는 올케에게 꼭 예쁜 아가가 찾아오길 기도한다. 남동생과 알콩달콩 재밌고 신뢰하며 살기를 소망한다.
착한 우리 올케,
우리 가족이 되어 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