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밥이 무엇인고
둘째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오는 길이었다.
"엄마, 언니는 뭐 해? “
"응. 언니는 이제 태권도 끝나고 집에 올 거야."
"언니는 학교 안 가?"
"응 언니는 방학이야."
"나는?"
"로울이는 방학이 끝났지 다행히."
무서운 방학
큰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고부터 방학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알았다. 요즘 대부분 학교들은 봄방학이 없다. 그래서 겨울방학은 거의 두 달이다. 아이들은 정말 좋을 것이다. 나에게 두 달 방학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할까 생각만 해도 즐겁다.
생각은 생각일 뿐. 현실에서 나는 엄마다. 방학이 되면 삼시 세끼를 제공해야 하는 임무가 있다. 직접 요리를 하든지 사 먹이든지 어떻게든 해내야 한다.
얼마 전 SNS에 방학이라 설거지가 너무 많아 힘들다는 이야기를 썼다. 그랬더니 다들 '돌밥돌밥'하는데 처음엔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다. 돌밥? 뭔가 줄임말 같기는 한데, 돌이 된 아이가 먹는 밥인가? 돌같이 딱딱한 밥인가?
돌밥 뜻을 찾아보니 이미 이 단어는 코로나 때 생긴 신조어라고 한다. 돌아서면 밥을 지어야 하는 주부를 뜻하는 신조어라고 한다. 하루종일 먹는 아가들에게 '꼬마 오식이'라는 단어도 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우리 집 아이 둘도 꼬마 오식이다. 자기 전까지 먹는다.
돌밥을 대처하는 나의 자세
요리를 못하는 나지만 가능하면 아이들에게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인다. 학기 중에는 저녁 한 끼만 잘 먹이면 된다. 사실 그것도 매일 다른 요리를 해야 하는 부담에 힘들다. 우리 집은 아침엔 과일과 삶은계란을 먹으니 방학엔 나머지 두 끼를 해결해야 한다.
매일 다른 국과 반찬을 먹이려고 한다. 오늘 된장찌개를 먹으면 내일은 미역국을 한다. 그리고 그 다음 날 다시 남은 된장찌개를 먹는다. 조삼모사인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그렇게 한다.
요리는 99프로 재능이라고 믿는다. 재능이 없는 나는 고민끝에 오늘 저녁은 시장에서 반찬을 샀다. 만원의 행복이다. 돌밥을 위한 좋은 선택이다. 된장국은 손수 끓였다.
만 나이로 3살 8살인 딸들은 다행히 야채를 잘 먹는다. 저 궁채도 잘 먹는다. 이 반찬이면 돌밥에 대한 부담이 반으로 줄어들다. 그래도 고민이다. 내일은 또 뭘 해줄까. 간식은 무엇을 줄까.
나도 누가 차려주는 밥을 먹고 싶다.
혼밥 최고.