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유명한 작가분이 연사로 오신 강연에 다녀왔다. 도서관에서 열린 작은 강연이었다. 오전에 아이 둘을 잘 보내고 갈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무사히 보내고 시간 내에 참석할 수 있었다. 작가님이 글을 쓰게 된 계기와 여러 가지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의 에피소드 등을 이야기해 주셨다.
그중에서 말하기와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작가님이 아는 두 사람이 있는데, A라는 사람은 말을 하기 전에 글로 다 써보고 글로 완성이 되면 말을 한다고 한다. 또 B라는 사람은 말을 계속해보고 어느 정도 완성이 되면 글로 쓴다고 한다.
글을 쓰는 방법에 있어서도 이렇게 차이나 나는 것이 신기했다. 그리고 나의 두 딸들이 떠올랐다. 첫째 아이는 말수가 적다. 말로 표현을 잘하지 않아 답답할 때도 많다. 조금씩 연습시키고 있는데, 단시간에 변화하기란 쉽지가 않다. 글쓰기는 좋아한다. 자기표현을 글로 쓸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처음부터 글쓰기를 한 것은 아니다.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어주어 그런지 책을 좋아했다. 어느 날 아이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울아, 여울이도 작가님처럼 동화나 여울이의 생각을 글로 쓸 수 있어. 재미있게 여울이가 생각하고 상상한 대로 만들면 되는 거야. 그리고 그림도 그려보고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도 괜찮아. 그럼 여울이도 작가님이 되는 거야."
며칠 뒤 아이가 종이뭉치를 나에게 건넸다. 책의 표지와 목차 그리고 이야기의 시작 배경이 쓰여있었다. 스스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봤다는 게 너무 대견했다. 아직 그 이야기가 완성되진 않았지만 시작만으로도 이미 꼬마작가님이 되었다.
올해 유치원에 갈 예정인 둘째 로울이는 아직 글을 모른다. 아마 글을 알아도 8할 정도는 말하기를 하지 않을까 싶다. 로울이는 잠들기 전까지도 아주 큰 목소리로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있다. 1인 다역으로 연기를 한다. 혼자서 선생님, 학생, 식당 사장님, 택배 아저씨, 엄마, 아빠 등등 수많은 사람들을 등장시킨다. 정말 대단하다. 졸린 여울이와 나는 너무 시끄러워서 힘들다. 그래도 먼저 잠이 드는 건 여울이다. 로울이는 혼자 신나게 떠들다가 갑자기 기절한다. 수다가 사라지면 잠이 든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또 시작될 것이다.
말하기와 글쓰기를 잘하는 두 딸들이 있어 행복하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